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나서 해평제 앞에 차르르 세운다.
휴업중인 식당 앞을 지나 시누대 어둑한 숲길을 지나니
구들장 채석지라는 표지 비석이 새로 서 있다.
우마차길에서 긁혀본 적이 있는지라ㅏ 등산로로 오른다.
30여분에 능선에 닿아 예당벌판과 득량만을 내려다 보는데 시야는 코 앞이다.
바람을 맞으며 능선을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조새바위 지나 하얀 쇠난간이 서 있는 성벽같은 절벽위를 걷는다.
안전시설은 항상 모순이다.
난 오기로 가끔 안전선을 넘어 선다.
바닷쪽과 호남정맥의 방장 주월 존제의 줄기도 먹탕이니 사진 찍을 재미도 없지만
돌아가며 바닷쪽으로 드러난 암벽들을 보곤 한다.
돌탑과 돌계단과 데크를 지나 칼바위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간다.
아직 바보의 퇴근 시각까지느느 여유가 잇어 캔맥주 하날 꺼낸다.
칼바위와 용추폭포의 협곡과 그 뒤의 깊이가 다른 산줄기들을 보며 홀짝거린다.
한 남자가 칼바위쪽에서 올라오는데 바튼 기침을 해도 시틱만 짚으며 지나간다.
그의 귀에는 뭐가 꽂혀있다.
등산로ㅗ 없음을 돌아 올라가니 칼바위 내려다 보는 바위 위인다.
언젠가 옹색하게 내려간 적이 있고 돌아간 적도 있는데
그 길은 찾지 못하겠다.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 내려오는데 바위 위로 얼음이 흐르고 잇어 엉덩이를 댄다.
칼바위에 들어가 사진을 찍는다.
원효대사가 새겼다는 부처님 얼굴을 본다.
내게 부처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걸까?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일어나야 하는 거 아닌다.
바보가 조금 일찍 퇴근하며 어디냐기에 30분이면 하산이 마무리될 거라 한다.
풍혈에 들어가 보니 바람은 따뜻하지 않다. 그러고 보니 바깥날씨기ㅏ 너무 포근하다.
승용차 한대 서 있는 주차장을 지나 저수지 가의 흙길을 걸어오는데
바보는 방조제를 걷고 집에 가는 중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