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허리까지"‥위험 의견에도 "장화 신겨라"
[뉴스투데이]
◀ 앵커 ▶
부당한 지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안전을 위해서 군화를 신어야 한다는 건의가 있었는데도, 정신차리라며 도리어 면박을 주고 장화를 착용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장인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8일 해병대 7포병대대장은 휘하에 있는 중대장들과 수색작업을 논의하는 회의를 가졌습니다.
이 회의 직전에 열린 포병대대장 회의에서 상부로부터 ‘내일부터 허리까지 들어간다’는 지시를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대대장은 직접 그림을 그려가면서 장병들을 물속에 들여보내라고 중대장들에게 지시했습니다.
그러자 한 간부가 ‘장병들이 장화를 신고 물에 들어가면 안된다. 군화를 신겨야 한다’고 건의하자, 대대장은 ‘지금 분위기 모르냐. 정신 차려라’라고 면박을 준 뒤‘지금 복장 통일을 하라고 (위에서) 난리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해병대 자체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 같은 간부들의 회의 결과에 따라 채수근 상병은 장화를 신고 수중 수색 작업을 펼쳤고 결국 고인이 됐습니다.
해병대 수사단은 채 상병이 장화를 신지만 않았어도 혼자 물장구를 쳐서 살아나왔을 가능성이 더 컸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상운/경북 예천군 황지리 이장] "장화는 좀 위험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흔히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면서도 물에 들어갈 때는 장화를 잘 안 신어요. 장화 안에 이제 모래라든가 또 물이 들어가게 되면 그게 얼마나 무겁겠습니까."
해병대 수사단은 현장 지휘관들이 장병들을 흙탕물 속에 들어가게 해서는 안된다고 보고하지 않았고 또 안전장비도 챙기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수사단은 대대장과 중대장은 물론이고 현장 지휘관 등 8명 모두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했습니다.
MBC뉴스 장인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