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저녁 우리는 침대에 누워 앙리 베르그송의 책을 편다 베르그송베르그송 그의 이름을 발음해 보라 여기 이 검은 활자를 보라 H. Bergson 이름만으로 모든 시간을 해명하는 이름들이 있다 베르그송베르그송 아무것도 해명할 필요가 없는 이름이다 그는 철학이다 지난 세기의 프랑스다 오늘날의 유로파다 그의 이름은 궤변의 뼈를 부러뜨린다 베르그송베르그송 이런 이름들은 시를 끊어내는 법이다 아 이토록 순수한 지속 그의 과학적 견해는 그의 이름은 모든 열린 것을 닫는다 베르그송베르그송 그러는 동안 시인은 낮은 매트리스 위에 엎드려 잠들어 있다 시인은 우리 중 가장 깨어 있지 않는 자다 그렇다 그는 깨달음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잠든 사람이다 시인은 끝까지 깨닫지 않는다 그는 잘못된 시간에 깨어난 늦은 노동을 하고 쌓여 가는 책을 읽으며 땀을 흘리고 휴식을 취하며 무엇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채로 문득 잠에서 깨어난다 베르그송베르그송들이 잠이 덜 깬 그의 양팔을 붙잡고 바깥으로 내몬다 시인은 국가의 적이 아니다 철학자의 적이다 깨달음과는 관계가 없는 자이므로 그들은 베르그송베르그송에게 추방을 언도 받는다 저기 외투 하나 없이 쫓겨난 시인을 보라 공중전화 부스로 걸어가는 그를 자세히 보라 그는 내가 아니다 당신도 아니다 시인은 우리인가? 우리는 시인이다 시인은 분열되어 있지 않은 자이다 시인은 단 하나의 그는 혼자서 안다 우리가 더 갈라지고 갈라져서 아무도 우리를 부를 수 없을 때까지 그들이 우리를 불러 세워 추방시킬 수 없을 때까지 더 분열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러한 로직 이러한 궤변 여기에 철학은 필요 없다 베르그송베르그송 그는 1941년 83세를 일기로 폐렴으로 죽었다 여기에 우리는 필요 없다 더는 머물 필요가 없다 그리하여 깨달음에서 벗어나 우리는 함께 이른 밤 깊은 잠에 빠져든다 당신이 떠난다 내가 떠난다 여기에 시는 필요 없다
* 앙리 베르그송의 저서 (Essai sur les donnees immediates de la conscience)
〈조용우 시인〉
△ 2019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작품활동 시작
△ 시집 '세컨드핸드'
홍콩야자 / 사진 〈Bing Image〉
비가 온 다음날
조 용 우
홍콩야자 화분이 사라졌다 여자는 큰길에서 골목길로 들어서자마자 조이는 '나래옷수선' 앞에 모아 둔 화분 중 하나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아본다 가게 문을 열고 안팎을 두 번 둘러본다 홍콩야자 화분이 보이지 않는다 비가 오는 밤에 누군가 '나래옷수선' 앞을 지나가다 홍콩야자를 보고는 멈춰 서는 모습을 여자는 상상한다 비가 오는 밤에 그는 그것을 가만 바라본다 화분을 한번 들어 보니 무게가 꽤 나간다 그러나 집까지 들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비가 오는 밤에 그는 몸을 반쯤 굽힌 자세로 화분을 들고 천천히 큰길을 간다 비가 오는 밤에 길을 가다 서 있는다 엉거주춤하다 비가 오는 밤에 그는 홍콩야자 화분을 들고 길을 간다 여자는 이면지를 찾아 파란 마카로 이런 문장을 적어 유리창에 붙인다; 화분 가져가지 마세요. 모두 소중한 아이들입니다. 그리고 비가 온 다음날에 저 밝은 화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