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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우나오일의 뇌물 스캔들이 공개되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6/03/31/story_n_9579220.html?ncid=fcbklnkkrhpmg00000001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와 오스트레일리아 언론 미디어 페어펙스의 '더 에이지'가 지난 6개월 간의 공동 취재를 통해 석유 산업의 뇌물 비리를 폭로한 기사 중 일부입니다.
2008년 초, 알제리 정부는 쇠락해가는 정유 공장 두 곳에 대한 개조 공사에 20억 달러라는 거금을 내걸었다.
자연히 이 프로젝트는 전세계 대형 토목 회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벌이 꿀에 꼬이듯, 모나코의 뇌물 전문 기업 우나오일(Unaoil)도 관심을 보였다. 그 뒤 18개월 동안 일어난 일은 우나오일이 일하는 방식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준다. 입찰을 조작하고, 뇌물을 아낌없이 뿌리고, 모든 단계에서 속임수를 썼다. 승리자는 부패한 알제리 공무원들, 한국 대기업 삼성과 현대, 스페인 다국적 기업, 우나오일이었다. 패배자들은 그 돈을 댄 알제리인들이었다.
한국 대기업 삼성, 현대, 한화는 뇌물을 주겠다는 무언의 약속, 비밀 회의, 가짜 이메일 계정 등을 동원해 2008년과 2009년에 18억 달러어치의 알제리 계약을 따냈다.
우나오일에서 유출된 이메일들을 통해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대형 정유 공장 계약에 참여한 세력들이 카르텔을 만들어 이익을 취한 방법, 한국 유명 기업들이 처음에는 경쟁자로 시작했으나 결국 전부 중개 역할을 맡은 모나코의 우나오일에게 돈을 주게 된 과정이 드러났다.
삼성 엔지니어링 조모씨가 우나오일 CEO 사이러스 아사니에게 보낸 이메일. 이 이메일에는 현대와 스페인의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TR), 삼성의 '3자 협정' 계획이 드러나있다. 2008년 7월14일.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인접국인 리비아에서 다른 한국 대기업 중역들이 불법 대금을 받고, 또한 주려고도 했던 내막도 이메일을 통해 드러났다.
알제리 카르텔
유출된 우나오일 이메일을 보면 삼성이 두 정유 공장 계약을 모두 노리고 있던 2008년 초에 우나오일과 삼성이 손을 잡았다. 삼성의 요구사항 중 하나는 강력한 경쟁자 현대가 이끄는 컨소시엄을 없애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알제리의 우나오일 연락책이 보낸 메일에 의하면 현대의 기술 입찰이 더 우월했으며, 현지 공무원들을 상대로 이미 ‘높은 수준의 마케팅’을 한 뒤였다. 그래서 삼성과 우나오일은 밀실 거래를 통해 경쟁자들끼리 컨소시엄을 만들어 입찰을 조작하고, 입찰에서 ‘일부러 죽어 주기로’ 한 스페인 입찰 기업에게 대가를 주기로 했다.
알제리 이메일에는 우나오일이 종종 무리한 한국측의 기대치를 우나오일이 능숙하게 맞춰주고, 알제리 국영 에너지사 소나트락의 고위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기 위한 돈을 만들어 낸 ‘분배 공식’을 만든 과정이 드러난다.
우나오일이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는 2년이 걸렸다. 그러나 마침내 2008년에 현대가 이끄는 컨소시엄은 알제리 아르죄의 정유 공장을 재건하는 6억 달러짜리 계약을 체결했고, 삼성은 다음 해에 스킥다의 다른 정유 공장을 재개발하는 12억 달러짜리 계약을 맺었다.
삼성은 우나오일에게 스페인 경쟁사인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가 입찰에 참여하고 죽어 주는데 합의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입찰사가 부족해 알제리가 입찰 자체를 취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삼성엔지니어링 조모씨가 2008년 8월18일, 우나오일에 보낸 이메일. 삼성은 '최소 3개 입찰자가 있어야 한다'는 알제리 정부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유럽친구(스페인 테크리카스 레우니다스)'가 입찰 경쟁에 머물 것인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나오일은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 중역과 금전 보상을 합의하여 삼성의 요구를 실현했다. 또한 카르텔에 참여하는 대가로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에게 2백만 달러를 지급했다.
우나오일은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가 2009년의 이란 프로젝트 입찰에 필요한 토목 정보를 제공한다는 가짜 계약을 맺어 돈을 주었다.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에게 지급하는 2백만 달러에 대한 계약 외에는, 우나오일에서 유출된 수십만 개의 이메일 중에서 이란 프로젝트에 입찰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경쟁자에서 친구로
2008년 초, 우나오일 경영진은 삼성과 현대가 한국에서 무언가를 꾸미는 게 아닌가 의심했다. 그래서 2008년 5월말에 우나오일은 삼성 엔지니어링의 조모씨와 공모씨를 만나 현대 문제를 논의했다. 경쟁자를 친구로 바꾸자는 계획이 이때 나왔다.
우나오일은 삼성과의 만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공씨는 현대가 경쟁자가 아닐 경우의 이점을 아주 잘 이해했다. 두 건에 대해 공씨는 우리와의 회의에서 ‘현대에게 더 작은 일을 주고 큰 걸 우리가 갖자’고 제의했다.”
2008년 5월25일, 사이러스 아사니 우나오일 CEO가 받은 내부 이메일. 여기에는 삼성과의 만남에 대한 후기가 담겨있다.
그 제안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삼성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걸 우나오일은 알고 있었다. 즉, 정유 공장 계약을 결정하는 알제리 공무원들이 만족할 수준의 돈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조씨는 7월에 표면적으로는 경쟁자인 삼성, 현대,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가 ‘3자 협정’을 맺었다는 표현을 썼고, 몇 달 뒤인 9월, 우나오일은 삼성과 현대로부터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해명해 달라는 공식 서한을 받았다.
2008년말, 우나오일은 채널 제도에 있는 자회사 주피터 인베스트먼츠 이름으로 현대가 이끌고 한화와 대우가 참여한 컨소시엄과 공식 자문 협약을 맺었다. 알제리인들은 예상대로 현대 컨소시엄에 더 작은 정유사 계약을 주었고, 7개월후 삼성은 훨씬 더 큰 계약을 따냈다.
이메일들을 보면 이러한 카르텔 작업에는 기술과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걸 알 수 있으나, 돈을 내야 했던 알제리 대중을 제외하면 참여한 모든 측에겐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우나오일과 자회사 주피터가 받은 커미션은 무려 1,600만 달러였다. 이러한 수수료, 그리고 삼성에서 나올 돈을 통해 이 음모에 가담한 알제리 공무원들은 개인적인 보상도 기대했다.
삼성은 페어팩스 미디어와 허핑턴 포스트에 보낸 성명에서 삼성은 늘 반 부패 규제를 준수한다고 말하며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런 것들을 글로 남기지 않는”
유출된 이메일을 보면 한국인들이 우나오일과 비즈니스를 했던 방식의 다른 특징도 알 수 있다. 그들은 부패에 대해 너무나 솔직해서, 우나오일의 경험 많은 베테랑들조차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
삼성의 조씨가 특히 직설적이었으며, 그는 알제리 공무원들과 ‘은밀한 회의’를 통해 ‘퍼센티지를 논의하거나’ 한국의 ‘친구들’에게 줄 ‘수수료’가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을 이메일에 적었다.
2008년 3월에 조씨는 우나오일에게 명료한 지시 사항을 이메일로 보냈다. “당신이 언급한 신사들과의 사적인 대화를 주선하여야 하며, 그러한 사적인 대화에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암시가 있어야 한다. 소나트락 부회장(VP)와의 사적인 대화 역시 같은 식으로 주선되어야 한다.”
조씨의 너무나 직접적인 언어는 격노한 우나오일의 매니저들의 우려를 샀다. “그는 이런 것들을 글로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아직도 모르는 모양이다.” 한 매니저의 글이다. 리비아에서는 다른 회사 소속의 한국인 비즈니스맨이 2010년 3월 이와 비슷한 비난을 받았다.
2010년 3월, 주택 건설 계약을 따내려고 우나오일과 밀접하게 일하던 한국 대기업 이수의 이모 부사장은 새로 취임한 리비아 고위 공무원을 호텔에서 만나야 한다는 불필요한 충고를 했다.
“이번 만남에 당신이 2만 유로 정도를 가지고 올 것을 제안한다.” 이모 부사장은 이메일에 이렇게 썼다.
주의깊은 아사니 형제는 충격을 받았다. “이 사람은 마치 우리가 사람들에게 돈을 줘야 한다는 것처럼 들리게 영어를 쓴단 말이지!” 사만 아사니는 자기 형제에게 이렇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이 부사장에게 우나오일의 행동 수칙을 다시 일깨워 주겠다고 덧붙였다.
임원이 보상을 받는다
그러나 우나오일의 충격은 정직하지 못한 반응이다. 우나오일은 그 몇 달 전에 이 부사장이 일하는 회사와 일하는 동시에, 이 부사장에게 컨설턴트 자격으로 '개인적으로' 돈을 지급하는 비밀 협의를 맺었기 때문이다.
2009년 12월에 이 부사장은 '야후'의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이메일을 받았다. 이수의 부사장으로 취임하는 동시에 선 홀더라는 암호명의 다른 계약 두 건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선 홀더 협의 중 하나를 통해 이 부사장은 이수가 우나오일과 하는 모든 계약의 최소 8%를 현금으로 받기로 했다. 인센티브도 있었다. 그가 이수의 이사회를 설득해 우나오일에 많은 돈을 주게 할수록 그가 개인적으로 받는 금액도 커졌다. 우나오일이 받는 전체 커미션의 최대 15%까지 자신이 가져갈 수 있었다. 그는 ‘파트너 컨설턴트’였다.
두 번째 선 홀더 협의는 이 부사장이 대우를 설득해 우나오일을 컨설턴트로 삼게 한다는 것이었다(이 부사장은 대우 출신이었다). 성공할 경우, 그는 대우가 우나오일에게 주는 커미션의 5분의 1을 개인적으로 받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토털 비즈니스 모델
이것이 우나오일의 토털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정부 모든 단계의 공무원들과 국영 기업, 자신들이 영업하는 국가들의 기업인들과 중개인들, 파트너 기업의 임원들까지, 우나오일은 자기에게 이익이 될 것 같은 사람은 전부 부패시키려고 시도했다.
이수에는 이 부사장 외에도 우나오일의 돈을 받은 임원이 있었다. 우나오일은 2008년 초, 서울 힐튼 호텔에서 인맥이 풍부한 이수건설 부사장 윤모씨를 만났다. 이 부사장의 상사인 윤 부사장에게도 우나오일은 보상을 약속했다.
사이러스 아사니는 윤 부사장에게 ‘한국에서 계약이나 공급처를 물어다 주면… 각 건 당 그에게 사례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기뻐하며 동의했다.’
그 해에 한국 총리실은 윤 부사장에게 겨울에 한국에서 사용할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처를 구해 오도록 했다. 윤 부사장은 곧바로 우나오일의 친구들을 찾아갔고, 우나오일은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카타르에서 LNG를 구해주고 상당한 마진을 남겼다. 이메일들을 보면 판매 측 대리인은 카타르의 유력 정치인과 연결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부사장은 우나오일에서 직접 돈을 받은 적이 최소한 한 번 있다.
리비아의 불만이 아랍의 봄 혁명으로 이어지기 한 달 전인 2011년 1월에 뉴욕의 HSBC은행은 우나오일의 미화 3만 달러 지급을 거부한 적이 있다. ‘미국 정부의 제재를 어길 수 있어서’였다. 은행에서는 ‘Yoon **’이라는 이름의 수령자의 실제 주소를 요구했다.
2011년 1월8일, 이수건설 윤모 부사장이 우나오일에 보낸 이메일. 뉴욕 HSBC 은행이 요구한 자신의 신상정보를 우나오일 측에 전달하는 내용이다.
우나오일의 CEO 사이러스 아사니는 윤 부사장에게 자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안심시켰다. “나는 이미 그들에게 당신이 한국 기업들과 우리의 거래를 늘려주는 우리 컨설턴트이며, 이 기업들을 우리 그룹에 소개해주는 핵심 인사라고 이미 설명했다.” 아사니가 보낸 이메일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3만 달러가 송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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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삼성, 현대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다국적기업들도 뇌물주고 프로젝트 수주하는 것이 다반사이니 크게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래도 뇌물을 쓰는 것은 반칙이니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해야 하나요? 그리고 해외에서 이 정도인데 국내에서는 어떨까요?
무한경쟁에서 경쟁입찰은 건설사의 공멸을 가져오지요. 선진국의 개도국에 대한 투명성 요구는 일종의 제재로 봐도 무방하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