매혹적인 꽃향기 속에서(419) – 고마리(3) 외
고마리
2023년 9월 22일(금) 외, 세곡천
고마리 꽃이 이제 졌으면 좋겠다. 꽃이 져야 아니 볼 것 같아서다.
이제 그만 보아야지 하다가도 안 보면 보고 싶고, 또 가서 들여다본다.
전에 ‘매혹적인 꽃향기 속에서(395)’에 올렸던 라빈드라나트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1861~1941)의
《기탄잘리》를 이어서 올린다.
《기탄잘리》는 ‘신(神)에게 바치는 송가(頌歌)’라는 뜻으로, 157편을 수록하여 1910년에 출판하였다. 그 중에서
57편을 추려 타고르 자신의 영역(英譯)으로 1912년에 영국에서 출판하였고, 다음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6.
Pluck this little flower and take it, delay not!
I fear lest it droop and drop into the dust.
이 작은 꽃을 뽑아 때를 놓치지 말고 데려가 주소서.
저는 이 꽃이 시들어 땅에 떨어져 먼지로 돌아갈까 두렵습니다.
I may not find a place in thy garland,
but honour it with a touch of pain from thy hand and pluck it.
I fear lest the day end before I am aware, and the time of offering go by.
제가 비록 당신의 화관 속에 있을 자리를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당신의 손길이 닿아 뽑히는 아픔의 영광마저 저버리지는 마소서.
제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날이 저물어버려,
당신께 저를 바칠 시간이 지나가 버릴까 두렵습니다.
Though its colour be not deep and its smell be faint,
use this flower in thy service and pluck it while there is time.
비록 이 꽃의 색깔은 짙지 못하고 이 꽃의 향기가 약하다 하더라도
때맞추어 뽑아 이 꽃이 당신을 섬기는데 소용이 되게 하소서.
7.
My song has put off her adornments.
She has no pride of dress and decoration.
Ornaments would mar our union;
they would come between thee and me;
their jingling would drown thy whispers.
저의 노래는 여인의 장식들을 멀리 하였습니다.
저의 노래는 그 어떤 옷과 장신구도 자랑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꾸밈은 당신과 나 사이에 끼여들어
그 짤랑거리는 소리로 님의 속삭임들을 가로막고
우리의 하나됨을 손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My poet's vanity dies in shame before thy sight.
O master poet, I have sat down at thy feet.
Only let me make my life simple and straight,
like a flute of reed for thee to fill with music.
시인으로서의 저의 자부심은
당신의 눈앞에 서면 부끄러워하며 사라져 버립니다.
오 시인들의 주님이시여, 저는 당신의 발 아래에 앉았나이다.
하오니 당신께서 선율을 채우시는 당신의 갈대 피리처럼
제 삶이 참되고 바르게 하소서.
8.
The child who is decked with prince's robes
and who has jewelled chains round his neck
loses all pleasure in his play;
his dress hampers him at every step.
좋은 옷을 입고 보석 목걸이를 한 채 노는 어린아이는,
걸을 때마다 그의 옷이 더러워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인해
놀이에서 전혀 즐거움을 얻지 못합니다.
In fear that it may be frayed, or stained with dust
he keeps himself from the world, and is afraid even to move.
옷이 닳아서 해어지지 않을까 먼지로 더렵혀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속에서 사는 어린아이는 늘 세상에 섞이는 것을 망설이고
심지어 움직이는 것조차 두려워할 것입니다.
Mother, it is no gain, thy bondage of finery,
if it keep one shut off from the healthful dust of the earth,
if it rob one of the right of entrance
to the great fair of common human life.
성스러운 어머니시여,
만일 옷과 아름다운 장식이 건강한 대지로부터 자신을 차단하게 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평범한 삶 속으로 드나드는 권리를
그 사람에게서 빼앗는 것이라면
당신께 올리는 화려한 장식이란 속박이 그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9.
O Fool, try to carry thyself upon thy own shoulders!
O beggar, to come beg at thy own door!
Leave all thy burdens on his hands who can bear all,
and never look behind in regret.
오 어리석은 자여,
그대는 그대 자신을 자신의 어깨 위에 메고 가려 하나요!
오 빈곤한 자여,
그대는 자신의 집 문 앞에 서서 구걸하려고 하나요!
그대는 모든 것을 받아주시는 그 분의 손에
그대의 모든 짐을 맡기고 떠나야 합니다.
그리고 결코 아쉬움이 남겨 뒤돌아보지도 말아야 합니다.
Thy desire at once puts out the light from the lamp
it touches with its breath.
It is unholy--take not thy gifts through its unclean hands.
Accept only what is offered by sacred love.
그대가 욕망으로 가득 찬 숨결로 등잔을 가까이 하면
등잔의 불은 이내 그대의 욕망으로 인해 꺼져 버리고 말 것이니,
욕망으로 더러워진 그 손으로 그대 자신의 선물을 받지 마십시오.
그것은 성스럽지 못한 것이니
오직 성스러운 사랑에 의해 그대에게 주어진 것만 받으십시오.
32. 때죽나무
10.
Here is thy footstool and there rest thy feet
where live the poorest, and lowliest, and lost.
당신께서는 가장 가난한 사람과 가장 비천하게 살고 있는 사람
그리고 길 잃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 발판을 두시고
그곳에 당신은 머물러 계십니다.
33. 이질풀
34. 나팔꽃
When I try to bow to thee,
my obeisance cannot reach down to the depth
where thy feet rest among the poorest, and lowliest, and lost.
그러므로 제가 무릎을 꿇고 당신께 예배를 드리려 해도
저의 예배는 가장 가난한 사람과 가장 비천하게 살고 있는 사람
그리고 길을 잃은 자들 사이에 자신의 발을 머물게 하신
당신의 그 깊은 뜻에는 닿을 수 없습니다.
36. 나팔꽃
37. 유홍초
Pride can never approach to where thou walkest
in the clothes of the humble among the poorest, and lowliest, and lost.
당신께서는
가장 가난하고 가장 비천하고 길을 잃은 자들 속에서
남루한 옷을 입고 걷고 계시기에
오만함은 결코 당신이 걷고 계신 그곳에 이르지 못합니다.
My heart can never find its way to where thou keepest company
with the companionless among the poorest, the lowliest, and the
lost.
또한 당신께서는 벗도 없이
가장 가난하고 가장 비천하고 길 잃은 사람들 속에서
그 무리들을 가장 가까이 하고 계시기에
제 마음은 결코 당신의 그런 마음 길을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41. 애기나팔꽃
첫댓글 그제 신문에 물 정화 작용도 있다고 소개되었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멋집니다.
'고마리 꽃이 이제 졌으면 좋겠다. 꽃이 져야 아니 볼 것 같아서다.
이제 그만 보아야지 하다가도 안 보면 보고 싶고, 또 가서 들여다본다.'
여름날에는 우리나라 어느 골짜기에도 있는 고마리꽃 보는 즐거움이 각별합니다.^^
고마리
♣김창진
세공의 유리 비늘
생선 눈알
젖 몽우리의 낯선
석류 알
수실의 꽃술
보름 만월 가린
구름
오
나비의 몽환
고마리꽃 황홀
저 견고
고마리를 자세히 관찰한 시입니다.
고마리를 다시 보게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