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sports-g.com/2021/02/10/%ea%b0%95%ec%9b%90-%ec%a1%b0%ec%9e%ac%ec%99%84-%eb%94%94%eb%8d%b0%ec%9d%b4%ec%a2%8c-%eb%8a%a6%ec%97%88%ec%a7%80%eb%a7%8c-%ec%a7%84%ec%8b%ac%ec%9c%bc%eb%a1%9c-%ec%82%ac%ea%b3%bc-%eb%93%9c
당신은 지속적으로 그렇게 김병수 감독에 대한 무한신뢰를 보였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러
면서 결국 당신은 ‘디데이좌’가 됐다.
알고 있다. 지금도 그 일로 욕을 많이 먹고 있다.
당시 심정을 좀 설명해 달라. 당신은 김병수 감독이 서울이랜드를 떠난 이후 SNS를 통해 구단이 떠날 날
을 세며 이걸 게시글로 올렸다. 팬들 입장에서는 기분 나빴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었던 행동이다. 아직도 SNS를 통해 공식적으로 이 일에 대해 사과한 적이 없는데 이 자리를
통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 당시에는 많이 죄송했다. 사실 그때 힘든 부분이 많았다.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
지만 구단이나 코칭스태프와의 의견 충돌도 좀 있었다. 물론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됐지만 당시는 프로 1년차였고
어렸다. 부모님께 다 말하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힘든데 기댈 데가 없더라.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 이해해 주셨으
면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약속한다.
뭐가 그렇게 힘들었나.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도 많았고 구단과의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SNS를 통해 그렇게 행동한 건 모두 내 잘못이
다. 경솔했다.
(중략)
알겠다. 당신을 응원하는 많은 강원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죄송한 마음이 크다. 재계약 발표가 생각보다 늦게 나면서 오해를 한 분들도 많을 거고 나를 걱정해 준 팬들도 많
다. 올해 좋은 모습으로 강원이 더 높게 올라가야 그렇게 걱정해 준 분들에게 화답할 수 있다. 새해 복 많이 받으
시고 건강 조심하셨으면 한다. 올해는 꼭 경기장에서 인사드리고 싶다.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이다. 당신을 ‘디데이좌’로 기억하는 서울이랜드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달
라.
이건 정말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 그 동안 질문해 주시는 분들이 없으셨다. 어떤 한 분도 이걸 물어보지 않으셨다.
한 번은 하고 싶은 말이었다. 서울이랜드 팬들께 정말 죄송했다. 그때는 많이 어렸고 힘들었다. 진심으로 죄송하
다는 말씀을 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축구선수로서 팬들과 구단을 무시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
하겠다. 언젠가는 서울이랜드 팬들을 경기장에서 만나 꼭 죄송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FA컵에서 강원FC와 서울이랜드가 만나면 당신이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그렇다. 한 번은 FA컵에서 만나고 싶다. 인사를 드릴 기회가 그것밖에 없지 않은가. 경기장에서 만나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서 인사하고 싶다. 서울이랜드는 내 첫 프로팀이어서 만나면 싱숭생숭할 것 같다.
당신이 그 경기에 나서면 야유가 엄청날 것 같다.
야유는 당연히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우리는 축구를 해야하는 직업이다. 야유를 받고도 계속해서 팬들
께 빌다보면 언젠가는 팬들도 용서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울이랜드 팬들께는 늘 죄송한 마음으로 지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