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앞서 '에누리(www.enuri.com)이라는 가격검색사이트의 D-TV 구매가이드상에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해 드린 바 있는데... 이번에는 DVD프라임(www.dvdprime.com)이라는 유명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재된 특집기사 - 'PDP TV vs LCD TV, 당신의 선택은?'이라는 글에 포함된 유사한 문제점을 지적해 드리도록 하겠다.
이번에도 역시 DVD프라임이라는 사이트와는 아무런 감정이나 이해관계가 없으며 단지 소비자들이 자칫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없애자는 차원에서 게재하는 글임을 밝힌다. 2005년 12월 20일에 게재된 글이지만 필자는 올해 들어와서 보게 되었다. 전반적으로는 '에누리'의 구매가이드에 비해서는 훨씬 수준이 높고 상세하게 잘 설명되어 있지만 몇몇 오류 혹은 오해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다. 하나씩 살펴 보기로 하자.
LCD vs PDP의 대결구도
사실 이런 류의 기사는 필자도 오래전부터 써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대형 D-TV 시장이 거의 PDP대 LCD의 대결구도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며, 한편으로는 둘 다 얇고 완전히 평면인 화면을 제공하고 있어 일반인들이 그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그간 비교글을 미루어 온 이유는... 일반 소비자들까지 쉽고 명쾌하게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간단 명료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또한, LCD와 PDP 모두 3~5년 전에 비해 획기적으로 향상이 되었으며, 지금도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최신의 상황을 담자니 (비교가) 점점 힘들어지는 면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LCD와 PDP로 좁혀지고 있는 이상 이번 신년 특집 시리즈를 끝낸 후에 총 정리를 해 드리는 차원에서 "PDP vs LCD 화질 벤치마킹"을 계획하고 있다. 스펙상의 수치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화질에 대한 평가를 함으로써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이나 지식, 편견, 오해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 보는 벤치마킹이 될 것이다. 조금만 기다리시기 바란다.
가격대비 화면크기... PDP가 유리!
DP의 특집기사에서는 먼저 '가격대비 화면크기'라는 면에서는 아직까지 PDP-TV가 유리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40인치에서는 이미 LCD가 PDP를 따라잡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삼성이나 LG같은 대기업 얘기다. 물론 곧 모든 기업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다. 패널값이 60~70%를 차지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50인치 이상으로 가면 PDP의 가격 경쟁력은 아직 막강하다. 따라서 이 부분은 DP의 의견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화질이 그리 단순한 것인가?
우리가 단순히 '화질'이라고 부르는 용어는 '우리 눈에 보이는 영상에 대한 종합적인 만족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의 종류에 따라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어서 어떤 디스플레이에서는 이런 점이 강조되고, 다른 디스플레이에서는 저런 점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면... 화면크기, 화면비율, 해상도, 평평도, 반사율, 밝기, 명암대비, 색온도, 감마, 색재현율, 균일성, 포커스, 기하학적 왜곡현상(CRT), 컨버전스(CRT), 시야각(LCD), 응답속도(LCD, PDP), 기타 노이즈 등... 매우 많은 요소들이 있다.
그런데 DP의 기사에서는 해상도와 휘도, 명암비의 3가지만 가지고 LCD가 PDP보다 우세하다고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특히 PDP의 경우 휘도와 명암비가 장면장면에 따라 매우 역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은 무시하고, PDP가 불리한 상황만을 가정하여 LCD가 우세한 근거로 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앞서 '에누리'의 구매가이드에서도 지적했던 문제이므로 이 부분(휘도와 명암비)에 대해서는 다시 길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사실 해상도의 경우에도 PDP 진영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40인치급 제품의 경우 같은 HD급 해상도(768 스캔라인)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PDP는 대부분 1024의 수평해상도를 가져 1280이나 1366의 수평해상도를 가진 LCD에 비해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HD급 카메라의 해상도나 방송신호를 고려해 보면 실제 TV를 보는데 있어 눈으로 쉽게 구분될 수 있는 차이는 아닐 수 있다. 단지 물리적으로도 가장 이상적인 여건을 갖추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는 LCD가 해상도면에서 유리하다고 하는 것이다.
※ 그런데 위의 글 내용 중 상당부분이 어디선가 본 듯 낯익다. 아래의 다른 문단들에서도 마찬가지의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맨 끝의 문장("또한 밝기의 측정방법에 있어서도... LCD TV는 전 영역에서 밝기를 측정한다")은 앞서 살펴 본 '에누리'의 구매가이드의 내용과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일치한다. 에누리의 글이 당초 2005년 6월 8일에 작성되었지만, 업데이트는 2005년 12월 20일인것으로 보아 DP의 글을 베껴 기존의 글을 보강한 것으로 의심된다.
차라리 DP의 허락하에 DP의 글을 그대로 게재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에누리의 구매가이드는 개념없는 사람이 잘 아는 사람의 글을 마구잡이로 편집한 티가 팍팍 나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번의 기사를 쓰고 나서 파악하게 된 것인데... 에누리의 '모니터 구매가이드'에는 모니터포유(주) 홈페이지의 구매가이드를 그대로 베낀 것도 상당수 발견되었다. 정말 놀라운 것은 과거 CRT 시절에 만든 글을 베껴다 LCD 구매가이드와 비빔밥을 만들어 놓은 센스라 하겠다. 그냥 전화나 이메일 한 통이면 통째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을... ㅉㅉㅉ.
PDP는 정말 시야각과 응답속도에 문제가 없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LCD와 비교했을 때 '대체적'으로 우세한 것은 사실이다. 대체적이라고 한 것은 LCD의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다 PDP도 응답속도면에서는 CRT에 못 미치는 약 8ms 수준이기 때문이다. 시야각면에서는 거의 문제가 없지만 LCD에 비해 표면 반사량이 많기 때문에 명실환경에서는 LCD와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 각도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물론 화면 한 구석에 형광등 빛이 허옇게 반사되고 있어도 무감각한 사람이라면 시청 각도의 제약은 Zero겠지만...)
필자가 위의 글에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눈으로 잔상을 느낄 수 없는 수준'에 대한 것이다. 글에 특별한 잘못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 부분에 대해 보완설명을 하고자 한다. 일단 응답속도가 동일하더라도 TV와 모니터에서 느낄 수 있는 잔상의 수준이 다를 수 있다. TV는 동영상을 주로 보게 되는데 1초에 60장의 장면이 지나간다. 즉 인간의 눈이 구분하지 못하는 정도의 간격으로 눈에 영상을 뿌려준다는 얘기다. 따라서 TV에서는 모든 혼합색간의 전환속도가 약 16.7ms 이하인 경우 (카메라가 촬영한) 원래의 영상소스에 담긴 끌림이나 번짐현상과 디스플레이가 만들어내는 잔상이 구분되기 어렵다. 물론 60Hz라는 것이 평균적인 인간의 눈의 특성을 뜻하는 것이므로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것이다.
※ 캡쳐한 하나의 영화(쥬라기공원) 소스 프레임에 담긴 Motion Blur (배경+비행기)
※ 캡쳐한 하나의 영화(쥬라기공원) 소스 프레임에 담긴 Motion Blur (배경+인물)
반면 모니터로 3D 게임을 하는 경우라면 상황이 조금 다르다. 60Hz로 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와는 달리 컴퓨터 애니메이션은 H/W와 S/W에 따라 얼마든지 많은 프레임의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가 만들어 내는 잔상이 쉽게 목격된다. 예를 들어, 공중전 장면에서 적기가 빠르게 지나갈 때 뒤쪽으로 끌림이 목격되었다고 치자. TV라면 이 끌림현상이 원래 카메라에 그렇게 찍힌 것인지, 감독이 일부러 효과를 넣은 것인지, 아니면 원래는 없는데 TV가 만들어낸 것인지 좀처럼 구분하기 어렵다.
반면에 애니메이션 영화는 카메라로 촬영했을 때에 비해 소스 자체의 잔상(Motion Blur 등)이 덜하고, PC로 하는 3D 게임이라면 소스 자체에는 잔상이 아예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픽카드의 성능에 따라 해상도도 더 높일 수 있고, (소스)의 잔상도 더 없앨 수 있다. 특히, 컴퓨터 게임은 TV와는 달리 원본 소스를 상당부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PC용 모니터는 TV에 비해 응답속도가 더 빨라야 하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TV는 원래 소스가 그런 것인지 TV의 응답속도간 느려서 그런 것인지 구분이 어렵지만, PC 게임에서는 쉽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캡쳐한 하나의 애니메이션 소스 프레임에 담긴 Motion Blur (배경X, 인물O)
※ GTG 2ms의 최신 LCD 모니터에 나타난 Motion Contour 현상
※ 최근 필자가 실시한 여러가지 테스트 결과에 의하면... LCD 모니터의 경우... 일단 LCD의 응답속도가 모든 혼합색간의 색전환 속도가 약 8ms 이하가 되어야 잔상이 잘 목격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된다. 그리고, OverDrive를 너무 과도하게 올려 역잔상이 발생하는 것은 오히려 그냥 내버려 두는 것만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발열과 수명은 LCD가 우수하다고?
모든 기계나 전자기기는 어쩔 수 없이 열이 발생한다. PDP는 고압방전을 하기 때문에 전기도 많이 먹고 열도 많이 났었다. 하지만 DP의 기사에도 나와 있듯이 지난 몇년 사이에 많이 발전했다. PDP의 전력소비량은 이제 오히려 LCD 보다 낮다고 홍보하기에 이르렀으며, 그 많던 냉각팬(Fan)들도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40인치 이상으로 가면 LCD도 약 6개 정도의 고휘도 백라이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열이 장난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TV 내부의 열이 바깥으로 발산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조금 뜨거워지더라도 천천히 빠지도록 두는 것이 좋을까? 최근 한달간 2천대를 팔았다고 흥분하고 있는 소니(Sony)의 브라비아 40인치 LCD-TV에 냉각팬이 2개나 달려 있다. 소니측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소니 내부의 기준에 의거하여 일정 이상 온도가 올라갈 경우 냉각팬을 달아서라도 냉각을 시킨다. 단지 소음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냉각팬이 전혀 없는 PDP-TV와 냉각팬을 2개나 단 소니 LCD-TV 중에서 어떤 것이 발열에서 우수하다고 할 수 있겠나?
위의 글에서 수명과 관계된 부분은 더욱 황당하다. 요즘 출시되고 있는 LCD나 PDP-TV 들은 보통 5 ~ 6만 시간을 수명으로 표기하고 있다. 5만 시간인 경우 하루 4시간 시청시 약 34년이 걸리고 6만시간인 경우 약 41년이 걸린다. 하루 8시간을 시청한다고 가정하였을 경우에는 각각 17년과 20년 정도로 계산된다. 산수 계산은 다 좋다. 그런데 PDP가 약 20년 쓸 수 있다는 것은 약 25000시간의 수명을 가정으로 한다. 아마도 초기 PDP의 자료를 근거로 계산한 것 같은데... 초기에는 LCD도 2~3만 시간만에 운명하고 했다. 저렇게 계산한 근거를 공개하라!!!
PDP의 소비전력... 과연 우세할까?
그렇단다. 우세하다고 한다. 요즘 PDP 업체들이 내거는 마케팅 이슈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실제 소비전력 문제다. 과거에는 LCD 진영으로부터 공격받는 빌미가 되었던 것이 이제는 오히려 무기가 되었다. 하지만 필자... 에누리의 구매가이드에 대해서도 지적했듯이 어느 한 디스플레이가 최소한 한달에 1만원 이상 전기료를 더 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전기값 1~2천원이 아까운 분들은 차라리 담배를 끊든지, 휴대폰 요금을 줄이시라. 그것도 싫다면 밤새 TV 켜 놓고 잠들지 않도록 SLEEP 모드를 설정해 놓기를 권장드린다.
※ 참고로 2005년 4월 KBS의 한 프로그램에서 제시한 전력소비 비교결과를 정리해서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당시 실험에 참여한 PDP 제조사측에서는 총 4편의 영화를 틀어서 3편은 PDP가 약간 적게 나오고, 1편만 LCD가 약간 적게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4번의 실험 모두 아래와 마찬가지로 근소한 차이를 보일 뿐이라서 별 의미없는 비교결과라 하겠다. |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