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없는 세상 만들기 ‘참회의 삼보일배’를 시작하며
우리는 오늘 깊은 참회의 마음으로 삼보일배를 시작하려 니다. 우리의
삼보일배 행동은 생명을 낳아주고 생명을 지켜주고 생명을 순환시켜 주
는 대지와의 대화입니다. 우리의 육신은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내
딛고 거룩한 대지에 고개숙여 생명의 언어로 참회할 것입니다. 한 걸음
내딛을 때 내 안의 이기심과 탐욕을 쓸어낼 것이며, 두 걸음 내딛을 때
죽어가는 모든 생명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일으킬 것이며, 세 걸음 내딛
을 때 고통받는 모든 생명을 살리고 함께 하겠다는 상생의 도를 일깨울
것입니다.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일배를 할 때 생명의 영원성을 이 땅
에 심어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생명 및 생활 공동체를 지키기 위하여 모두가 하나되어 싸워 왔
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싸움은 아직도 고행의 먼 길을 가야 할 것 같습
니다. 이 땅에 핵발전소들이 들어설 때 우리는 생명의 위기를 초래하는
문명의 재앙물이라는 것을 일찌기 깨닫지 못하였고, 영덕·울진·영광·
고창에 핵폐기장이 들어선다고 할 때조차 우리는 나 살기 바쁘다고 무관
심했었습니다. 핵폐기장과 양성자가속기가 부안 땅에 들여오겠다고 하
자 뒤늦게사 우리는 생명 및 생활 공동체의 위기를 절박하게 깨달았습니
다.
우리는 부안땅 뿐만 아니라 이 땅 어디에도 핵폐기장이 지어져서는 안된
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우리의 고통을 이 땅의 다른 누구도
대신 짊어져서는 안된다며 핵없는 세상을 호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남
녀노소 모두가 하나되어 노란 촛불을 밝히며 핵폐기장 백지화를 위해 다
양한 방법으로 질기게 싸워 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투쟁은 아직 승
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의 참회가 부족하고 우리의 생명운
동이 지극하지 못한 듯 합니다. 이제 우리는 내 안의 마음을 더욱 정갈
하게 참회하여 더 크고 더 깊은 거룩한 대지와 온몸으로 대화하며 고행
에 들어가겠습니다.
우리의 삼보일배 고행은 핵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내 안의 몸부림이
자 이 세상을 향한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고행은 더 이상 누구
더러 이 땅 생명의 순환과 생활의 터전을 대신 지켜달라고 할 수 없다
는 것의 진지한 성찰이자 우리 스스로가 지켜나갈 수 밖에 없다는 주권
재민의 사상을 대지에 새기는 몸부림이고 메시지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고행은 참회로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세상을 새롭게 개벽해 나
가고자 하는 창조적이며 자발적인 주민생명 운동이며 인권과 민주주의
운동입니다. 우리의 생명운동은 핵산업이라는 인간의 오만과 착취에 기
반하는 죽음의 굿판을 중단시키며,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고 자연·인간
·생명·문화가 상생하는 에너지의 사용을 촉구하는 새로운 생활양식의
문화운동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삼보일배 고행은 부안에서 출발하여 전주로 향할 것이지만, 이
세상의 모든 곳 모든 만물과 열린 마음으로 생명의 대화를 나누며 핵없
는 세상의 언어를 침묵으로 써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과 이 세
계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소통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고행은
곧 승리의 세상을 여는 아름다운 발걸음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2003년 10월 1일
핵폐기장 백지화 핵발전소 추방 범부안군민대책위원회
2003년 10월 1일 삼보일배(도) 1일째
- 부안 '반핵민주광장'에서 전북도청을 향한 100길을 떠나다.
날씨 흐리다가 오후들어 가랑비가 내림
부안대책위 공동대표인 김인경(부안교당 교무), 진원(내소사스님), 문규
현신부(부안성당주임신부), 김선곤(도의원), 이병학(도의원)과 서대석(위
도 지킴이 대표), 신상규 (변산대책위원장), 최훈열(군의원, 동진면 대책
위원장), 김경민(미래부창연구회장)과 변산면 주민 등 67명이 삼보일배
를 진행했습니다.
많은 차들에서 내뿜는 매연과 오후 들어 내린 가랑비로 옷이 젖어 손바닥
과 바지가 젖어 조금은 힘들었지만 모두 숙연한 마음으로 삼보일배를 시
작했습니다.
동진초등학교를 가는 동안 길가의 사람들이 삼보일배단에 눈시울을 붉히
며 손을 흔들어주시거나 힘내라고 외쳐주십니다. 선운리를 지날 때는 많
은 사람들이 도로변에 나와 박수를 쳐주셨고 음료수 등의 물품을 가지고
왔습니다. 또한 일부 주민들은 한동안 삼보일배단과 함께 하였고, 곳곳에
서 지나가는 차들이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고 흔들어 주었습니다. 대규모
의 삼보일배가 처음이라 조금 서툴렸지만 기쁜 마음으로 하루 일정을 무
사히 마쳤습니다.
<성금과 물품을 지원한 분들>
가족식당, 주)글라라, 익명의 할머니, 변산주류, 선은리주민, 부안읍원불
교, 동진대책위, 동진양조, 고향산천
< 삼보일배 하루일정을 알려드립니다.>
오전일정은 오전9시에 시작하여 12시 30분까지 진행합니다. 면단위나 개
별로 동참하실 분은 오전 8시 30분에 출발지에 도착해 주십시오. 오후 일
정은 오후 2시에 시작하여 오후5시 30분에 마무리합니다.
※오늘 온 길 : 부안읍 수협앞 '반핵민주광장' - 선운리 - 동진초등학교 (3.5km)
오늘은 변산면과 격포면민들이 릴레이 삼보일배를 해주었습니다.
※ 둘째 날 갈 길(10월 2일) : 동진초등학교 출발 - 죽산 검문소 앞 (6km)
내일은 행안면과 하서면에서 릴레이 삼보일배에 동참할 것입니다.
*삼보일배 일정표
1일차: 반핵민주광장 출발, 동진면사무소 도착 (2.5km)-변산, 격포 릴레이 삼보일배
2일차: 죽산다리 전 주유소 마을 도착(6km. 누계:8.5km)-행안, 하서 릴레이
3일차: 김제 도토리 칼국수 도착(5.5km,누계:15.5km)-동진, 계화 릴레이
4일차: 김제 검산동 동사무소 도착(5.2km, 누계:20.7km)-부안읍, 상서 릴레이
5일차: (주) 중원 종합 물류-SK주유소 도착(5.3km, 누계:26km)-줄포, 보안 릴레이
6일차: 부영 아파트 도착(4km, 누계:30km)-주산, 백산 릴레이
7일차: 상림 주유소 도착(5.5km, 누계:35.5km)-진서, 기독교 릴레이
8일차: 완산구청 도착(4.5km, 누계:40km)-불교, 천주교 릴레이
9일차: 경기장(전교조) 도착(5.5km, 누계:45.5km)-원불료 미부연 릴레이
10일차: 정리, 코아백화점 도착(2km, 누계:47.5km)-도대책위 릴레이
11일차: 도청 도착(3.5km, 누계:49km)-전체참여
핵폐기장 백지화하고 대안에너지를 개발하라!
우리 아이들에게 핵없는 세상을 위해 핵에너지 정책을 전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