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래서 눈이 눈(2) 게시글 댓글에 요즘 같이 추종하는 종파가 다양해진 한국불교 상황에서는
어떻게 법담을 나누는게 권장할만한 방식인지 한번 쯤 생각해 보는것도 유익할거라는 글을 남겼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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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온라인 이건 오프라인 이건,불교 관련 커뮤니티에서...
남방불교신자 티벳불교신자 한국대승불교신자 들이 함께 만나 법담을 나눌 기회가 점점 많아질겁니다
자칭 불자라면 이때 어떻게 법담을 나누는게 가장 권장할만한 방식인지 한번 쯤 생각해 보는것도 유익하겠죠
뭐 물론 불자라면 세계 공통인 삼법인(삼특상) 무상 고 무아를 항시 근본에 두고 법담을 나누는게 기본이겠습니다만
이때 문제가 되는게,자기가 추종하는 종파의 교리적 논리 구조에 특화된 언어적 표현만을 고집 하는것 입니다
같은 불교도라도 따르는 종파가 다르면 같은 언어를 써도 다르게 해석 될 여지가 있습니다
하물며 자기 종파에 특화된 언어적 체계만을 고집 한다면...
그 쪽 계열의 논서를 공부하지 않은 불자와는 대화,자체가 될수가 없겠죠
근데요.세상을 좀 살다보니...같은 계열(뿌리)에 종사하는 사람끼리는...
가지가 달라도...자기가 가지쳐 나온 뿌리와 자기 가지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은...
같은 뿌리를 둔 다른 가지들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가능 하다는 겁니다
즉 특수성을 빗댄 일방적 이해방식이나,언어적 편식 없이도...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능통하게,자기가 이해한 바를 무리없이 평이하게 풀어 낸다는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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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들어와 어제 달린 댓글들을 보니 결국은 제가 이미 윗 댓글에서 암시한 그대로 된것 같네요
하긴 뭐 인간 상호간에 소통과 이해가 그리 쉬우면 현재 지구촌 같은 미친 상황들이 연출 되겠습니까
이것 저것 쓸데없이 건드려 봐야,별반 다를게 없을것 같긴 한데요.그래도 간단하게 조금 더 추가로 적어 보겠습니다
"특수성을 빗댄 일방적 이해방식이나,언어적 편식"...
제가 윗 문장을 미리 안배해서 쓴 이유가 있었습니다.특수,특별 이라는 말이 있을때는 당연히 일반적이라는 말이 배대되지요
또한 특수,특별은 상대적 개별적이라는 개념을 내포 한다고 할수 있습니다
근데요.이때 두가지 경우가 있을수 있습니다
특수,특별이 일반을 벗어나 완전 상반된 딴 판인 경우가 있을수 있고(즉 종이 완전히 다른것이라 보면 되겠죠),
다른 하나는 특수가 일반을 훼손하지 않고,일반에서 세부적으로 좀 더 나아가 개별성을 특별하게 부각 하고자 할때,
후자인 경우 개별성의 특별한 부각은 일반과 상치되지 않고 일반에 포섭 됩니다
우리가 다루고 있는 불교와 관련된 논의도 당연히 후자에 속합니다
우리네 논리 구조의 대표적 전개 유형인 연역법을 떠올려도 되겠지요
/법무아 (법무아님 댓글 내용 중의 일부를 발췌해 올려 봤습니다)
문자만 같다고 교학 용어를 이해하는 게 아니죠. '가립의 연기'는 교학적 용어입니다.
교학적 의미를 지닌 용어를 두고 단순히 가립이란 단어에 맞춰 일반적 의미로 해석해 버리니 난감한 것입니다.
제가 먼저 쓴 댓글도 인과의 연기와 구분지어 가립의 연기를 말했으니 그 차이는 인지하셨을 테구요.
가립의 연기도 유사합니다. '조건성립과 해체되기 때문에 가립이다' 이렇게 해석하는 학파는 본 적도 없고,
논리적으로도 대승 학파에서 내리는 세 가지 연기법 정의 상 상반된 해석입니다
가립의 연기를 성립시키는 조건 세 가지를 설명해보세요 /
/청풍명월
가립이라는 말은 아함경에서 부터 쓰이기 시작해 대승 불교로 이어지며 폭 넓게 사용되었던 것으로 기억
아뭇튼 명칭(이름) 붙힌것 이건,또는 그것이 가리키는 구체적 사실이건 간에 불교에서는 가립 아닌것이 없습니다
법무아님 관심이 꽂혀 있는 중론에서도 어디쯤엔가...
일체법은 가립된 것이고...가립되지 않은 법은 없다는 구절이 있는것으로 기억 되구요/
제 기억 상으로 아함경에서 아라한과 관련해 기술한 것 같은데요
아라한도 현실에서는 "나"라는 가립된 이름(명칭)을 시설해 사용할수 밖에는 없지만
가립된 세속의 이름은 본래 실체가 없는것이다.뭐 이런 식의 내용 이었던걸로 기억 합니다
이름(명칭)이나 그것이 가리키는 구체적 사실(법) 모두 가립이고...
일체법은 가립된 것이고...가립되지 않은 법은 없다는 중론 구절도 인용 했습니다
위 법무아님 댓글 내용에 가립의 연기를 성립 시키는 조건 세가지란 말도 보이네요
제가 뭐 티벳 불교 중관을 공부해 보지 않았기에 뭐라고 섣불리 말하기 힘들긴 합니다만
"가립의 연기를 성립 시키는 조건 세가지"라는 문장을 보니까...
일체법이 가립이다는 말은 이미 추가할게 없는 완결형 문장이기에 패스해야 할거 같구요
아마 이름(명칭) 붙히는 것과 관련된 세부적 단계(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체가 없는 세속적 이름이라도 지 맘대로 마구잡이 식으로 붙히면 통용이 않될테니...
일정한 조건 세가지를 정형화 시킨것으로 보입니다.그게 정확히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불교적 기본 상식에 입각해 유추해 보면 얼추 윤곽이 나올거도 같지만...뇌를 보호해야 해서^^
근데요."가립의 연기를 성립 시키는 조건 세가지"라는 말은 쓰면서도...
동시에 "조건성립과 소멸되기 때문에 가립이다" 말은 성립이 안되고 그런 학파를 본 적도
없다는 말은 모순적으로 보입니다만
이름(명칭) 자체도 본래 자성이 없기에 가립되고 실체가 없어 공합니다
즉 연기(조건생/조건멸) 하기에 가립이고,실체가 없고,공하다는 말에 뭔 큰 하자라도 있는지요
뭐 법무아님 입장에서는 답답 할수도 있을것 같기는 한데요
여기 카페 회원분들 주류가 티벳 근처에도 안 가본 분들이니...
그래서 이런 경우처럼,어떤 계통에 대해서 대략적이나마 소통을 하려면
그 쪽 공부를 해 본 사람이 안 해본 사람들을 배려해,자기가 명확하게 이해한 바를
적절히 안배해서 예시하고,적절한 언어를 선택하는 등의 친절함이 필요 합니다
구태여 그런 것이 번거롭고,귀찮으면 불교 일반 커뮤니티가 아닌...
티벳불교 전문 커뮤니티에서만 소통을 하는게 시간낭비를 하지 않는 길이 되겠지요
첫댓글 교학 용어가 아닌 일반적 의미로 쓴 사람에게 교학적 뜻이랍시고 들이민다면 잘못이겠지만, 이건 반대로 된 상황이라서요.
어찌됐든 청풍명월님 말처럼 적절한 예시나 설명이 부족한 건 맞으니 세 가지 연기법의 중관학적 의미에 대해 글을 따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