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소개
대체할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의 경이로운 이야기
음식들은 왜 사라져 가는가?
BBC 기자이자 음식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들려주는 사라져 가는 전통 음식과 동식물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 이 책은 우리가 잊었거나 존재조차 몰랐던 자연의 동식물을 재배하고, 채집하고, 사냥하고, 요리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의 매혹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역사, 정치, 문화, 공동체, 풍미 등 그 음식이 유래한 지역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시에 전 세계 각지에서 수천 년에 걸쳐 만들어진 음식들이 사라지는 비극을 증언한다. 대량생산과 효율성만을 위해 개량된 극소수의 종에 기대고 있는 오늘날의 위태로운 식량 시스템에 대해 묵직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하나의 음식을 잃는다는 것은 우리와 세계를 연결해주는 고리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 저자 소개
댄 살라디노
BBC 기자이자 음식 저널리스트. BBC 라디오4에서 음식에 관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10년 넘게 전 세계를 다녔다. 문명의 여명을 간직한 튀르키예의 황금빛 밀부터 뼛속까지 까만 한국의 천연기념물 오계에 이르기까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음식에 대해 취재했다. 그의 기사와 글은 제임스 비어드 재단상 James BeardFoundation, 음식 작가 길드상 The Guild of Food Writers Awards, 포트넘 앤 메이슨 식음료상 The Fortnum and Mason Food and Drink Awards에 선정되었으며, 이 책은 2019년 제인 그릭슨 트러스트 Jane Grigson Trust prize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저자는 우리가 잊었거나 존재조차 몰랐던 자연의 동식물을 재배하고, 채집하고, 사냥하고, 요리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의 매혹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역사, 정치, 문화, 공동체, 풍미 등 그 음식이 유래한 지역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시에 전 세계 각지에서 수천 년에 걸쳐 만들어진 음식들이 사라지는 비극을 증언한다. 이를 통해 획일화되는 세계에서 사라져 가는 음식들을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 목차
서문
음식: 아주 짧은 역사
1부 야생
1. 하드자 꿀(탄자니아, 에야시 호수)
2. 머농(남오스트레일리아)
3. 베어 루트(미국, 콜로라도)
4. 메망나랑(인도, 가로 힐스)
야생의 지도 그리기
2부 곡물
5. 카발자 밀(아나톨리아, 뷰육차트마)
6. 베어 보리(스코틀랜드, 오크니)
7. 홍쥐누오미(중국, 쓰촨)
8. 올로톤 옥수수(멕시코, 오악사카)
다양성 지키기
3부 채소
9. 기치 붉은콩(미국, 조지아 사펠로섬)
10. 알브 렌틸(독일, 슈바벤)
11. 오카(볼리비아, 안데스)
12. 오히구 대두(일본, 오키나와)
종자의 힘
4부 육류
13. 스케르피키외트(페로제도)
14. 오계(대한민국, 연산)
15. 미들화이트 돼지(영국, 와이 밸리)
16. 바이슨(미국, 대평원)
파급효과
5부 해산물
17 야생 대서양 연어(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18 임라구엔 부타리크(모리타니, 방다르갱)
19 시오카쓰오(일본 남부, 니시이즈)
20 납작 굴(덴마크, 림피오렌)
보호구역
6부 과일
21. 시베르스 사과(카자흐스탄, 톈산)
22. 카인자 바나나(우간다)
23. 바닐라 오렌지(시칠리아, 리베라)
나무요정 로랙스
7부 치즈
24. 살레(프랑스 중부, 오베르뉴)
25. 스티첼턴(영국, 노팅엄셔)
26. 미샤비너(알바니아, 저주받은 산맥)
스노룸
8부 알코올
27. 크베브리 와인(조지아)
28. 람빅 맥주(벨기에, 파요턴란드)
29. 페리(영국, 스리 카운티)
메이힐
9부 알코올
30. 고대 삼림 푸얼차(중국, 시솽반나)
31. 야생 삼림 커피(에티오피아, 하레나)
스테노필라
10부 후기
32. 할라웻 엘 지븐(시리아, 홈스)
33. 키자 케이크(서안지구, 나블루스)
34. 크리오요 카카오(베네수엘라, 쿠마나코아)
냉전과 코카 식민화
에필로그: 하드자족처럼 생각하라
더 읽을거리
주
감사의 말
찾아보기
📖 책속으로
가축을 길들여온 1만 2000년 동안 대부분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상호 의존적이었다. 고대의 벽화와 종교 아이콘화에서 우리는 선조들이 자신들을 먹여 살리는 생물에 품었던 경외심과 존중심을 본다. 지금은 그런 태도가 거의 사라졌지만, 먼 오지의 공동체나 소규모 농장에서는 여전히 찾아볼 수 있다. 생물다양성과 귀중한 유전학은 위기에 처했으며, 진정한 기원, 고기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우리의 감각도 마찬가지다.
--- p.223
고래는 죽을 때까진 자유롭고, 우리 양은 늙을 때까지 살 수 있습니다. 당신들 세계에서는 동물이 건물 안에 갇혀 시야에서 숨겨지지요. 아무도 들어가서 보지 않는 산업적 도축장 안의 동물 수백만 마리의 도살보다 왜 우리 고기가 더 잔혹한 겁니까?” 우리 머리 위에는 추하면서도 아름다운 스케르피키외트의 다리가, 천년 역사의 산물이 매달려 있다. 건조 창고에는 죽음의 광경과 냄새가 가득하다. 하지만 거기에는 존중과 보살핌도 가득하다.
--- p.236
흰 벽으로 둘러싸인 낙농장 안에 임상 장비가 있는 것을 보는 데 익숙한 위생 조사관들에게는 이런 시설이 기겁할 만한 광경일지도 모른다. 수십 년은 묵었을 통은 화학 세제로 씻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다만 치즈 제조 과정에서 남은 액체로 헹굴 뿐이다. 이는 살레 치즈 제조자는 그저 우유를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을 기르고 있기 때문이다.
--- p.403
목적지에서 우리는 카카오나무 사이로 걸어갔다. 농장이라기보다는 정글에 들어간 듯했다. 생명으로 터져나갈 듯 아름다운, 새의 노래와 곤충의 붕붕대는 소리로 가득한 야생의 세계. 대기는 따뜻하고 습하며, 발밑에는 썩어가는 암갈색 잎사귀가 두꺼운 카펫처럼 깔려 있었다. 머리 위에는 가죽 같은 넓은 바나나 잎사귀가 지붕을 이루고 있었다.
--- p.543
🖋 출판사 서평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남아메리카 안데스 고지까지
대체할 수 없는 특별한 음식에 담긴 경이로운 사연들
문명의 여명을 간직한 튀르키예의 황금빛 밀부터 뼛속까지 까만 한국의 천연기념물 오계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 해왔던 수많은 음식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라지고 있다. BBC 기자이자 음식 저널리스트인 저자 댄 살라디노는 《사라져 가는 음식들》을 통해 우리가 잊었거나 존재조차 몰랐던 총천연색의 음식들을 소개해준다. 저자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취재한 결과물인 이 책은 매혹적인 음식 이야기뿐만 아니라 음식에 얽힌 역사, 정치, 문화, 공동체, 풍미에 관한 흥미롭고 특별한 사연들을 함께 들려준다.
초기 수렵채집인의 원형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아프리카 동부의 하드자족은 꿀을 특별한 방법으로 채취한다. 벌꿀길잡이새라는 작은 새와 협업을 하는 것이다. 새는 바오바브나무 가지 사이에 숨겨져 있는 벌집을 찾을 순 있지만, 벌들을 제압할 수 없다. 반면 인간은 벌집을 찾아내기 힘들지만 찾아내기만 한다면 연기를 피워 벌들을 제압하고 꿀을 얻을 수 있다. 이 둘의 거래는 인간과 야생동물 간에 맺어진 가장 복잡하면서 생산적인 파트너십이다.
인류의 운명을 바꾼 음식도 있다. 굴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인류는 아무도 살아 남지 못했을 수도 있다. 16만 년쯤 전 기후변화로 인류의 인구는 1만 명에서 200∼300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고 추정된다. 멸종 위기에 내몰린 인류를 구해준 것은 해산물이었다. 생존자들은 조개와 굴을 먹고 살아남았다. 굴에는 아연, 요오드,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호모사피엔스의 두뇌 기능을 개선했다. 진화 역사에서 호모사피엔스는 굴과 함께 진화하고 적응한 셈이다.
곡물, 채소, 해산물 육류, 디저트 등 책에 등장하는 34가지의 풍요로운 음식과 동식물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류와 함께해왔다. 각각의 음식에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역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사연들이 화려한 향연의 풍미 넘치는 만찬처럼 펼쳐진다.
“그것(수작업 치즈 공정)은 인간과 동물과 초지와 미생물을 연결하는 고리이자,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공시성이었다. 과학이 그것을 변모시켰고, 자연을 적으로 규정하고 실험실을 구원자의 지위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이 낙농장에서는 잃어버린 저쪽 세계에 대한 경이감을 아직도 느낄 수 있었다.”_25장 스티챌턴
세계화와 대량생산이 가져온 음식의 종말
음식들이 사라지고 나면 그다음은 바로 우리다
인류는 20세기 중반 녹색혁명을 통해 기근을 예방하고 10억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한다는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했다. 그러나 지구는 이제 그 무거운 대가를 치르고 있다. 새 품종은 수확량이 늘어난 만큼 많은 물과 비료를 필요로 해서 자원을 고갈시켰다. 녹색혁명은 세계를 먹여 살리기 위한 장기적인 해결책이 아니었지만, 세계는 이 임시방편의 시스템에 갇혀 버렸다.
그와 함께 우리 삶 역시 점점 균질화되고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난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보다 훨씬 다양한 음식을 먹고 있는데?” 맞는 말이다. 우리는 서울에서 미국의 유명 브랜드 버거를 먹고, 내륙지방에서 언제든지 초밥을 먹고, 여름에도 냉면과 빙수를 먹을 수 있다. 마트에만 가면 열대의 신선한 바나나와 아보카도, 오렌지를 언제든지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다양성은 똑같은 종류의 다양성이다. 전 세계가 사서 먹는 것이 갈수록 똑같아지는 것이다. 전 세계의 씨앗은 기업 네 군데 손에 장악되어 있고, 세계 치즈 생산의 절반이 한 곳에서 제조한 박테리아와 효소로 생산된다. 전 세계 돼지고기는 단 한 품종의 돼지 유전자에서 비롯되었고, 바나나는 단 하나의 캐번디시 품종만이 국제적으로 거래된다. 세계 80억 인류의 경험 전체가 균질성의 덩어리로 수렴되는 시대인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지구를 폭력적으로 지배한 결과, 식물과 동물 100만 종이 멸종 위기에 몰려 있다. 인류는 어마어마한 단일경작 품종을 심기 위해 넓은 삼림을 밀어버리고, 그 땅에 뿌릴 비료를 만들려고 하루에 수억 리터의 기름을 태우고 있다. 대양의 90퍼센트가 이미 변형되어 해양의 야생성이 사라지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유전적으로 단일한 식물을 재배하게 유도해서 소수의 엘리트 품종을 제외한 토착 품종들이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우리는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한편 소수의 작물을 대량생산하는 방식을 위해 강과 저수지에서 엄청난 분량의 물을 끌어다 쓰고 있다. 이는 미래의 자원을 빌려 쓰는 갚을 수 없는 빚이다. 우리는 지금 빌려온 시간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미래에서 빌려온 풍요에 취해 손을 놓은 사이 식품 다양성의 위기뿐 아니라 잠재적으로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명이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곳곳에서 이상 징후를 알리는 경고가 울리고 있음에도 우리는 자연을 착취해서 얻어진 현재의 풍요가 영원히 가능하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그런 우리에게 코로나-19 팬데믹은 작은 바이러스 하나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위협하고 사회를 파열시키는지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이와 똑같은 일이 작물에게서도 이미 진행 중이다. 맥류붉은곰팡이병은 매년 수십 억 달러의 손해를 끼치며 식량 시스템을 위협하고 있다. 온난해지고 습해지는 기후변화는 이런 질병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유전적으로 하나의 복제체인 바나나는 포자 몇 개만으로 농장 전체를 초토화시키는 파나마병에 의해 괴멸적 타격을 받고 있으며 감귤류 산업 역시 감귤그린병으로 병들고 있다. 이 모두가 대량생산을 위해 달걀을 한바구니에 담은 결과이다.
“아나톨리아 동부의 넓게 펼쳐진 하늘 아래에서 나는 해 질 때까지 일하고 자신의 밭에서 마지막 카발자 밀을 수확하는 농부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 나는 수천 년 전에 시작된 어떤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목격하고 있었다. 그것은 특권을 누리는 기분이 드는 동시에 한 편의 비극을 보는 것 같았다.”_서문
사라지는 생물다양성과 인류의 위기
하나의 음식을 구한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구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미래는 있는가? 저자는 환상 속의 과거 같은 시대로 돌아가자는 시대착오적인 주장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구를 폭력적으로 굴복시키고 지배하는 현재의 식량시스템으로는 80억 인구를 지탱하기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의 소품종 대량생산의 시스템이 붕괴하기 전에 이를 보완해야 하며, 더 늦기 전에 그 대안으로 사라져 가는 음식들과 그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발자 밀과 메망나랑 감귤은 생산성이 떨어지는 시대착오적인 품종으로 취급받았지만 이들이 가진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재발견되고 있다. 카인자 바나나는 복제체라는 캐번디시 품종의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
취재를 통해 저자가 발견한 것은 음식이 단순히 생존을 위한 먹거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과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인류가 역사를 살아오면서 음식을 대하는 아주 전통적인 방식이었음을 알게 된다. 오늘날은 이런 자신들을 먹여 살리는 생물에 품었던 경외심과 존중심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모든 동물과 작물이 상품화되고, 눈에 보이지 않도록 창고와 도축장에 가득 쌓여 있는 이름 없는 제품 단위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라져 가는 음식과 동식물을 지키려고 분투하는 농부, 어부, 제빵사, 치즈 제조자, 양조자, 요리사, 소비자들이 있다. 저자는 이들에게서 낙관적 미래의 희망을 발견한다.
양고기를 발효시킨 스케르피키외트는 나무조차 자랄 수 없는 척박한 페로제도에서 인간이 정착할 수 있게 도왔을 뿐 아니라 강인한 페로제도 사람들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치즈와 피스타치오로 만드는 디저트 할라웻 엘 지븐은 오랜 내전에 고향을 등지고 난민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시리아인들에게 잠시나마 고통을 잊게 해주는 달콤한 희망이 되어준다. 크리오요 카카오는 경제 위기 속에 헤매는 베네수엘라인에게 잊혔던 자부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 음식은 이미 우리 자신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더 나은 미래를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 독자에게《사라져 가는 음식들》속 음식들은 우리는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지를 되새겨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소울푸드’가 되어줄 것이다.
“우리는 존재하는 다양성을 인식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그것이 존재하는 줄 알게 되면 그것을 지키는 데도 힘을 보태야 한다.”_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