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준 날: 2025년 9월 17일 수요일 2:30
*함께한 아이들: 초등1학년 6명
*읽어준 책: 《산딸기 크림봉봉》 에밀리 젠킨스 글/ 씨드북
《아기곰의 가을 나들이》데지마 게이자부로 지음/ 보림
《가을이네 장 담그기》이규희/ 책읽는 곰
아이들을 만나러 나가려는데 하늘이 요란해졌다.
시커먼 구름이 가득 차더니 우르르 쾅쾅! 굵은 빗줄기가 앞이 보이지 않게 쏟아졌다.
날씨 책을 읽어주고 싶었지만, 책을 바꾸기에는 시간이 너무 빠듯해서 아쉬운 마음을 가득 담아 돌봄 터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은 나를 보자마자
"비 오는데 어떻게 오셨어요? 비 안 맞았어요?"
"비 오는 데 무서운 이야기책 읽어주세요"
"아니야! 비가 오니까 비 이야기책 가져오셨을 거야"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아이들이 원한 무서운 이야기도 비 이야기도 아닌 책을 준비해서 아쉽고 미안했다.
다음을 기약하며 오늘 준비해 간 책을 꺼내 보여줬다. 지난 시간 읽은 <세 엄마 이야기>에서 '장을 담근다'라는 말이 뭔지 궁금하다고
해서 오늘은 <장 담그기> 책을 준비했다고 말하며 오늘은 한 명의 아이에게 세 권의 읽을 순서를 정해 달라고 부탁하고 책 읽기를 시작했다.
오늘은 첫 번째 책은 <산딸기 크림 봉봉>이였다.
300년 전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고 크림을 만드는 도구가 달라지고 만드는 시간이 줄어들고 엄마에서 아빠로 바뀌는 과정들을 아이들은
먼저 유추해 가며 이야기를 이끌어 갔다. 신기하기도 하고 아이들의 추리력이 대단하다고 생각되기도 했다.
엄마와 딸이 피부색이 다른 가족에게 크림을 내어주는 부분에서는 가족끼리 피부색이 어떻게 다를 수 있냐고 질문했고, 200년 전 미국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가족이 아닌 일하는 사람들이며 아이도 학교에 가지 못하고 일을 도왔다고만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들은 각자 크림 봉봉의 달콤함이 어떨지를 떠올려 보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두 번째는 <아기곰의 가을 나들이>였는데 가을 나들이를 하는 모습과 겨울잠을 준비하는 모습이 아이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지면서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곰 가족이 산딸기 크림 봉봉을 먹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달빛이 가득한 강물에서 아이들은 저마다의 낚시 이야기를 잠깐 나누기도 했다.
마지막은 <가을이네 장 담그기>를 읽었는데 장을 담그는 과정이 다소 길고 복잡해서 아이들이 이해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에 소금물이 간장이 되는 부분에서는 마치 기적을 보는 것처럼 놀라워했다.
할머니와 함께 살면 장담그기를 해볼 수 있을까를 이야기하다가 요즘은 할머니 댁도 거의 아파트라는 얘기에서 아이들과 크게 웃었다.
봄에 만난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계절을 보내고, 날씨에 따라 읽고 싶은 책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이쁘고 대견했다.
아이들이 만나는 많은 상황들이 책과 연결되어 책을 즐겨 읽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하고 꿈꾸게 된 오늘이었다.
첫댓글 비오는데 어떻게 왔냐는 아이들 마음이 이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아이들덕을 톡톡히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