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호세마리아는 일상생활 안에서 특별히 직업을 성화할 수 있다고 알리기 위해 하느님으로부터 선택을 받았으며, 일상생활에서 찾을 수 있는 일반인들의 성인입니다.”(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신부 시성식을 집전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강론 중)
2002년 10월 6일 오푸스데이의 설립자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신부(1902~1975)의 시성식이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됐다. 전 세계 1300여 명의 주교들과 세계 각지 수천 명의 신자들이 시복시성 심사를 청원했을 정도로 호세마리아 신부는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스페인 북부 바르바스트로에서 태어난 그는 오푸스데이를 설립하고, 빈민과 불치병 환자를 위해 사도직을 수행하며 헌신을 다했다. 스페인 내전으로 종교박해가 심했지만 피난 생활 속에서도 가난한 이들과 함께했다. 이러한 설립자의 노력이 바탕이 된 결과 오푸스데이는 현재 70여 개국에서 수많은 교육 사업과 사회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호세마리아 신부는 학술적으로도 재능이 특출났다. 라테란대학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교황청 신학학술원 명예회원과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 자문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이렇듯 헌신과 희생의 삶을 살아온 호세마리아 신부의 감동적 일대기를 다룬 영화 ‘호세마리아 신부의 길’이 11월 28일 한국에서 개봉된다. <킬링 필드> <미션> <시티 오브 조이>를 연출하며 역사를 바탕으로 한 실화에 드라마틱한 감성을 불어넣는 거장 롤랑 조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친구 사이였던 호세마리아 신부와 마놀로가 성장하면서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고, 그 길에서 서로에게 닥친 시련과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선과 악의 갈등으로 상반되게 표현하고 있다. 스페인 내전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영화는 상반되는 두 집단의 분쟁 속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스로 깨달음을 얻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빈치 코드’에서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조직으로 묘사돼 오해를 받았던 ‘오푸스데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도 이 영화에서 찾을 수 있다. 호세마리아 신부는 종교를 탄압하는 쿠데타의 무리로부터 피난을 다니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매 순간 복음을 전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가정이나 직장 등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면서 복음화를 이루는 것을 기본 이념으로 한 오푸스데이 설립의 뜻을 가지게 된다.
호세마리아 신부와 22년 동안 같이 생활한 훌리안 에란즈 추기경은 “이 영화는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용서와 이해가 꼭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한다”며 “사회의 모든 관계에서는 인간적인 사랑과 영적인 의미를 발견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