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는 아니겠지만
우리가 어릴 때의 생일은
그렇게 큰 의미가 있었던 날은 아니었습니다.
새벽 미명에 벌써 아침 밥을 다 지으신 어머니는
새벽 이슬 송송이 털어내며
텃밭을 일구시는데 하얀 아침을 다 쓰시고는
갓 뜯어내, 아침 이슬 송송이 맺힌 상추와
갓 뽑아내, 어린 아이 볼 살 같이 부드러운 마늘쫑과
갓 따내, 푸르지만 매운 맛이 뜨거웠던 고추와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는 밑반찬 단무지, 열무김치와
특별한 조미료도 가미되지 않은 밋밋한 미역국에
‘옛다~! 생일상이다.’
하심으로 생일 잔치는 끝났었습니다.
생일 선물은 고사하고
생일 축하 케잌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일의 의미는
강한 햇살에 오래 동안 바래버린 빨강색같이
자연스레 사라져 희미해져 버렸습니다.
그 버릇 때문에
언제나 생일 때면 성대한 축하를 받으므로
그 의미가 남다르며 추억이 생생하기만 하고 기대 만빵인 아내에게
생일에 맞춰 축하해주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ㅠㅠ
올해는 잊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한달 전, 일주일 전, 그리고 삼일 전까지 호들갑을 떨었지만,
너무 일찍 호들갑을 떨었나?
정작 당일에는
이미 축하를 다해버린 것 같아서
밍숭 맹숭 그저 그렇게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따지기도 뭐하고 안 따지기도 뭐한 기분인지
아내도 간지러운 듯 안 간지러운 듯 묘한 미소를 띄웁니다.
“내 생일, 이렇게 지나가는거야?”
“그럼 더 필요한 거 있으면 이야기 해!”
“글쎄~! 더 필요한 건 없지만......!”
저도 뭔가 빠진 듯 하지만
그래도 뭐 이것 저것 미리 다 한 것 같습니다(ᄏᄏᄏ......).
“아빠! 저는요, 엄마한테 생일 선물로 편지를 썼다요~!”
정작 당일엔 ‘축하’한다는 멘트가 없었다는 걸,
그리고 생일 선물도 정작 준비되지 않았다는 걸 그 때 깨달았습니다.
그럼에도 장모님과 함께 잠깐동안이나마 여행을 다녀온 것이
아내의 기분을 무척 좋게 만들었고,
그 기분이 올 생일선물은 특별하게 했다 라는 이상한 만족감(?)으로 다가 온 것 같습니다.
“호호~! 이거 좀 보세요! 이게 예샘이 생일 축하 편지예요!”
아내가 내어 놓은 쪽지는
예샘이가 미술 시간에 글루건을 이용하여 뭔가로 찍어낸 기호며 알파벳 투성이었습니다.
장난스럽게 마음대로 만들어 낸 기호일 뿐이었습니다.
“이게 무슨 편지야? 그냥 장난친 거구만!”
“그러문 아빠는 엄마한테 생일 편지 왜 안써?” -이크~! 조심스러운 부분을......
“예샘이처럼 장난으로 쓸거면 차라리 안 쓰는게 나은거지?”
“아빠! 이건 장난으로 쓴게 아니거든요!”
“아빠가 보기엔 장난으로 보이는데?”
“아빠! 편지는 쓴사람 마음으로 읽어야 되요. 줘 보세요. 제가 알으켜 드릴께요.”
예샘이가 편지라고 우기는 그 쪽지를 들고 자기방으로 가고
저는 살짝 아내의 표정을 살핍니다.
아내의 생일에 축하 편지도 안 쓴 민망한 마음으로......
아내의 여전한 미소가 그래도 안심이 됩니다.
예샘이가 쪽지 뒤쪽에 적어온 해석은
말 그대로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격입니다.
마침 그림도 여섯 줄, 해석도 여섯 개입니다. ㅎㅎㅎ
① 엄마 생신 축하드려요♥
② 7/18
③ 예샘이가 어머니께
④ 사랑해요♡
⑤ 헤피버스떼
⑥ 꽃 곁에 선 왕관 쓴 엄마 그림
이를 종합해 보면,
‘7월 18일(음력) 생일을 맞으신 엄마,
생신 축하 드려요!
예샘이가 어머니를 사랑해요!
해피 버스데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리 엄마’
라는 뜻이라는 거죠!
무슨 고대 문자를 해독하는 거와 같은
이 깜찍한 이벤트에 저와 아내는 무척 웃었습니다만,
그렇구나,
무엇이든 쓴 사람, 만든 사람의 마음과 의도가 더 중요한 것이구나 생각이 듭니다.
예샘이가 의도했는지의 여부를 떠나
내 생각과 내 마음만으로 예샘이의 편지를 대할 때
그저 무의미한 기호의 나열에 불과했건만
예샘이의 주장대로
예샘이의 마음과 심정으로 대했더라면
그 기호 속에 감추인 예샘이의 아름다운 마음이
저렇게 빛을 발하고 있구나하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아름다움을 감지하기 위하여는
그 기호 속에 감추인
예샘이의 마음을 읽어내지 않으면 안되듯이
편지는, 또는 다른 어떤 메세지라도
쓴사람의 마음으로 읽어 내지 않으면 안되는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 동안 하나님의 사랑의 편지인 성경 말씀을
왜 그토록 어렵게 느꼈나 하는 답이 나온 것 같습니다.
예샘이처럼 어떤 기호도 아니고 고대 문자도 아니고
옳은 글씨와 철자와 문법으로 잘 전달되어져 온
하나님의 편지의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쓴사람 마음으로 읽지 아니하고
내 마음대로 읽었다는 것!
하나님의 심정을 알아드리지 못하고
내 욕심과 탐심과 고집과 이기심으로 읽으려 했다는 것!
정말 그렇습니다.
편지는 편지를 쓰는 사람의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는
이 평범한 진리를
이제껏 놓치고 왔습니다.
사도 베드로께서도
먼저 알 것은 경의 모든 예언은 사사로이 풀 것이 아니라고 가르치셨는데(벧후1:20)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마음을
얼마나 사사로이 풀어 왔던가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을 더 알기 원합니다.
천하 만물과 우리의 마음에까지도
하나님의 놀라운 영원한 능력과 신성은
하나님을 나타내 보이시는데,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대접해 드리지 못하고
오늘도 나는 얼마나 강퍅한 마음을 지켜왔는가!
얼마나 헛된 노력을 경주하여 왔는가!
얼마나 견고한 진 가운데 숨어 왔는가!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는 하나님의 강력이
오늘 제게 있기를 소망합니다.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이
능력으로 임하시기를 원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과 전적으로 연합하여
하나님의 계획을 온전히 이루어 드리는
의의 병기로 드려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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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고데모야~!
하나님의 말씀을 네 마음에서 비틀고 왜곡하고 변개하지말고
네 마음을 하나님께 드려 하나님의 마음으로 말씀을 받으려므나~!
@니고데모 왜 자꾸 하나님께 무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 모습 이대로 하나님께 드리면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 그 분의 일을 하는 거란다.
니고데모야!
하나님의 말씀은 네 머리 속에서 구성되는 너의 메세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안에 하나님의 뜻이 담겨있으니
성령을 의지하여 그 말씀의 뜻을 알게 해달라고 간구하려므나.
이 스승도 열심히 우리 니고데모를 불쌍히 여겨주시고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님의 마음으로 받게 해 달라고 기도드리도록 하마!
말씀이 네 마음 밖에서 두드리고 계신다.
말씀을 고대하고 반가워하는 마음으로 문을 열어 드려서
말씀 하나님이 우리 심령에 거하실 수 있도록 하자꾸나.
마귀는 이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
@니고데모 뇌피셜쓰지말고.....
그리스도의 신부들은 작은 예수의 신부들이기도 하다면서?
도데체 그런 말씀이 어디있겠니?
그래서 뇌피셜을 쓰지 말라는 것이란다.
하나님의 말씀은
사람의 생각이나 관념, 사상으로 받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알아
그 마음을 받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 예샘이 영감충만하고 재치 충만하고 사랑충만하고 마음 넓고 아빠의 영적 동역자~
예수님의 성령이 임하여 있는 귀한 딸 때문에 무척 뿌듯하였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생일때 내게 소중히 준 편지들이 생각나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샬롬
할렐루야~!
편지를 쓰는 사람의 마음으로 편지를 읽을려면 우리는 죽었다 깨어나도 읽을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덯게하면 읽을 수 있을까요....그것은 그 사람 마음 안으로 들어가면 읽을 수가 잇습니다
그렇다면 수정님 그 사람 마음 안으로 어떻게하면 들어 갈 수 있을까요?
님께서 믿음 생활 오랬동안 하셔서 그 정도는 알 수 있을것도 같소이만.....아직도....
확실히 아이를 통해 우리가 더 성장하는것을 느낍니다
나바호? 잘 다녀오시구요~~~~
언제가시죠?
7월 26일 출발합니다.
마음을 모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바호 주민들께 레인님의 사랑을 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ㅎㅎ
@crystal sea 님 ! 무쪼록 전도여행으로 많은 영혼들이 주님 앞으로 돌아오는 역사가 나타나길 바라며
주님이 주신 사명 잘 감당하고 건강한 몸으로 오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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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정님 마음이 파아란 하늘 같아서 그리 봐 주시는 것 같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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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름다운 글솜씨를 정작 써야 할 데에는 안썼군요.ㅎㅎ
생일 선물 중에 손편지가 최고인 것 같아요!
아이들이 아빠 생일선물로 뭘 원하냐고 물으면 저는 항상 손으로 쓴 편지 10장 이라고 말해 줍니다. ㅎㅎㅎ
모쪼록 우리에게 쓰신 하나님의 편지, 고이 고이 간직할 수 있기를....
@하수정 아~! 그래서 손편지를 안써주는구나~!^^
2장으로 줄여야 겠습니다. ㅎㅎㅎ
@더크로스 ㅎㅎㅎ
그럼 저도 1장으로 줄이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