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불에 절인 위스키
우리는 종종 공원에 앉아 시를 썼다
그러면 자연스레 파우더를 섞은 수증기의 향이
하얀 릴리꽃을 섞은 깨끗한 향이
우리의 코주위를 맴돌았다
언니 향수 뿌렸어?
아니? 그저 오늘 온 몸을 백합으로 문지르고 왔을 뿐인걸
그리고 비를 맞았지
그래? 언니에게 묘한 수증기 냄새가 나
발레리나의 비밀을 알고 있어?
드가의 그림 속 토슈즈 신은 여인들
얼그레이 스콘과 차
클럽 샌드위치는 우리의 의례
불을 끄면 야경이 보일거야
반짝이는 건물들과 전광판은 너의 눈동자를 닮았어
우리는 종종 연을 날렸고
연이 구름에 걸려 다시는 찾을 수 없었지만
우리는 종종 백조를 바라봤고
백조의 한쪽 다리가 부러져
우리에게 느릿 느릿 헤엄쳐 왔지만
우리는 종종 장미로 만든 로제 와인을 마셨고
매번 한 병을 다 마시지 못한 채로
취해서 잠이 들었지만
우리는 종종 지갑을 잃어버려
길거리 바이올린 악단의 음악에 맞춰
구걸을 해야 했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우리는 행복했다
https://youtu.be/3zljI2oYrgs
문득 봄날에 언니와 함께 피크닉 갔던 기억이 나서 써본 시.. 이 노래도 꼭 들어줘! 오늘 같이 흐린 날 어울리는 노래.
첫댓글 불리 향수 생각난다 ㅎㅎㅎ 제목에 이끌려왔어!
행복한 추억이 있구나 여시ㅠㅠㅠ먼가 대리경험하는 느낌이야
좋다... 나까지 몰랑말랑한 기분
좋다….
좋다 ㅜㅜㅜ
혼자서 경험하면 부정적인 기억이 될만한 경험도 같이 경험하면 추억이 되는 상황들이 많지ㅎㅎ 글 잘읽었어 행복했던 기억을 더 많이 품고 살아야겠다는걸 다시 느끼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