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조선의 운명, 러 일 전쟁 <외교>

[Tillz]

러 일 전쟁 외교사 by Tillz report

Ⅰ. 서론

러 일 전쟁의 양상을 외교 역학적 관계에서 접근함으로써 제정 러시아의 패배 원인과 이에 관련한 서구 열강들의 이해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였으며 이에 따라 전쟁의 양상이 만주와 한반도에 끼친 영향에 대해 조사하였다. 이 외에도 당시 조선 외교력의 취약성과 조선의 서구열강에 대한 이해에 중대한 오류에 대해 조사하였음을 서론에서 미리 밝힌다.

러 일 전쟁은 1905년 9월 포츠머스 조약으로 종결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전쟁이 아니며, 또한 그 의미가 러시아와 일본에만 한정된 사건은 더더욱 아니다. 이 전쟁으로 인해 조선 식민지화가 가속화 되었으며, 러시아는 패전의 영향으로 제정 러시아가 붕괴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 때문에 20세기 초반의 동북아시아 정세 변화에 대해 설명할 때  러  일 전쟁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러 일 전쟁은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충돌로 볼 수 있으며 그 의미는 현 동북아 정세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Ⅱ. 러  일 전쟁의 국제 정치적 배경과 원인

1. 일본의 대 동북아 외교 노선

1.1 일본 (1876 - 1904) 군국주의화의 배경

19세기 중엽 일본이 미국에 의해 개국되었을 당시 세계 자본주의 체제 내 일본의 위상은 중국의 그것과 비교할 때 훨씬 낮은 연계성을 가지고 있었다. 즉 산업 자본주의 단계의 영국 경제의 외적 팽창에 긴요한 시장 조건을 일본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일본의 개국을 주도 했던 미국조차도 일본의 가치를 경제적 교환이 아닌 중국 시장에 접근하는 중간 기항지나 미국 해군의 석탄 보급 항 가치정도로 인식하였다. 일찍이 폴 바란 Paul Baran 은 “일본만이 유일하게 이웃과 같은 운명에 처해지지 않았던 행운은 서구의 위협을 받지 않아도 되었던 가능성과 필연성”에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본은 개항 후 20 -30년간 서구 자본주의 경제에 필요한 경제적 이익이 형성되지 않았던 것이다.

1868년 메이지 유신의 정치적 변혁을 통해 산업화를 추동하기위한 정치적 제도와 틀을 마련한 일본은 도쿠가와 막부 (德川幕俯) 하의 지방 분권적 봉건 국가를 중앙 집권적 근대 관료 국가로 변혁시키는 것에 성공함으로써 동북아 중심부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다. 정치적 변혁에 기초하여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일본은 산업화된 군사 강국으로 동아시아 국제 정치 질서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로 부상하게 되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로 이행되는 시기에 일본은 제국주의 국가로 발전하게 된다. 생산과 자본의 중앙 집중화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재정 분야에서는 대형 은행들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이 보다 명백해졌다. 일본의 자본주의가 매우 급속한 성장을 이룩했다고는 하지만 경제적인 면에서 아직 일본은 서구 선진국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일본의 경제발전 단계가 타 서구 국가에 비해 정체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모든 전략적 원료를 수입하는데 있었다. 이는 일본에 있어서 식민지의 필요성을 촉발시켰다.

1.2 일본의 대 동북아 외교노선 (1900-1904)

한반도는 그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일본과 러시아 양국의 국가 안보 인식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었다. 이른바 한반도는 양국 모두에게 ‘안보 딜레마’를 제공하는 지역이었다. 양국에 있어서 만약 조선이 어느 한편의 독점적 통제 하에 놓이게 된다면 상대 국가의 안보는 치명적 손상을 입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당시 일본 정치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縣有朋)가  1900년에 기술한 메모는 이 같은 인식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대마도와 지척의 거리에 있다. 만약 한국이 다른 국가에 의해 지배된다면 우리 (일본) 국민은 밤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 만약, 타국이 한국을 영유하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이 다른 국가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을 결코 허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일본에게는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의 확보가 국가적 생존에 관한 문제였다. 일본은 19세기 중반 이후 정한론(征韓論)의 본질적 목표를 여전히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었고, 청일 전쟁을 거치면서 이러한 목표는 보다 현실적 목표로 부상하고 있었다. 당시 일본 지도자들은 일본의 안보 측면에서 한국 지배가 필수적이며, 따라서 러시아가 만주를 점령하고 있는 한 일본의 안보는 결코 확보될 수 없다고 믿고 있었다.

2. 러시아의 대 동북아 외교노선

2.1 러시아의 극동 진출 정책

러시아는 이미 17세기 중반 발틱해, 흑해 연안에 도착하기 전에 모피와 밍크를 획득하기 위해 시베리아 및 극동 지역을 거쳐 태평양 연안까지 진출하였다. 1581년 러시아는 우랄 산맥을 넘어 시베리아를 거쳐 1640년에 태평양 오호츠크해에 도달하였다. 러시아군이 1652년 아무르강 상류 지역까지 진출하자 청군과 군사적인 충돌이 빈번하였으며 마침내 1689년 네르친스크 조약이 체결되어 양국의 국경선이 케르베치 강과 아르군강으로 획정되었다. 네르친스크 조약 체결 40년 후인 1727년 러  청 관계를 규정하는 캬흐타 조약(Treaty of Kiakhta)이 체결되었다. 캬흐타 조약은 북경에 러시아 대표의 상주를 허용함으로써 러시아가 북경에 공관을 개설할 수가 있게 되었다. 1745년에는 남 쿠릴 열도를 통제하여 일본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전략적인 우위를 확보하게 되었다. 1858년 아이훈 조약(Treaty of Aigun)을 체결하여 아무르강, 우수리강의 항해권을 확보하고,  아무르강 좌안의 광대한 영토를 획득하였다. 그리고 연해주 지역을 러  청 양국간의 공동관리구역으로 남겨 놓았다. 러시아는 영국과 프랑스 연합과 청국 간을 중재하는 기회를 활용하여 1860년 청국과 베이징조약을 체결하였으며, 조약 체결을 통해 연해주 지역을 획득하였다.

러시아는 연해주를 확보하여 세계 최대의 대륙국이 되었으나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충분한 군사력을 보유하지 못함으로써 극동지역의 허약성이 노출되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러시아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건설과 연해주 개발의 시급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또한 러시아는 연중 결빙하지 않는 부동항을 태평양 연안에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해군력에 있어서도 동북아 해역에서 공세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없었으며, 부동항 확보를 위해 조선으로의 진출을 적극 추진하였다.

2.2 러시아 대 동북아 외교노선(1900-1904)

1900년 여름에 발생한 청국의 의화단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 등 열강 등으로 구성된 국제군이 청국에 출병함으로써 동북아 정세는 새로운 사태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의화단 사건과 관련하여 청국 정부와의 교섭에 있어 열강들과 보조를 같이 하기보다는 독자 노선을 견지하였다. 당시 러시아의 입장은 이와 같았다.

(1) 러시아는 청국인에게 책임 있는 세력으로 비치면 안되므로 국제 연합군을 러시아가 주도해서는 안된다.

(2) 러시아의 파견부대는 공사관을 구제하고 북중국에서 러시아인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정도로만 열강의 공동행도에 참여한다.

그러나 1900년 하반기 의화단이 러시아가 건설 중인 남만주지선(하얼빌 - 뤼순)을 공격하자 상황이 급변하였다. 마침내 러시아는 1900년 7월 9일 15만 명의 병력을 만주에 출병시켰다. 1900년 10월 의화단이 진압되자 러시아군이 계속 만주에 주둔할 이유가 없게 되었다. 열강들은 의화단의 진압 이후에도 러시아군 10만 명이 북중국에 주둔하자 러시아가 만주를 사실상 지배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러시아의 동향을 주시하였다. 이에 만주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는 미국, 영국, 일본의 해양세력과 러시아 프랑스 등 대륙세력으로 양분되어 대립하였다. 러시아는 열강의 압력이 거세어지자 결국 만주에서 철수하였다.

러시아는 외교적인 열세를 탈피할 목적으로 조선의 중립화를 제의하였다. 러시아는 조선의 중립화 제의를 통해 열강의 관심을 조선에 전환시키고자 하였다. 조선에 중요한 이해 당사국인 일본과 먼저 조선 문제를 협의하여 열강들의 압력을 무마시키려고 하였지만 한반도와 만주 문제에 대한 러시아와 일본간의 상이한 입장은 결국 타협에 실패함으로써 1904년 러 ․ 일 전쟁 발발의 주요한 요인이 되었다.

3. 서구 열강의 대 동북아 개입과 국제 정치적 배경

3.1 서구열강의 대 동북아 외교노선(1900 - 1904)

1900년 만주위기에 대한 서구 열강의 태도는 갈리게 되었다. 독일, 프랑스는 러시아와의 전통적인 우호관계에 기초하여 러시아의 만주 점령을 인정하였다. 이에 반해 영국의 초기 반응은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 런던 정가에서는 만주가 러시아에 의해 점령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영국이 인도 국경 지역이나 중동지역에서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과민 반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었다. 미국은 영국과 마찬가지로 만주위기에 대해 경각심과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였지만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크게 반대하지는 않았다.

일본만이 동북아 국제 정치의 구도가 러시아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현실을 현실에 격분하고 있었다. 이에 일본은 제 1차영 일 동맹을 체결하여 반러 연합 전선에 영국을 끌어들이는 것에 성공하였다. 1902년의 서구열강의 대 동북아 외교 노선은 영일 동맹으로 인해 커다란 전환을 맞게 되었다.

Ⅲ. 전쟁의 양상

1. 전쟁의 발단

이토 히로부미는 러시아와의 협상을 시작하였다. 그는 일본이 러시아군을 몰아내기엔 너무 약하다고 생각하였고, 러시아의 만주에 대한 권한을 인정하는 대신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권한을 인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에 대하여 러시아는 만주에 대한 독점권과 한반도의 39˚ 이북에 대한 중립지역 설정, 한반도의 군사적 이용 불가를 주장하였다.(사실상 남북 분단을 의미) 그 동안 일본은 러시아를 견제하던 영국과 영일 동맹을 맺었는데, 이는 '러시아가 일본과 전쟁을 벌이는 동안 러시아와 동맹을 맺는 나라가 있으면, 영국이 일본의 편으로 참전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로부터, 러시아는 독일이나 프랑스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는 영국의 위협을 감수해야 했다. 그 뒤에 러시아와 일본의 교섭이 진행되었으나, 일본이 1904년 2월 4일부로 협상 중지를 선언했다. 일본은 2월 초에 마산과 원산 등에 일본군을 상륙시키는 등, 전쟁에 대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2. 전쟁의 양상

4월 하순 한국에 상륙, 북상한 일본 제1군은 5월 초 압록강 연안에서 러시아군과 충돌하여 격파했고, 같은 달 랴오둥 반도에 상륙한 제2군은 난산[南山] ·다롄을 점령하고 뤼순을 고립시켰다. 다시 6월에는 만주군 일본총사령부를 설치하고 15개 사단을 동원하였다. 8월 랴오양 부근에서 양국군이 첫번째 대규모적인 접전을 벌였고, 10월의 사허후이 전투, 1905년 1월의 헤이거우타이전 등의 전투에서 일본군은 고전 끝에 모두 승리하였다.

한편 뤼순의 러시아 함대는 블라디보스트크로 탈출을 꾀하였으나, 8월 황해에서 일본 해군의 총공격을 받고 항구 안에 봉쇄당하였다. 뤼순 공략을 맡은 노기 마레스케의 제3군은 여러 차례에 걸친 203고지 공격으로 많은 손실을 보았지만 1905년 1월 드디어 공략에 성공하였다. 유럽으로부터 지원군을 얻은 크로파트킹 지휘하의 러시아군 32만과 오야먀 이와오가 이끄는 일본군 25만은 3월에 펑톈에서 회전, 러시아군이 패퇴하였으나 일본군도 사상자가 7만에 이르는 큰 손실을 보았다. 한편 러시아는 육전에서의 패배를 해전에서 만회하려고 로제스트벤스키 지휘하의 발틱함대 회항시켜 5월 27,28일 대한해협에서 대 해전을 전개하였으나, 도고 헤이하치로가 이끄는 일본 연합함대에 격파되어 전멸하였다

일본군은 육전과 해전에서 주목할 만한 전과 올렸으나, 그 만큼의 막대한 물질적 정신적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일본의 경제와 제정이 피폐해졌으며, 전쟁에 대한 국민의 불만도 고조되었다. 일본군의 상황 또한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어서, 앞선 성과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의 사기가 계속 떨어졌다. 러시아군 총 지휘관 꾸로빠뜨낀이 이 점을 잘 간파하여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① 오랜 시간 복무한 이들은 전열에서 낙오했다. 새로이 선발되어 급조된 초년병들은 이어지는 전투에서 과거의 돌파력과 저항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우리의 전진진지에 주둔 중이던 일부 부대와  의용군 부대가 용감하게 일본군을 공격해 들어갔을 때, 일본군에게서 이전의 진취성이나 과감성 심지어 민감성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전쟁으로 피로해진 일본군은 남방적(공격적) 기질을 보여주지 못했다.

② 포로 중 다수는 전쟁으로 중압감을 느끼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전사자나 포로에서 입수한, 일본 발신의 수많은 편지에서도 전쟁으로 지쳐 있음으로 명백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 편지들이 전하는 소식은 전쟁 중 세금이 엄청나게 폭등했다는 것, 일차 생필품의 가격이 양등했다는 것, 그리고 삯일조차 구하기 힘들다는 것 등이었다. 제1시베리아군단의 방어지에서는 일본군 1개 중대 전체가 투항해왔는데, 이런 식의 사건은 이전에는 없었던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

 서구 열강은 일본의 승리를 놀라워하며, 한편으로 일본의 강대국화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미국은 조속한 시일 내에 강화조약을 체결되기를 원했다. 영국의 입장 또한 미국과  비슷해서 일본과 동맹관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거부했다. 일본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상황은 일본과는 달랐다. 군사적 자원이 풍부했던 러시아는 쓰시마 해전에서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충분한 병력과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혁명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극동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었던 만큼 짜르 정부 역시 빠른 시일 내에 강화조약이 체결되기를 원했다.

Ⅳ 전쟁의 결과

1. 포츠머스 조약

1905년 1월 뤼순항이 일본군에 의해 함락되자, 위기감을 느낀 서구 열강들이 조정·강화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에 미국의 대통령 루스벨트의 중재로 미국 뉴햄프셔 주의 군항도시 포츠머스에서 8월부터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강화회의가 열렸다. 강화회담은 일본 측이 제시한 12개 조항을 토대로 진행되어, 9월 5일 전권외상 고무라 주타로와 러시아의 재무장관 비테와의 사이에 전문 15조, 추가조약 2개조의 강화조약이 조인되었다. 주요내용을 보면 ① 한국에 대한 일본의 지도·보호·감리권의 승인, ② 뤼순·다롄의 조차권 승인, 창춘 이남의 철도부설권 할양, ③ 배상금을 청구하지 않는 조건으로 북위 50˚ 이남의 남사할린 섬 할양, ④ 동해, 오호츠크 해, 베링 해의 러시아령 연안의 어업권을 일본에 양도한다는 것 등이다. 이 조약으로 미국·영국뿐만 아니라 패전국 러시아도 일본의 한국 지배를 승인함으로써 일제의 한국 지배가 국제적으로 확인되었으며, 이후 한국은 일제 식민지의 길로 들어섰다.

2. 제 2차 영 일 동맹

1905년 8월 12일 양국은 협약을 개정하였는데, 일본의 조선 보호권을 확인하고, 동맹 적용 범위를 인도까지 확대하였다. 또한 동맹국이 한쪽의 다른 1국과 전쟁을 하는 경우도 동맹국이 참전하기로 하였다 2차 조약 조인 후 을사조약이 같은 해 11월 17일에 체결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 기한은 10년 동안이었으나, 1911년 7월 13일 다시 개정되어 다시 10년 동안 연장하였으며, 미국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일본은 미국과 이미 가쓰라 태프트 밀약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보장받고 있었다.

3. 가쓰라 테프트 밀약

1905년 7월 루스벨트는 육군성 장관 윌리엄 태프트를 일본으로 보내어 일본의 한국 지배를 사실상 인정하는 절차를 밟게 하였다. 태프트를 일본으로 보내기 전, 루스벨트는 한국 문제에 관해 자신의 의도가 무엇인지 태프트에게 미리 알려주었다. 일본이 한국을 지배한다는 조항이 포함되는 한 나는 강화 조약의 일본 측 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내용이었다. 가쓰라가 한국 문제에 관해 언급하길, 한국 문제는 러일 전쟁의 필연적 귀결로서 최종적 해결안이 타결되어야 하며 일본은 “한국이 이전의 상태로 환원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부득이 몇 가지 확실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태프트는 “귀하의 견해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부연하기를,

한국이 일본의 동의 없이 외국과 조약을 맺지 못하게 요구하는 범위에서 일본의 군대로써 한국에 대해 종주권을 확립하는 것은 현 전쟁의 필연적 결과요, 극동의 항구적 평화에 직접적으로 이바지할 것이다.

이 회담의 진행과 결과에 대해 루스벨트는 즉시 태프트에게 전문을 보내어 “당신이 가쓰라 백작과 나눈 대화는 모든 면에서 절대적으로 타당하다.”하여 태프트의 언급을 대통령 자신의 의견으로 인정하는 한편, 가쓰라 태프트 밀약의 내용을 미국의 공식 입장으로 재확인해주었다. 이 두 중심부 제국주의 국가 사이의 ‘숨김 없는 양해’는 한국 몰락의 운명을 재촉하였다.

Ⅴ. 결론

러 일 전쟁으로 인한 급격한 일본의 군사적, 정치적 위상의 성장은 조선 식민지화를 가속화시켰다. 또한 러 일 전쟁 이후, 조선에 대한 열강들의 태도는 조선 외교력의 취약성과 조선의 서구열강에 대한 이해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음을 반증한다.

한국은 절대적으로 일본의 것이다. 물론 한국이 독립국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은 조약(조미간의 우호적 중재 혹은 거중조정을 명시한 1882년의 조미 수호 조약을 의미)에 의해 엄숙히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그 조약을 시행하기는 무력하다. 한국인 스스로가 자신을 위해 할 수 없는 일을 이해관계가 없는 다른 나라가 한국인을 위해 시도하리라는 가정은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조선은 ‘군사력과 외교력의 관계는 현금과 수표와의 관계와 같다’는 당시 절대적 제국주의 세계적 정세를 간과하였고. 결국 조선의 사대적인 입장은 조선을 파멸의 길로 몰아넣었다. 뿐만 아니라 러일 전쟁이 현 동북아에 시사하는 점은 여전히 크다. 비록 1905년의 동북아 정세는 현 동북아 정세와는 큰 차이가 있으나 한반도는 여전히 동북아 정세의 핵(核)으로써 존재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급속한 성장은 다시금 대륙세력과 일본, 미국으로 대변되는 해양 세력의 대립각을 첨예하게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100년 전 조선이 간과했던 문제를 또 다시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참고 문헌

강만길(2006),『고쳐 쓴 한국근대사』, (파주 : 창비).

김기정(2003),『미국의 동아시아 개입과 역사적 원형과 20세기 초 한미 관계 연구』, (서울 : 문학과 지성사).

로스뚜노프 외 전사 연구소, 김종헌 옮김.(2004),「러시아의 극동 정책과 국제관계」,『러 일 전쟁사』, (건국 대학교출판부).

송금영(2004),『러시아의 동북아 진출과 한반도 정책(1860 - 1905)』, (서울 : 국학 자료원).

서경교 김웅진 외(2001),『동아시아 정치변동 : 연구의 쟁점과 전략』, (고양시 : 인간사랑).

장필현(2005),『일본의 역사와 외교』, (서울 : 아진).

최문형(1993),『제국주의 시대의 열강과 한국』, (서울 : 민음사).

Paul A. Baran, The Political Economy of Growth (New York : Monthly Review Pres,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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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04년 2월 8일 뤼순항 : 결판나지 않음

1904년 2월 8일 제물포 해전 : 일본 승리

1904년 4월 30일 - 5월 1일 압록강 : 일본 승리

1904년 5월 25일 - 26일 남산(요동) : 일본 승리

1904년 6월 14일 - 15일 텔리수 : 일본 승리

1904년 7월 17일 모티엔 : 일본 승리

1904년 7월 24일 대석교 : 일본 승리

1904년 7월 31일 시무쳉 : 일본 승리

1904년 8월 10일 황해 해전 : 전략적으로는 일본 승리. 전술적으로는 결판나지 않음

1904년 8월 14일 울산 해전 : 일본 승리

1904년 8월 19일 - 1905년 1월 2일 뤼순항 포위 : 일본 승리

1904년 8월 25일 - 9월 3일 요동 : 결판나지 않음

1904년 10월 5일 사하 : 결판나지 않음

1905년 1월 26일 - 27일 산데푸 : 결판나지 않음

1905년 2월 21일 - 3월 10일 봉천 : 일본 승리

1905년 5월 27일 - 28일 쓰시마 해전 : 일본 승리

2) [Treaty of Portsmouth] 러일전쟁을 종결시키기 위해 1905년 일본과 러시아가 맺은 강화조약

3) Paul A. Baran, The Political Economy of Growth (New York : Monthly Review Pres, 1968), pp. 151 - 62

4) 바란은 이를 구체적으로 ① 일본 국민의 후진성과 빈곤, 일본의 자원 부족 등으로 상품 시장이나 원료 공급지로서의 매력이 인도나 중국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는 점 ② 서유럽 국가 특히 영국은 일본을 정복하지 않고도 중동, 인도, 중국만으로도 해외 시장이 충분하였고, 일본 개국의 시기가 종래의 해적 행위로부터 근대적 제국주의로 전환되는 시점이었다는 점 ③ 제국주의 강대국의 경쟁 격화가 미국의 세계무대로의 등장으로 인해 국가간의 무력 외교에 대한 억제와 균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였다.

5) 일본 의회제도 체제 아래 최초의 총리. 서양의 군사제도를 받아들이는데 힘을 쏟았으며, 1894년 청일전쟁 때 조선에 주둔하는 제1사령관, 1898년 원수가 되었다. 1903∼1909년 이토 히로부미와 함께 번갈아 추밀원 의장직을 맡았고,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공작 작위를 받았다.

6) 1870년대를 전후하여 일본 정계에서 강력하게 대두된 한국에 대한 공략론

7) 동청철도 보호라는 명목으로 병력을 파견하여 만주 북부에서 남하하였다.

8) 청조(淸朝) 말기인 1900년 중국 화북 일대에서 일어난 반외세적 농민투쟁

9) 1902년 영국과 일본이 러시아를 공동의 적으로 하여 러시아의 동진을 방어하고 동시에 동아시아의 이권을 함께 분할하려고 체결한 조약

10) 제 1차 러시아 혁명 : 러시아에서는 1900년대에 들어서면서 극심한 공황, 실업자의 증가, 임금의 저하, 지가 폭등 등으로 고조된 노동자의 반정부운동과 자유주의자의 입헌운동이 러 ·일 전쟁에서의 패배를 계기로 폭발되기 시작하였다

11)  Roosevelt, "The Belgian Tragedy", Works, vol. 18, p. 21.

12) 클라우제비츠 ‘선군정치‘

[Tillz]

정치적인 동란은 자칫 국가의 급속한 붕괴로 이어진다는... 러시아도 그렇지만 제정 독일도...

[깜빡이]

님의 말씀은 약간 주객전도인데, 애초에 러시아가 일본과 붙은 것부터가 국내에서 혁명이 발발할려고 하니 국민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시작한 겁니다. 경제사정도 별로 안좋고 이렇다할 치적도 없는데 전쟁이라도 해서 승리라도 거두면 황제의 인기가 조금은 올라가지 않겠는가, 라고 안이하게 생각하고(일본을 꽤나 만만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니) 별 준비도 없이 시작했다가 박살나니 불난 곳에 기름부은 꼴이 된거죠. 님 말씀대로 러시아에서 혁명발발 안 했다면 강화회담에 나서지 않았겠지만 그건 애초에 불가능한 가정일뿐입니다.

[Tillz]

당시 국제 정세도 러시아에게 매우 불리했습니다. 영국과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구요. 타 열강 또한 러시아가 동북아에서 절대적 지위를 행사하길 원치 않았습니다. 따라서 반대급부로 일본은 다행스럽게도(?) 열강들의 지지와 협력를 받아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은 시기와 운이 맞았던 겁니다..

[안타레스]

동해해전에서 괴멸당한 발틱함대에 러시아 귀족 자제들이 다수 배치되어있었는데 괴멸당해서 종전을 요구하는 귀족들이 많았다는것도 러시아에 크리티컬로 작용했다는;;

[안타레스]

러시아 차르는 계속 전쟁수행을 원했는데 깜빡님과 Tillz님 께서 말씀하신거하고 발틱함대괴멸등 크리로 러시아는 진게 진것도 아니고, 일본은 승전한게 승전한게 아닌데도 군부는 자기네들 힘으로만 승전한걸로 착각해서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는 주요원인이 되었다네요;;

[깜빡이]

일본입장에서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것이 단순히 러일전쟁에서 쉽게 이겨서, 같은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실상 일본의 군국주의화는 메이지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문제이고, 태평양전쟁은 중일전쟁에서 전선이 교착화되고 자원부족(특히 석유)에서 허덕이는 상황에서 미국과 네덜란드가 일본에 대한 최혜국대우 취소, 석유금수조치를 취하자 유럽전쟁으로 인한 극동에서의 군사력 공백을 적극 활용하자고 생각하고 시작한 것입니다.

[안타레스]

깜빡님ㅡ.ㅡ 님께서 말씀하신거하고 제가 말한거하고 결국 연결되는데요.;;

[안타레스]

그리고 전 단순하게 러일전쟁에서 이겨서 미국을 다음 타겟으로 했다는게 아닌데요ㅡ.ㅡ 님이 말씀하신 상황에서 해군과 내각의 미일교섭을 통해 전쟁을 막겠다는것을 러일전쟁에서 승리의 열매를 맛본 군부와 국민들에게 그 과정에 어떤 도움이 있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싸우면 이기고, 이기면 막대한 이익을 가진다(물론 러일전쟁과 1차대전모두 포함하는거죠)라는 생각을 가지게 해서 미일교섭을 통해 전쟁을 회피할려는 해군과 내각에게 미국에게 전투행위 중지및 만주사변 이전으로 복귀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응할수 없게 몰아붙혔고, 결국은 미국에게 일방적인 양보만 요구할수 밖에 없도록 교섭카드를 제한 시키버리고, 님께서 말씀하신

[안타레스]

대로 하와이의 미함대에 타격을 주어서 동남아시아를 선점해서 그곳에서 자원수급도 받고 미함대가 복원되기전에 이를 완료해서 대동아공영권을 인정받자는 측면에서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다 라고 쓰게 되면 위의 본문과 전혀 관계없는 댓글이 되니깐 간단하게 쓴걸 단순하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고 하시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