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에서 부대개방 행사를 하면서 어린이집 아이들을 동원하고, 이들에게 총을 쥐어 준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11월 7일과 8일 이틀간의 부대개방 행사를 찾은 제주도내 어린이집은 30개 이상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핫핑크돌핀스가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세어본 어린이집 소속 노란색 스타렉스 차량은 약 30대가 넘었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아이들에게 군인들이 직접 손에 총을 쥐어 주고, 사격자세를 취하면서 총을 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해군기지 소속 해병대 장병들이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들에게 군복을 입히고, K4 고속유탄발사기와 자동 소총 등을 쥐어 주고, 조준경을 통해 목표물을 조준하게 하는 모습은 ‘평화의 섬’ 제주도에 살고 있는 시민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얼마 전 강정마을회가 6개월간 제주해군기지 일대 바다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강정 바다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이후 퇴적물이 쌓이고, 수심이 얕아지며, 화학적 산소요구량이 4등급으로 치솟고, 1급 발암물질인 비소가 기준치의 4배 이상 검출되는 등 생물이 살 수 없는 바다가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핫핑크돌핀스의 모니터링 경험을 통해서 보더라도 강정마을 앞바다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2012년 이후 거의 목격되지 않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연산호와 남방큰돌고래들이 살던 강정 앞바다가 이렇게 죽어버린 것에 대해 아이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해군기지 부대개방 행사에 온 아이들에게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강정 바다에서는 연산호와 돌고래를 찾아볼 수가 없어요. 해군기지는 환경을 파괴합니다’라고 알려주고자 하였는데, 어느 어린이집 교사는 핫핑크돌핀스 활동가의 입을 강제로 틀어막으며 어린이들에게 말하지 말 것을 종용하기도 하였다.
핫핑크돌핀스는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아름다웠던 바다 생태계가 파괴되고 더 이상 생명이 살 수 없게 된 것에 커다란 아픔을 느끼고 있으며, 이와 같은 사실이 제대로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주해군기지 부대공개 행사 앞에서 만난 강정마을 주민 한 분은 “내 땅도 해군기지로 강제수용 당했어. 저 쓸모없는 기지에 세금 쏟아 부어서 이게 뭐하는 짓이야?” 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제주해군기지가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갈등과 긴장을 유발하는 ‘가짜 안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태풍이 불어오는 길 한복판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는 항내 정온도를 확보하지 못하여 태풍이 불기만 하면 모든 전함들이 해군기지를 버려두고 피항을 가야 한다는 사실이 태풍 차바로 확인되었고, 이에 결국 기동전단이 제대로 기능을 할 수가 없다는 의구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가짜 안보 제주해군기지가 환경을 파괴하고, 구상권을 청구하더니 이번에는 어린이집 아이들을 동원하여 손에 총을 쥐어주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것은 많은 생명을 한 번에 죽일 수 있는 고속유탄발사기 같은 위험한 무기가 아니라, 연산호와 돌고래가 어울려 살아가는 아름다운 바다임을 기억하자.
2016년 11월 8일
핫핑크돌핀스
참고: 핫핑크돌핀스가 11월 7일 현장에서 확인한 제주해군기지 부대공개 행사에 참여한 제주도내 어린이집 명단 일부입니다. (어린이집 10개, 노란색 스타렉스 차량 12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