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순례길 이야기(30) - 이상하다. 갑자기 인터넷이 연결이 안된다.
숙소를 찿아가야 하는데,버벅거리며 가야 하는 곳이 뜨지 않는다.매일 매일 숙소가 바뀌고,동네 이름도 스페인어로 되어있으니 낯도 설고,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오늘 찿아 갈 숙소 이름도기억에 없다.난감하다.뒤에 오던 순례자에게 구윈을 요청한다.핸폰을 빌려서,숙소의 이름과 주소와 위치를 찿아서,간신히 예약된 곳을 찿았다.
곰곰 생각해 보니,내 핸폰의 문제가 아니었다.출국할 때, 한달 간 로밍했는데,어제로 기간이 만료되어,오늘 부터, 깜깜이로 변신한 것이다.그러고 보니 벌써 한달이 넘었다.
첫 발을 내딛은 게 엊그제 같은데.세윌이 유수같이 지나간다.
오늘은 Palais de Rei 에서 출발하여,Arzua 까지 28.5 km 걷는다.해발 550미터에서400~520~350~100~200 미터를 오르 내리는 긴 거리. 8시간이 소요된다.
날이 아침부터 맑다.동이 틀 무렵,새들은 시끄럽게 지저기고 early bird 들은 배낭을 매고 나온다.
오늘 길은 걸을 때마다.촉감이 좋다.진한 흙토로 조성되어서 마음도 편하다.
자갈 이나, 시멘트,아스팔트 길은 서먹 서먹한 느낌인데 흙길이나 풀밭을 걷는 것은 최상의 즐거움을 준다.
60% 정도의 길이 넖고 편안하고,고목에 둘러 쌓여 있다.언덕을 오르고, 다시 내려 오기를 반복한다.
앞에서 두 손을 꼬옥 잡고 걷는 사람이 눈에 띈다.아름다워서 물어 보니,불가리아에서 왔다고 한다.
40대 같은데,같이 걷는 것이 좋아보인다.
빨간 색 T- shirt를 입은 사람들도 만난다.콜롬비아에서 단체로 7명이 왔다고, 사리아에서 산티아고 까지 간다고 한다.
스틱을 잡고,절름절름 걷는 젊은 아가씨.
-무릎에 보호대를 하고 발목 부근에도 테이프를 부치고,천천히 끝까지 가겠다는 크로아티아 여성.
-김삿갓같은 모자를 쓰고 걷는 중년 남성,한국 사람이냐고 했더니,일본 동경에서 왔다고.
-자기 어깨만큼의 묵직한 중량만큼 세상의 무거운 짐을 지고 순례자같이 걷고 있는 호주 신사.
-모녀가 다정하게 느린 걸음으로 다녀서, 물어보니 엄마가 죽기 전에 꼭 가보야 겠다고 하여, 모시고 왔다는 영국 할매, 나이가 금년 72세란다.
이제 껏 만난 사람중 최고령자다.반갑게 같은 70대 세대라고 포옹도 하고 사진도 찍는다.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나이 14~16세 고교생들이 40명 그룹으로 움직인다.바르셀로나에서 일주일간 산티아고 순례길을 왔다고.너무 천진하고 티없는 남녀 젊은이들이 활기차 보인다.
여러 사람과 교류하는 것도 묘미가 있다.
유럽 사람들이 스페인으로 몰려오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따뜻한 햇빛, 햇살'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햇살이 드물고, 음산한 분위기의 나라에 비하면, 언제나 포근하고 따뜻하다.
물론 알베르게가 잘 되어있어서,숙박비도 저렴하고, 물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한것도 있지만,언제나 낙천적인 미소와 친절한 친화력도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이다.
저녁에는 젊은 친구들과 어울린다.이태리에서 일본 Toyoda 자동차 딜러를 하는 남자와 여자친구,바르셀로나에서 보험회사하는 친구,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온 여자, 스위스 에서 공부하는 남자등과 늦은 저녁으로 시간 보낸다.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는 39km .
다 왔다~~!!
<순례길>
젊은이들과 저녁 피자 파티
72세 할매와 75세 할배
무거운 짐을 싣고 걷는 호주인
김삿갓같은 일본인
콜롬비아에서 온 그룹
크로아티아 처녀.다리 보호대차고 포기 않고 걷는다
불가리아 손잡고 걷는 부부
바르셀로나의 해맑은 학생들
첫댓글 우와!!! 벌써 한달이 지났군요. 여기까지 하나님께서 함께 동행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세계각국의 좋은 친구들 많이 만나서 좋습니다. 남은 구간도 건강하게 완주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내일 아님 모레면 인크레디블!!!, 어메이징!!!,,어드마이어!!!를 이룰 대 역사를 끝내시는날~~~마지막 화이팅!!!!
예까지 무사 등정 축하합니다.
이제 완주 만세!!! 부를 시간이 오고 있구먼요...
마지막 이틀이지만 로밍 연장하셨지요?
행여나 삼천포로 빠질까 염려되어시리..
휴 -- 긴숨이 나옵니다. 정말 다왔네요
FINISH LINE 에 "축하합니다" 플랭카드를 마음으로 걸어드립니다.
산티아고로 날아가
대장정의 Finish tape를 준비하고픈
심정이지만 뱅기표가 매진되어
마음으로만 축하드리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