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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 15 - 통속, 신파, 유치찬란
씬1. 프롤로그, 몽타주
1, 휴양지, 시내, 낮.
전통춤을 추는 사람들과 같이 신나게 춤을 추는 준영과 수경, 민철과 윤영, 서우의 모습 뒤로,
지오, 의자에 앉아, 준영과 수경의 노는 양을 꼬나보며, 주스를 마시고 내려놓다가, 주스를 잘못 놔 엎지르고,
주변 눈치 보며, 손수건으로 옷을 닦는, DIS.
준영 : (N) 나는 정말 드라마에서는 물론 인생도, 이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이렇게 통속적으로, 이렇게 유치찬란하게 다른 남잘 이용해(이때, 수경 보여지는) 싸구려 질투심을 일으켜
사랑을 확인하는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는 듯, 마냥 밝은 준영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는) 짓은 정말이지 꿈에도 하기 싫었다.
2, 휴양지, 시내, 낮.
모두다 길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고 있는 상황.
민철, 윤영, 서우, 아이스크림을 받아서 맛있다하고 먹으며 가고,
주인, 아이스크림을 떠서, 서있는 준영에게 주려하고, 준영, 받으려는데, 지오, 그걸 낚아채 먹으며 가는,
준영, 어이없고 속상해 지오를 보는, 수경(기분 좋은), 아랑곳 없이 주인에게 영어로 ‘많이, 많이’하고,
준영, 화가나, 지오에게 가서, ‘어디서, 새치기야’하며 아이스크림을 뺏으려하면, 지오, 안뺏기려 하며 실랑이하다,
‘그래, 먹어라’하며 준영의 입에 아이스크림을 넣는, 그 바람에 준영의 입가가 아이스크림 범벅이 되게 하고 가고,
준영, 분하고, 화가나, 가는 지오를 눈가 붉어보는, DIS.
준영 : (N) 게다가, 이렇게 신파적이기까진 정말정말이지 싫었다.
3, 산타마리오안, 밤.
규호, 미진과 듀엣으로 노랠 부르는데, 한쪽 티브이 화면에 연예계뉴스에 남자, 웃으며, 해진에게 웃옷을 입혀주는 위로
사회자, ‘천지연의 신인 장해진, 데뷔 5개월 만에 벌써 재벌 2세와의 스캔들이 인터넷을 후끈 달구고 있습니다’하고, 멘트하는,
규호, 어이없고 서글프게 티브이를 보며, 노래에만 열심인,
준영 : (N) 정말 선배들 말처럼 어쩌면 하늘아래 별다른 드라마도,
4, 보석점, 안.
민철, 진열대에서 반지를 보고 있는, 그때, 종업원, 반지 하나 가져다 주면, 기분 좋고, 설레게 그 반지를 보는,
준영 : (N) 별다른 사랑도 없는 것일까?
5, 빌라, 준영의 침실 안, 밤.
서우, 코를 곯며 자고, 준영의 몸에 다리를 얹는, 준영, 그런 상황이 불편해서 뒤척이는 얼굴 위로,
*플래시컷>>
지오와 침대에서 장난치던, 준영의 모습,
준영, 뒤척이다, 더는 못참고, 이불을 들고 침실을 나가는 모습 서너컷 교차되는,
준영 : (N) 드라마와 삶의 본질이란 게 어쩌면 정말 다 별 거 아닌데,
6, 빌라, 거실, 밤.
지오, 대본을 보다 이불도 안덮고 쪼그리고 자는, 준영, 이층에서 내려 오다, 그런 지오를 안쓰레 보고, 가서,
자기가 가져온 이불을 덮어주는, 그러다, 문득 화가나, 이불을 다시 뺏어서, 맞은편 소파로 가서, 이불을 덮고, 눕는,
그러다, 맘이 불편한지 다시 일어나, 이불을 가져가 지오에게 화나는 걸 참고 대충 덮어주고,
지오의 머리맡에 쪼그려 앉아(지오는 소파에, 준영은 그 소파아래 앉은 상황) 속상하고, 그립게 지오를 보는,
그러다 제 무릎에 제 얼굴을 파묻는, DIS.
준영 : (N) 다만 나는 아직 너무 어려 그걸 모르고 있는 것뿐일까? 정말 그렇게 믿고 싶지 않은데,
자막 : 통속, 신파, 유치찬란
씬2. 빌라, 거실 창가 밖, 낮
윤영, 민철, 서우, 지오, 준영, 각자들 편안하게 앉아, 군것질을 하며, 드라마를 보는
(지오의 단막극,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연결해보는 상황),
카메라, 창가에서 안의 풍경을 잡는,
민철 : 세상 좋아졌다, 외국 나와서 방송을 다운받아 이렇게 보고. (편안한 웃음 띠고) 정선생 연기봐라,
씬3. 빌라, 거실 안, 낮
민철 : 보통땐 별론데, 화면에선 어떻게 저렇게 팽팽하게 긴장감이 흐르시는지.. 어린작가가 써서 대본 어설퍼,
(지오(화면만 보는)보며), 연출 어설퍼.. 그런데도 연기자가 좋으니까, 그만그만 넘어가네.
지오 : (민철 어이없이 보는)
서우 : (드라마에 푹 빠져, 소파에 기대) 진짜 나이든 배우랑만 일하고 싶다, 죽인다, 연기.
윤영 : (화면을 보며, 민숙과 일우에 연기에 감탄, 부러운듯) 선생님들 연기보면 정말 신경질나게 잘해.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럽지,
애들도 쫌만 하면 쪼가 생기는데, 어떻게 저렇게 쪼하나 없이, (하고, 민철에게 와인을 따라주는)
준영 : (말꼬리자르며) 쪼? 쪼가 뭐야?
윤영 : 틀에 박힌 거, 슬프다, 눈물 주룩, 아프다, 미간 찡그리고, 사랑하면, 폼잡고..그런 거.. 근데 선생님들은 안그런다고.
울지 않아도 슬프게, 미간을 안 찡그려도 아프게..사랑해도 담백하게, 욕을 해도 정이 묻어나게 ..끝없이 하던 대로 안하고
(웃으며) 연구한다고? 넘치지 않지만, 부족하지 않은,
민철 : 얜 아직 그런 거 잘 몰라. 상투와 보편, 페러디와 표절도 구분 못,
준영 : (민철 꼬나보면) ?
민철 : 내가 뭐 틀린 말했냐? 너 모르잖아.
지오 : (준영 보며) 가르치면 뭐하냐? 잊어먹음 그뿐인데.
준영 : (지오 보면)
지오 : (화면 보며) 상투, 새로울 것 없는 이미 너무나 익순해져 습관이 되어 버린 것, 보편, 일반적인 것.
드라마적, 철학적의미로 말한다면, 우주와 존재의 관계를 관통하는 이치. 페러디와 표절, 베끼기와 작가의 새로운 재해석의
차이라고 내가 너 첫 작품 나간 날 포장마차에서 술 사주며 귀에 못이 박히게 (준영 보며) 얘기 안했어?
준영 : (화난, 애써 참으며, 비아냥, 보며) 아, 기억난다. 내 작품이 보편과 페러디를 가장해, 상투와 표절에 가깝다고,
게거품 물었던 거, 기억난다, 나.
지오 : 뭐, 게거품?
윤영, 서우, 민철 : (두 사람을 보면) ?
준영 : 또 게거품 무네, 근데 그거 알어, 나중에 선배한테 욕먹었던 내 작품은 해외 나가 상 타고,
당시 선배가 했던 작품은 표절시비난 거?
지오 : (화난) 말 그대로 표절시비거덩? 표절판정이 아니라?
준영 : 시비나 판정이나?
지오 : (버럭) 너 자꾸 말 그 따위로 할래?!
준영 : 그러다, 눈알 나오겠다.
지오 : 야!
서우 : (화면 보며, 버럭) 어우, 시끄러, 니들은 왜들 그렇게 만나기만 하면 싸우고, 난리야! 드라마 좀 보자, 드라마 좀!
준영 : (혼잣말처럼, 지오에게서 고개 돌리며, 답답한 듯, 궁시렁) 정말 꼴 보기 싫어.
윤영 : (재밌는, 옆의 쿠션 전해주는)
민철 : (옆의 작은 여러 개의 쿠션 던지며) 둘 다 꼴 보기 싫어! 나가!
지오, 준영 : (잽싸게 쿠션 피하며, 못들은 척 화면을 보며, 서로에게) 조용히 해.
*점프컷>>
준영, 지오, 윤영, 민철, 서우, 수경이 사온 음식들을 먹으며, 얘기하는,
서우, 민철, 윤영, 음식이 제법 맛있다고 하며 음식을 맛있게 먹고,
수경 : (음식을 게걸스레 먹으며, 큰소리로 생색내며) 당연 맛있지, 내가 이 음식 살라고 생판모르는 이누무 동넬
땀을 한바가지나 쏟으며 얼마나 뒤지고 다녔는데,
준영 : (음식 먹으며, 웃으며) 누구 땜에?
수경 : (버럭, 준영 보며) 누군 누구 땜에야, 너 땜에지?! (그 바람에 음식물이 준영의 얼굴에 튀는)
준영 : (야단치는 것 같지만, 재밌는 듯 웃으며) 야...(웃으며, 수경의 등을 치는)
수경 : (웃으며) 미안, 미안, 미안, (하며, 준영 얼굴의 음식물을 떼서 먹는)
준영 : 왜 이럴까, 정말..(하며, 휴지 빼서, 수경의 손을 닦아주는)
윤영 : (혼잣말, 재밌는, 민철의 귀에 대고) 은근 여우야.
서우 : (윤영 툭 치고, 지오를 보면)
지오 : (화난 채, 음식만 먹는)
수경 : (음식 먹으며) 참, 나 어제 시놉 봤는데, 진짜 이작가님, 남자캐릭터 죽이드라. 의리작렬, 순정작렬, 패기작렬,
내가 작가님이 있어서가 아니라, 조태일이가, 나중에 뇌종양 걸려, 지금까지 가진 것 다 버리고, 강희에게 찾아가,
(연기하듯) 내가 이렇게 됐어도, 내가 좋아요? 그러면 한번 살아보자 그럴 때, 야씨, 진짜 남자답드라. 거침없잖아,
세상의 편견, 사랑에 대한 의리, 사람에 대한 숭고함, 내가 그거 보면서 형이 그동안 말해왔던 인간다운 인간이
바로 이 캐릭터구나! 했잖아.
서우 : (무심히, 음식 먹으며) 크크..정감독이, 그 캐릭털 정말 사랑하지. 캐릭터 잡는데, 아주 그냥 지가 작가처럼 팔 걷어붙이고,
준영 : (지오를 빤히 보며, 음식 먹으며, 말꼬리자르며, 담담히) 가만 보면 입만 살았어.
지오, 서우, 수경 : (모두 준영을 보는)
윤영 : (민철의 귀에 대고) 쫌 쎄다.
준영 : (지오만보며, 편안하게) 말발세다고. 본인은 절대 그렇게 안살면서 그저입만..드라마가 인생이라고? 드라마가 구라아니고?
지오 : (준영을 꼬나보는(?))
수경 : (지오를 보다, 준영 보며) 야, 너 무슨 말을 그렇게 싸가지 없이,
준영 : (냅킨으로 입 닦으며, 지오 보며, 짐짓 담담히) 본인 같음 어떡할 거 같애. 자신보다 잘살고, 자신보다 영리하고,
자신보다 순수하고, 자신보다 사랑에 진지한 여자...솔직히, 버겁고, 쪽팔려, 도망가고 싶지 않어?
조태일처럼 진솔하게..그렇게 못하지? 조태일은 환상이지? 드라마가 환상인 것처럼? 그지?
지오 : (준영을 빤히 보는)
윤영 : (재밌는, 서우의 귀에 대고, 작게) 너무 재밌어? 끝날까 무서,
서우 : (웃음나지만 안웃고, 윤영 귀에 대고) 나도.
수경 : 임마, 형은 드라마가 곧 인생이고, 인생이 곧 드라마라고 신입부터 지금까지 쭉 초지일관 생각해온 사람,
준영 : (지오만 보며) 진짜, 사람 여럿 속였다, 얘도 선배에 대해 잘 모르네.
수경 : 뭐? (하고, 준영 보다, 지오를 보면)
지오 : (준영을 보며, 어이없게 웃음 띠다 이내 사라지는, 깊게 한숨 쉬며) 아우..(생수병 들고 물마시다가, 물이 없는, 팽개치는)
민철 : 얌마, 너 뭐하는 짓이야?
윤영 : (민철을 툭치는)
지오 : 물 사러가요. (하고, 나가는)
수경 : 형, 물은 내가 사올게, 내가. 형! (하고, 따라 나가는)
윤영 : (준영 보며, 웃음 띤) 한판 붙자는 거야? 뭐야?
준영 : 선전포골 누가 먼저 했는데? 붙자면 못붙을까. (하고, 음식 먹는)
윤영 : (낄낄대고, 웃다가, 웃음 참으며, 고개 숙인 채, 서우(등 돌리고, 뭔가 적고 있는)보고) 인간아, 그 와중에 또 쓰냐?
서우 : (웃고, 적으며) 가만있어봐. 잊기 전에 써야 돼.
민철 : (웃고) 다른 건 몰라도 아까 준영이 입만 살았단 대산 꼭 (하다, 준영과 눈 마주치고, 음식 놓고) 참 나 일 있다.
(하며, 가며, 윤영에게 윙크하는)
윤영 : (작게 웃고, 준영 보면)
준영 : (고개 돌려, 음식만 먹는)
씬4. 편의점안 + 밖, 낮
지오, 물을 꺼내는데, 수경, 옆에서 눈치 보며,
수경 : (눈치 보며) 호텔서 시킴 되는데..왜 여기까지 나와?
지오 : (화나는 것 참고, 물 고르고, 계산대로 가는) 돈이 썩어나냐?
수경 : 형, 주준영이한테 화났어?
지오 : (돈 내며) 아니.
수경 : 그럼 나한테 화났어?
지오 : (짜증나는, 버럭) 내가 너한테 왜 화가, (하다, 멈추며) 신경쓰지마, 작품 땜에 그래, 작품 땜에. (하고, 나가는)
수경 : (따라 나가며, 지오의 목에 팔을 두르며) 캐스팅 얼추 됐다며? 대본도 맘에 들고?
그리고 이제 내가 연출부에 들어가는데, 뭐가 걱정이야?
지오 : (생각 많은)
수경 : 이번엔 정말 내가 확실히 서브할테니까, 형이 원하는 대로 다 찍어, 다! 스탶도, 배우 컨트롤은 나한테 다 맡기고,
형은 그냥 시청률하고 작품성만..그리고 내가 이번에,
지오 : (가는)
수경 : (은밀하게) 내가 손규호작품 하면서 그자식의 비장의 노하우 완전 내 대가리에 입력 지대시켰어, 내가 형 싹 다 알켜줄게!
내가 가만 보니까, 손규호 그게 잘찍긴 잘찍드라. 내가 보기엔 걘 천재야. 특히 멜로는 그냥, 아주 그냥 사람 애간장 녹이게
야사시한 게, 그러니까 내말은 형도 이번에 너무 진지하게 그러지 말고, 된장을 좀 풀,
지오 : (멈춰 서서, 보면)
수경 : (아차 싶은) 형, 어..그러니까 내말은 형이 뭐 손규호만 못하다기보다는, 형도 잘하지만, 좀 더 잘할 수 없게
지금도 참 잘하지만, 그래도 그것 보다, 좀더,
지오 : 너 준영이 많이 좋냐?
수경 : (갑자기 웃으며, 계면쩍어 웃는) 별로..
지오 : 솔직히 말해.
수경 : 내가 언제 여자한테 빠지는 거 봤냐? (하다가, 길거리의 상인이 1달러에 뭔가를 팔면, 그쪽으로 가며)
어, 저거 나 3달러 줬는데, 왜 여기선 1달러야.
지오 : (수경 보다, 착잡한)
씬5. 호텔일각, 낮
서우와 준영, 윤영(화려한 드레슬 입은), 걸어오며 말하는,
서우 : 언닌, 그런 걸 돈 주고 사?
윤영 : 그럼 땅에서 캐?
서우 : 안 불편해?
준영 : 안 불편하겠어요? 불편을 감수하고 입는 거지. 나도 입고 싶다.
서우 : (보며) 왜 양수경 보여주게?
준영 : (밉게 보며) 친구라면 그렇게 말하지 말지?
윤영 : 그럼 친구람 어떻게 말해야 돼? 정지오 보여주게, 그렇게?
준영 : (어이없이 보며) 자꾸 그럴래?
윤영 : 담 작품 뭐해? 나 들어갈 거 있나?
서우 : 스릴러한대? 스릴러? 귀신 할래? (준영 보며) 정지오가 싫어?
준영 : 싫어.
윤영 : 싫은데 왜 싸움을 걸어?
준영 : (멈춰서며, 보면)
윤영 : 우린 싫음 말도 걸기 싫은데, (서우에게, 웃으며) 우리랑 좀 달러, 그지?
준영 : 되게 재밌어한다?
서우 : (멈춰서며, 준영에게, 편하게) 그럼 슬프냐? 이 얘기가 재밌지.
준영 : (어이없는) 그렇게 말함 안되지. 이작가님.
윤영 : (멈춰 서서, 따뜻하게, 서우에게) 그래, 맞다, 그렇게 말함 안된다. 남은 가슴에 피멍드는데, 웃다니, 안되지.
(준영에게) 근데, 양수경 가슴에도 자칫, 피멍 들겠드라. 신경 좀 써.
준영 : ?
윤영 : (나가며) 자 난 그럼, 김민철이랑 데이트 간다.
서우 : 잘 놀다와요!
윤영 : (장난스레, 춤추듯 가면서) 어.
서우 : 가끔 저 언니 멋있지?
준영 : 배우나 작가는 독한 말하는 걸 멋지다 그래?
서우 : (어이없이 보며) 양수경 가슴에 피멍들겠단 말이 독설이냐?
준영 : (서운해, 버럭) 윤영선배도 언니도, 양수경이랑 친해, 나랑 친해? 내가 더 친하잖아,
그럼 날 위로해야지? 지금 누굴 위로해?
서우 : (준영의 팔짱끼며, 걸어가며) 산책이나 가자, 산책이나.
준영 : 말꼬리 돌리지 말고?! 말해봐봐?!
서우 : (가며, 버럭) 할 말이 있어야 말을 하지, 니 말이 맞는데?
준영 : (눈 흘기며) 아으, 정말..그러니, 혼자 살어. (하고, 어이없어, 웃고)
서우 : (준영 보며, 웃으며) 내 대본 어때? 재밌지, 말해봐봐, 재밌지, 재밌지?
씬6. 달리는 차안, 밤
옛날 팝송이 흘러나오는, 윤영, 기분 좋게 노랠 흥얼거리며 껌을 씹으며, 거울 보며 화장을 고치고 있는데,
그때, 전화오고, 창주(렌터카를 모는)전화를 받는,
창주 : (밝게) 네. 이창줍니....
윤영 : (창가를 보는) ?
창주 : (이상한) 무슨 말씀이세요?
윤영 : (창주를 보는)
씬7. 휴양지, 카페 밖 + 안, 밤
민철, 조금은 들뜬 모습으로 주스를 마시다, 반지함을 보고, 다시 주머니에 넣고, 시계 보고, 주스를 마시는,
윤영 : (E, 편안한) 내가 말 안한 게 뭐가 있겠어,
씬8. 달리는 차안, 밤
윤영, 전화하는 소리 들리는,
윤영 : (어이없이, 웃으며) 뭐,주가..조작?..이봐요,신변호사님, (웃음가신) 신변호사님은 내가 주가조작할 만큼 머리가 좋아 보여?
(차가 덜컹하고, 창주에게, 갑자기 화난, 버럭) 야, 너 운전 제대로 안해!
창주 : (땀나는, 긴장해, 운전하는) 죄송합니다.
윤영 : (냉정해지는) 나한테 떠넘기는..(사이) 가서 얘기해. (하고, 전화 끊고, 한쪽에 둔 옷 갈아입으며, 창주에게) 차돌려!
창주 : (룸밀러로 보면) ?
윤영 : (옷 갈아입으며) 차 안돌리고 뭘 멀뚱이 봐, 차 돌리란 말 안들려?! 서울 간다잖아!
씬9. 도로, 밤
크게 유턴해서, 달리는, 윤영의 차 보이는,
씬10. 카페 안, 밤
민철(초조하고, 답답한, 조금은 불안한), 종업이 주고 간 메모지를 보는,
창주 : (E) 윤대표님 급한 일이 있어 서울 가십니다.
민철 : (메모를 가만 보다, 화를 참고, 메모질 구겨서 주머니에 넣고, 나가는)
씬11. 카페밖 거리, 밤
민철, 화가 나고 속상해, 빠른 걸음으로 카페를 나와 길거릴 걸어가는데, 전화가 오는, 멈춰 서서, 받는,
민철 : (받으며, 답답한) 네, 김민철.. 누리야, 너.. 왜 그래? (하다가, 얼굴 굳는, 멍한)
씬12. 휴양지, 공항, 밤
윤영, 창주, 들어가는,
씬13. 빌라창가 밖 + 안, 밤
창가로 보면, 준영, 가방에 짐을 챙기고 있는, 큰수동 카메라를 제 가방에 넣는,
그때, 이층에서 지오 짐가방을 챙기고 내려오는,
지오 : 주준영, 그 카메라 무거우니까, 내 가방에 넣어.
준영 : (말없이, 가방에 카메라 넣고, 물건을 챙기는)
지오, 준영을 물끄러미 보다가, 준영의 가방 쪽으로 가서, 카메라를 꺼내, 제 가방에 넣으려는데,
준영, 카메라를 뺏어, 제 가방에 도로 넣으며,
준영 : 신경 꺼!
지오 : (화나는, 준영 보며) 진짜 정말..(하고, 다시 카메라 뺏어, 제 가방에 넣으려 하면)
준영 : (다시 뺏으며) 신경 끄랬지?
지오 : (화난, 서서히 격앙되는) 너, 언제까지 이럴 건데, 언제까지, 나만 보면 눈 흘기고, 말끝마다, 토 달고, 갈구고,
대체 언제까지, 그럴,
준영 : (같이, 소리치는) 착각 좀 그만해?!
지오 : ?
준영 : (답답한, 머리 쓸어올리고, 지오 보며, 짐짓 편하게) 우리 헤어지고 선배 나한테 집에 잘 갔냐, 전화 걸고,
길거리에서 어디 가냐 말시키고 그런 거, 미련이었어? 아님 단순히 후배로서의 안부였어?
지오 : ?
준영 : 후배로서였지? 첨엔 나도 믿고 싶지 않았는데, 두고두고 관찰한 결과.. 아, 정말 이사람은 내가 후배네. 진짜, 감정 없는
후배네하고, 믿겨지드라. 이제 선배가 날 좀 믿어주지. 내가 말했지, 지지난밤 욕실에서, 이제 그만둔다고!
지오 : (서운하고, 화나고, 복잡한, 준영 보는, 눈이 자꾸 침침해지는) ..
준영 : 그리고 오늘 내가 선배한테 말하건, 갈군 게 아니야, 토단 게 아냐, 미련이 남아, 껄떡댄 건 더더욱 아니고.
지오 : (버럭대는) 그럼 뭐야, 자식아! 사람들 있는데, 내가 하는 말끝마다 받아치고,
준영 : (버럭대는) 그건 받아친 게 아니라, 충고지?!
지오 : ?
준영 : (속상하지만, 진심인) 내가 정말 참을라고 해도 참을 수가..선배, 지금껏 나, 양수경, 민희, 병욱이 철이 그런 후배들한테
뭐랬어? 작품 따로 인생 따로 살지 말랬지? 작품이 곧 그 사람이어야 한다고 뻑하면 침 튀기며 열변 토했지?
드라마가 뭐 별거냐? 대충 사람들 좋아하는 거 발라서, 시청률 나옴 되지, 거기에 무슨 인생이 있어! 그렇게 살면
나도 편했어! 근데, 너 기어이 날 설득해서 니 편으로 만들었지? 그리고 선배 넌 어떻게 살았어? 아까 그 작품만 해도 그래,
중산층 중년부부의 쓸쓸함을 말한다고? 가질 거 다 가져도 인생의 외로움은 어쩔 수가 없는 게 인생이라고? (눈가 붉어,
맘 아픈) 그럼 남들 보기에 가질 거 다 가진 울엄마도, 쓸쓸함은 있겠네? 그걸 진짜 니가 이해해!
지오 : (맘 아프게 보는데, 오른쪽 눈에 보이는 준영의 모습이 주변은 까맣고, 콩알만하게 구멍이 난 듯 보이는)
준영 : (눈물 나는, 참으며) 게다가, 새로 할 드라마는, 진정한 사랑얘기라고? 죽음을 넘나드는?
지 여자친구가 지 기 좀 죽이게 잘산다고, 순간의 쪽팔림도 못이겨서, 전전날까지 부둥켜안다가,
하루아침에 고만 끝내 자고 말한, 니가, 야.. (맘 아픈, 비아냥, 소리치는) 말도 정도껏 번지르르하게 해!
지오 : (눈가 붉어, 보는, 맘 아픈)
준영 : 애인 잃은 것도 화나죽겠는데, 하늘같이 존경한 선배가 지금까지 한말이 모두 구라였다는 걸 인정하기까지
난 좀 시간이 걸릴 거 같애, 그러니까, 그때까지 건드리지마! 알았어! (하고, 짐 챙기는)
지오 : (맘 아프게 보는데)
그때, 수경 졸린 얼굴로 내려오며,
수경 : 뭐야? 왜 이렇게 시끄러?
준영 : (가방 챙기며) 넌 잠이나 자!
지오 : (방을 그냥 나가버리는)
수경 : (지오 보고, 준영을 보는, 뭔가 싶은, 조심스레) 나 잠깼는데..
준영 : (속상하게) 그럼 짐이나 챙기든가, 낼 가는데 아침에 부산떨지 말고.. (하고, 걸어가다, 수경을 툭 치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N) 이쯤에서 우린 어쩌면 모두 백기를 들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씬14. 몽타주
1, 바닷가, 밤.
민철, 서우 심각하게 얘기하며 걸어가는,
서우 : (걱정스레) 무슨 일이 있겠지, 아무 일도 없는데, 뭐한다고 이 밤에 서울을 갔겠어.
민철 : (생각 많은) ...
서우 : 좋아한다며, 서로 간에 그 정도 믿음도 없냐?
민철 : (앞만 보고, 가며) 애 엄마가 결혼한다네. 누리가 나랑.. 살재. (하고, 가고)
서우 : ?! (뒤에서 그런 민철을 걱정스레 보는)
준영 : (N) 냉정한 현실 앞에서, 사랑이란 건 차라리 철없는 유치찬란임을,
2, 서울 공항출입구, 낮.
윤영, 창주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나오고, 그때, 벤이 오면, 윤영, 창주 벤에 올라타는,
‘성소유와의 스캔들이 사실이라고 밝혀졌는데, 인정하십니까? ing공동대표, 이대표와 연애설이 사실 입니까?
주가조작, 성상납 사실을 인정하십니까?’ 등등의 질문이 쇄도하는, 윤영, 담담히 차에 타, 가는,
준영 : (N) 가십이 필요한 사람들 앞에서 이해를 바라는 건 더더욱 구차한 신파가 되는 것을,
3, 휴양지, 도로, 달리는 봉고차안, 낮.
*플래시컷>>
준영, 지오(눈이 아픈지, 창가로 얼굴을 돌리고 있는) 뒷좌석에 앉아있는,
민철과 서우, 수경(낄낄대며, 잡지를 보는) 타고 가는,
카메라, 지오를 잡는, 지오의 시각으로 보면, 밤엔 동전만 하게 보이던 시야가 이젠 그 속까지 조금 흐릿한,
준영, 지오를 일부러 보지 않기 위해 완전히 고갤 틀어 다른 쪽을 보고 있는, 속상하고, 맘 아픈,
준영 : (N) 세련되고, 쿨하고, 멋진인생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것조차도, 우린 이제 인정해야만 하는지도 모르겠다.
*비행기 안, 밤.
준영, 잡지를 보고 있으면, 수경, 같이 보자고하며, 짓궂게 자꾸 준영의 팔에 팔을 두르고,
민철, 자는지 생각하는지 모르게 눈을 감고 있고, 서우, 컴으로 대본을 쓰는,
그때, 비행기가 난기류를 만나 휘청이고, 옆의 지오, 윙하는 이명과 함께 땀을 흘리며, 눈을 껌벅이는데, 눈이 붉게 충혈 된,
방송에선 기류가 이상하다, 모두 안전벨트를 매달라,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하는데,
지오, 안전벨트를 풀고, 화장실로 휘청이며 가는,
스튜어디스, ‘손님, 자리에 앉으세요!’하고, 그 바람에 서우와 수경, 준영, 지오를 보지만, 지오, 아랑곳없이 화장실로 들어가는,
준영, 속상하고 맘에 안들게 지오 보다, 다시 책보고, 스튜어디스, 화장실로 가서 안에 들리게
‘손님, 비행기가 많이 움직입니다, 그 안에 바 잡으세요!’하는,
준영 : (N) 그런데 왜 이렇게 불편한 건지. 아직도 너무 어린 나는, 나도 모르게
*플래시 컷>>
지오, 화장실에서 땀을 흘리며 힘들게 쪼그려 앉아, 윙하는 이명소리 때문에 귀를 막고, 아픈 눈을 껌벅거리는데,
뭔가 이상해, 손으로 눈을 만지면, 피가 묻어나는, 지오,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고, 천장을 보며, 눈을 껌벅거리는,
준영 : (N) 마음 어느 한쪽에서 여전히 드라마처럼 인생의 반전을, 그와 나의 반전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플래시컷>> 도로, 새벽.
엠뷸런스 소리나고, 엠뷸런스 안에, 지오(땀나는, 한쪽 눈을 뜨고, 힘든), 응급처치를 받은 상태로 누워있고,
수경, 걱정스레 ‘형, 괜찮아, 괜찮아? 내 말 들려’하는, 민철, 속상하고, 걱정스레 ‘지오야, 지오야’하는,
*플래시컷>>
달리는 택시 안, 새벽.
준영, 서우, 뒷좌석에 탄, 준영, 계속 울면서, 창가 보며, 있고, 서우, 생각 많은,
*병원, 복도, 낮.
의사 한명, 수술복입고 뛰어가고, 준기, 멀리서, 그 의사를 보는, 그때, 준기, 호출을 받는,
*수술실안, 낮.
지오, 이동침대에 누운, 간호사들에 의해, 수술실로 들어가는,
수술실 천장의 등이 켜지는, 지오, 숨을 헉헉대고 고르는, 주사와 마취 마스크를 쓰는,
*수술실 밖, 낮.
민철, 수경, 각자 걱정스레 있고, 한쪽에선, 준영, 쪼그려 앉아 두 손으로 얼굴가리고, 엉엉대고 울고,
서우, 준영을 안고, 걱정스레 등을 다독 여주는, F. I.
씬15. 검찰청 앞, 다른 날 낮
윤영의 차오고, 수십명의 기자들 윤영의 차로 달려드는,
그때, 창주와 경호원 두어명 내려, 질문하는 기자들을 막아서면,
윤영(청바지에 모자 쓴, 평상복차림), 기자들 막는 창주에게, 말하는,
윤영 : 잠깐만. (돌아서서, 기자들 보며, 담담하게) 검사들 기다린다니까, 30초 안에 끝내요. (하고, 서있는)
기자들, 플래시 세례 터트리고, 이 장면이 티브이화면으로 바뀌는,
씬16. 드라마국 국장실안, 낮
현섭, 민철, 오부장 등등 한쪽 티브이로 윤영이 검찰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윤영 그림 사라지고, 기자 나와 말하는,
화면엔 본부장들, 성소유, 김인창이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검찰로 들어서는 동영상이 나가는,
기자 : 오늘 검찰은 ing의 주가조작과 방송국 관계자 뇌물수수, 성상납과 관련, ing를 수색, 관련서류를 압수하고,
전 케이비씨 제작본부장 서영석씨, 현 케이비씨 편성본부장 이중건씨, 배우 성소유씨, 전ing 소속 로드메니저 김인창씨 등
검찰로 소환 사태파악에 나섰습니다. 이번 사건은 전 ing소속 장해진씨 로드메니저 김인창씨가 검찰에 탄원서를 내면서,
시발이 되었습니다.
오부장 : 윤영이만 힘들게 됐네. (현섭 보며) 윤영이네, 공동대표 이대표랑 김실장 자식은 통털어 해먹고 대체 어디로 날른거래?
현섭 : (민철 눈치 보며) 내가 알면, 검찰 가서 불지, 여깄겠어.
민철 : (말없이, 담담하게 화면만 보고 있는, 성소유의 화면에서 민철로 넘어가는)
현섭 : (답답한, 민철에게) 이렇게 되면 정지오 작품 제작 건은,
민철 : (말꼬리 자르며, 티브이를 끄며) 장프로덕션에서 맡기로 했습니다.
현섭 : (황당한) 야, 야, 야, 김국장 무슨 말이야?! 아직 사태가 어떤지도 제대로 파악이 안됐는데, 그거..윤대표랑 합의,
민철 : (옷을 입으며, 오부장에게) 오늘 공식적으로 통보했습니다. (하고, 나가는)
현섭 : (일어나, 김민철 따라가며) 야야, 김국장, 윤대표가 검찰에 소환됐는데, 대체 통보를 어따가 했...
(말하며, 자리에서 나오다, 오부장 발에 걸려 넘어지고, 아파하고)
오부장 : (일으켜 세워주며) 맘만 급해가지고, 에우..
민철, 국장실에서 드라마국 안으로 나오고,
수경, 캠코더로 지오에게 보낼 영상편지(철이를 인터뷰하는)를 담다가, 민철 보고, 이내, 다시 촬영하고,
두성, 자리에서 인터넷 보다, 나오는 민철의 눈치를 살피는,
규호, 가는 민철에게 말하는,
규호 : 국장님, 오늘 제 막방 시청률 보셨어요?
민철 : (그냥 가고)
현섭 : (다리를 아파하며) 김국장, 김국장, 나 좀 봐봐, 김국장 (하며, 쫓아가고)
철이 : (규호에게) 형은 지금 국장님보고 그 말이 할 소리야?
규호 : (아무렇지 않게) 그럼 뭐가 할 소리냐? 애인이 검찰청에 소환된 것에 대해 기분이 어떠신지 물어보는 거
그게 할 소리냐, 자식아? 지만 생각있는 거 처럼..(하고, 대본을 보고 있는, 준영에게) 너는 정지오한테 안가?
준영 : (대본만 보며, 담담히) 오지말래잖아.
규호 : 그거야 경쟁자들인 우리 같은 놈들한테 지 아픈 꼴 보이기 그래 그런 거지, 너는 아니지, 임마.
준영 : (대본만 보며) 가서 할 말이 없어.
규호 : 왜 할 말이 없어? 수술 잘했냐? 퇴원은 언제 하냐? 먹고 싶은 거 없냐? 이 주준영을 보고싶었냐? 등등,
입만 열면 할 말이 천지구만. 왜 할말이 없어?
준영 : (눈만 들어 보면)
규호 : (준영만 듣게 작게) 이 오빠가 다 안다. 너랑 정지오..그렇고, 그런 거.
준영 : (책을 탁 덮고, 나가는)
규호 : 저저 쏘가지 봐라, 쏘가지 봐.
그때, 수경, 캠코더 촬영하며 규호에게 오며,
수경 : 손선배, 정지오선배에게 동료로써 따뜻한 한 말씀.
규호 : 너 엄살 고만 피우고 병원에서 안나와? 내가 일 끝나고 쉬지도 못하고, 니 작품 프로듀서 들어가는 것도 짜증나는데,
너 입원한 바람에 이번에 나보고 비팀까지 나가라잖아, 콱, 별로 아프지도 않으면서 잔머리 쓰고 있어, 이게.
그리고 이거나 봐. (옆에 있는, 시청률표(붉은 표시된, 시청률 40. 2프로가 넘는) 한번 흔들고, 쫙 펴 보여주는, 웃으며)
사십이다, 이 나쁜 놈아.
수경 : (캠코더 내리며) 아우...(하고, 가는)
규호 : (가는 수경 보며) 야, (시청률표 흔들며) 이거 클로즈업해야지, 어딜 가? (전화 오는, 밝게 받으며) 네, 여보세요?!
너 누구야, 규민이?
씬17. 여자화장실안, 낮
준영, 민희, 손을 씻고 있는, 수경, 캠코더를 들고 서서 말거는,
수경 : 야, 나 팔 아퍼, 내가 지난 5일간 연출부, 스탶들 찾아다니며 이 동영상 찍느라, 발이 부르트고, 입이 부르트는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니가 안함 말이 안되지, 자식아, 자, 고개 돌리고, 화면 봐.
민희 : (씻다가, 큰소리로) 정지오선배, 홧팅!
수경 : (말이 끝나기 전에 밀치며) 넌 어제도 찍었잖아. 준영이 너 말해, 어서.
민희 : 좀 하라면 합시다, 좀. (하며, 준영을 카메라 앞에 디밀고)
준영 : (빼기를 체념한 듯이, 카메라만 보는, 자꾸 맘이 서글퍼지는)
수경 : 자, 웃고, 말해봐봐. 이쁘게. 사랑스럽게.
준영 : (작심하고, 짐짓 담담하게) 수술 잘됐단 말은 병원에 전화해서 들었...(하다가, 눈가가 붉어지는, 가만 렌즈를 보는)
수경 : 그래, 그래, 감정 좋고, 감정 좋고,
준영 : (더는 말 못하겠어서, 그냥 나가는)
수경 : (캠코더 찍으며) 야야, 그냥 감 어떻게.. 준영아!
민희 : (가는 준영 보다가, 수경의 캠코더 뺏어서 끄고) 고만 좀 해요, 좀! (하고, 다시 캠코더를 주고 가며) 눈치가 없어도
어떻게 그렇게 없어, 아우, 짜증나 진짜.
수경 : (가는 민희 잡으며) 무슨 눈치? 내가 무슨 눈치가 없어?
민희 : (버럭) 주준영과 정지오의 관계요?! (하고, 가버리는)
수경 : 뭐? 야, 너 뭐라 그랬어? 야! (하며, 따라가는)
씬18. 산타마리오안, 낮
현섭, 민철 얘기하고 있는,
현섭 : (답답한, 화난) 핑계대지마 자식아, 자식도 어려서 품안의 자식이지, 다 컸는데, 무슨...
그렇게 자식이 걱정됐음 이혼을 말지. 아, 아, 쓸데없는 핑계대지 말고, 너 윤영이랑은 어쩔 거야?
민철 : ...
현섭 : 설마, 헤어질 생각은 아니지? 제작이야 이번일로 회사사정이 악화됐으니까, 그렇다 쳐도, 둘 사이까지,
민철 : (술을 마시는)
현섭 : 야, 자식아, 너 정말...(하고, 물을 벌컥 마시고, 민철 보며, 소리치는) 다른 땐 몰라도, 지금은 아니지, 임마!
너 세상사람들이 하는말 다 믿는거야? 그간의 방송사 비리, 윤영이 저여자 하나 희생양삼아, 일단락 지을라고, 쌩쇼하는 거
아는 사람 다 아는데, 지금같이 윤영이가 힘들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그 여자 옆에 남아서,
누리 : (E, 풀죽은) 아빠.
현섭 : (말하다, 그 말을 그대로 하는) 아빠, 아빠?..(순간 뭔가 싶은) 이게 뭔 소리야? (하고 보면)
민철 : (한쪽 보면)
누리, 큰 배낭에, 손에 옷가지든 봉투를 들고서있는,
미진, 일하다가, 누리의 배낭이며 봉지를 받아주며,
미진 : (따뜻하게) 야, 니가 누리구나, 아빠 옆에 가서 앉아, 주스 줄게. (하고, 직원에게) 키위 신선한 걸로 좀 갈어.
민철 : 미진씨, 우리 누리, 키위 안먹어, 녹차아이스크림 줘.
누리 : (현섭에게 눈인사하고, 눈물을 닦는)
민철 :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며, 맘 아픈, 따듯하게) 얌마, 왜 울어, 이제 아빠랑 사는데...웃어야지, 울지마, 그만해, 그만.
현섭 : (둘을 보며, 답답한, 속상한, 물마시고, 한숨 푹 쉬는)
씬19. 검찰청안, 밤
윤영, 검찰들의 질문에 담백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보이는,
*점프컷>>
윤영 : (웃으며) 친구들하고 같이 술도 못마셔요?
검사 : (화난) 이 사람이, 방송사 본부장들이, 제작사 사장들, 국장들, 그 사람들이 어떻게 당신 친구야?!
윤영 : (어이없이 웃으며) 나는, 그 사람들이...친구예요.
*점프컷>>
윤영 : (어이없고, 차분한) 뇌물 아닌 접대, 주가는 미국으로 간 이대표 소관, 나는 배우관리, 명예대표!
지금 내가 같은 말을 열 두 번을 더해요, 귀 먹었어요?
*점프컷>>
검사 : 성소유씨랑, 지난 작품 하는 7개월간, 내연의 관계였다는 게,
윤영 : (어이없이 웃으며) 내가 남자 만난 게 법에 걸릴 일이예요?
그게 궁금함, 우리집으로 와서 묻지, 왜 날 여기까지 끌고 와서 물어?
*점프컷>>
윤영, 검사의 말 이어지는,
씬20. 변호사사무실 건물일각, 밤
규호, 화가나, 눈가 그렁해, 걸어가는 모습보이고, 김변호사, 그 뒤에서 규호를 보며,
김변호 : 규호씨, 미안해. 규호씨, 오해하지 말어, 나도 이번에 안거야,
규호 : (말 안듣고, 그냥 차로 가서, 타고 가는)
김변호 : 규호씨!
씬21. 산타마리오안, 밤
수경, 준영, 민희 술을 마시는,
수경 : (준영에게 취조하듯) 정말 아니야?
민희 : 아니라잖습니까?
수경 : (주먹으로 콱 팰 시늉을 하는) 조용히 안해?! 콱?! (준영에게) 니가 말해, 얘 말대로 정지오랑 너랑 그런 사이야, 아니야?
준영 : (술만 마시며, 그냥 건성으로 마시는) 아니야.
민희 : (수경 보다, 준영을 꼬나보는, 어이없이 웃고, 술 마시는)
수경 : 정말이지?
준영 : (귀찮은) 그렇다고.
수경 : (민희 보며) 야, 기집애 거짓말을 할 게 있고, 안할게 있지? 이게 어디서 그런 쌩구라를 ..내가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너 내가 그렇게 좋냐?
민희 : (준영 보고) 말하기 귀찮고, 속상해서 아무 말이나 하는 거 아는데, 선배, 그러지 말지.
준영 : (아무렇지 않게, 술잔 내밀며) 내 맘 다 아는 너까지 떠들지 말고, 술이나 따러, 기집애야.
민희 : (술을 따르는데)
수경 : (술 병 잡으며) 내가 따라,
민희 : (악을쓰며, 버럭) 고만 좀, 촐싹대고 가만있어요!
수경 : (그 바람에 놀라, 자빠지고)
* 점프컷>>
수경, 준영, 술에 조금 취한, 민희, 멀뚱하게 전혀 취하지 않은 채, 술만 마시는,
수경 : (술에 조금 취한, 술잔 내려놓으며) 지오형이 나한테 뭐냐고?
준영 : (술에 조금 취한, 좁은 의자에 쪼그려 앉아) 그래, 정지오가 너한테 대체 뭐길래, 그렇게 정지오, 정지오하냐, 넌?
수경 : 넌 술만 먹음 그렇게 똥싸는 폼으로 앉드라.
준영 : 너 정지오, 꼬봉이지?
수경 : 너 술 취했지?
준영 : (서글프게 웃으며) 어?
민희 : (술 마시며, 혼잣말) 잘 논다..내가..여기 왜 있나,,..
준영 : 자, 이제 묻는 말에나 대답하지? 정지오가 너한테 뭐냐니까?
수경 : (술을 마시고, 좀 취한) 정지오는...나한테...울컥하는 인간.
준영 : 뭐?
수경 : 내가 손규호 인사위원회에 고발한 건으로, 강릉 가기 직전에 나 정말 죽고 싶었다. 강릉 가서? 드라마 연출 못해서?
(고개젖고) 아니. 동료라는 인간들한테 정떨어져서.
준영 : 다른 인간들은 탄원서 안써주고, 정지오는 써줘서? 쳇 별 거 아니네. (하고, 술을 따르려는데, 흘리면)
민희 : (술병 뺏어, 술을 따라주는)
수경 : 들어봐. 인간사에 상처받고 강릉내려간지, 두달째되는 날이었다. 그날 따라 장난아니게 눈이 내렸지, (민희에게 내밀면)
민희 : (밉게 보고, 술 따라주고)
준영 : (취한 눈으로, 수경의 얘길 듣는, 지오가 그리운)
수경 : (술마시고, 회상하듯) 폭설경보가 내려, 도로도 끊이고, 거리엔 차하나 없는데, 형이 스무시간차를 타고왔다면서
날 찾아왔었다. 씨디를 (크게 손으로 원을 그리며) 이따만큼 차에 싣고.. 한달을 꼬박 집에서 녹화했다면서..
이 세상 온갖 영화랑 드라말 내손에 쥐어줬지, 그러면서 형이 눈가가 그렁해선 이렇게 말하드라.
수경아, 형이 너한테 이것밖에 해줄게 없다, 썅, 그러면서 내 머릴 (준영의 머릴 흩트리며) 이러는데..야.. (눈가 그렁해지는,
멋쩍어 웃으며) 그동안, 세상에 가졌던 원한이 한순간에..눈 녹 듯..그때 내가 그랬잖냐. 형 너 같은 인간 한사람만 있어도
난 세상 살맛난다..썅..(눈가 그렁해, 멋쩍어) 이게 남자들간의 의리란 거다, 아냐? (술마시고)
준영 : (술 마시고, 취한) 정지오 얘기 더 해.
수경 : 싫어, 이제 너랑 내 얘기해. 너 나 어떻게 생각해?
준영 : 괜찮다고 생각한다, 왜?
수경 : (좋은, 얼굴 부비고, 웃지 않으려하며) 정말?
민희 : (수경 꼬나보는)
준영 : 그래, 그러니까, 우리 정지오 얘기하자. 그 인간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서 얘기해도 좋고,
그 인간이 얼마나 나쁜지에 대해서 얘기해도 좋고, 그리고, 그 인간이...
수경 : 너 오늘 집에 들어가지 마라.
준영 : (생각에만 빠져) 그래. 우리..
수경 : (보는) 우리..뭐?
준영 : 우리...집에 들어가지 말고, 정지오한테 가자. 가서, 대체 눈이 어떻게 된 건지, 눈이 아프면 아프다고 왜 말도 안한건지,
내가 왜 그렇게 싫은..암튼 뭐든 속시원하게 알아보고, (하고, 일어나다가, 비틀하고 넘어지는)
민희 : (가만 보다, 일어나, 준영을 세우며) 추태보이지 말고, 일어나십쇼.
수경 : (웃으며) 뭐야, 기껏 양주(하고, 병을 세는) 하나, 둘, 셋.. 익!..많이 마셨..
준영, 구토가 나 욱욱하며, 밖으로 뛰쳐나가고,
민희, 따라가서 구토하는 준영의 등을 치고,
미진 : (술병들 치우며) 나가서 집에 바래다 줘.
수경 : 오바이트하는데 챙피하잖아요, 좀 있다가. (웃으며) 누나, 준영이 귀엽지.
미진 : 자기한테나 귀엽지, 나한테도 귀엽냐?
수경 : 그런가? (일어나, 나가는)
씬22. 검사실안, 밤
지오, 간호사가 눈에 있는 붕대를 풀고 준비하는,
검사원 : (이것저것 준비하며) 낮에는 괜찮다고 하셔놓고, 왜 다시 밤에 검사를 신청하셨,
지오 : (무심히 말하는) 그게 낮엔 옆에 어머니가 계셔서, 제대로 집중을 못해서,
검사원 : (보면) ?
지오 : (어색하게 웃으며) 그냥 다시 한번 확인을 하고 싶어가지고,
검사원 : (웃으며) 침침하고, 뿌연 건 괜찮아요. 수술이 잘됐으니까, 시간이 가면..(검사대에 앉으며) 일단 한번 봅시다.
지오 : (붕대 푼 눈을 불편하게 껌벅거리고, 검사대에 앉는)
*점프컷>>
지오, 오른쪽(충혈 된) 눈을 검사대 대고,
카메라, 지오의 시각을 까맣게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여주는,
지오, 왼쪽 눈에 눈가가 붉어지는,
검사원 : 하얀 점이 보이십니까?
지오 : ...
검사원 : 풍선 보이십니까? 어떻게 보입니까?
*까맣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지오 : (막막한) ...아무것도..안보이면 이상한 거죠?
검사원 : ?
그때, 지오모 문을 빼꼼히 열고, ‘지오야’ 하고 작게 부르는,
지오 : (검사대에 있는 채로) 엄마, 나가.
지오모 : 왜 이리 늦어..
지오 : (따뜻하게) 나가있어.
지오모 : 어..(하고, 지오와 감사원 보고, 나가는)
검사원 : (지오모 보고, 검사대에서 지오의 눈 보며, 의심스런) 다시 한번 합니다, 흐리게 보이거나, 시각이 좁은 건지, 아님 전혀..
(하고, 검사대에서 눈을 떼고, 지오를 걱정스레 보면)
씬23. 아이스크림 카페 안, 밤
지오모, 자리에 앉아 편안한 얼굴로 종업원에게 아이스크림을 받아서 오는 지오(환자복을 안에 입은, 겉엔 잠바 입고,
눈에 붕대를 한)를 보는,
지오 : (지오모 앞에 앉으며) 자, 자, 먹자, 먹자.
지오모 : 근데, 수저가 왜 하나야?
지오 : (수저로 아이스크림을 퍼먹으며) 사랑하는 사람들은 원래 하나 갖고 둘이 먹는 거야. (하고, 수저로 아이스크림을 떠주는)
지오모 : 담배 피우고, 냄새나 싫어. 하나 더 가져와.
지오 : 싫어, 엄마가 달라 그래.
지오모 : (일하는 종업원 한번 보고, 용기가 없어, 말을 못하겠는, 먹는 지오의 수저를 뺏어, 아이스크림을 먹는)
지오 : (웃으며) 으이그, 바보, 수저 달라는 말도 못하고, 그러고 세상을 어떻게 사냐?
지오모 : (아이스크림 먹고, 한 수저 퍼주며) 눈 정말 괜찮다 그랬지?
지오 : (받아먹으며) 두 번이나 확인했는데 뭐가 걱정이야. 괜찮아.
지오모 : 감독한텐 눈이 생명인데, 그러게 눈을 그리 되도록 왜 놔둬, 바보야.
지오 : 괜찮다고 했다. 아..(하며, 입 벌리는)
지오모 : (아이스크림 퍼주며) 엄마, 오늘 시골 안갈래.
지 오 : 가. 낼 퇴원할 일만 남았는데, 엄마 있음 되려 귀찮어, 가.
지오모 : (지오 어깰 툭 치며) 왜 말을 그렇게 밉게 해. (그때, 핸드폰 오고, 지오모, 눈살을 찌푸리며, 액정판 보고, 지오에게 주며)
또 니 아부지지?
지오 : (전화 받으며) 예, 아부지? 눈 괜찮지. 엄마요? 곧 가요, 터미널에서 11시 버스 (하다, 전화가 뚝 끊기는) 아부지, 아부..
(하고, 전화 끊으며) 아으, 정말 아부진 왜이래. (전화기 지오모 주며) 제발 전화 좀 이딴 식으로 받지 말라 그래.
전화만 하면 자기 할 말만하고, 그냥 뚝 끊어 버리고.
지오모 : 너랑 똑같애.
지오 : ?
지오모 : (웃으며, 아이스크림 주며) 너도 엄마가 맬 전화하면 바뻐 그러고 끊잖아. 잠잘 땐 아예, 전화도 꺼놓고,
지오 : (받아먹으며) 내가 언제? 거짓말만 하고 있어, 아주. (하고, 수저 뺏어, 아이스크림 떠 지오모 주며) 내가 엄마전화 오면
늘 상냥하게, 헤이 하니하고, 사랑한다하고, 보고싶다하고, 뽀뽀하고, 그랬지, 언제, 내가,
지오모 : (웃으며, 지오의 입가에 묻은 아이스크림 닦아주며) 맞아, 우리 지오 참 착해.
씬24. 병원입구 택시 정류장, 밤
지오, 택시!하며 택시를 잡으려하는,
지오모 : (가방 든) 엄마 버스타도 되는데,
지오 : 에헤, 택시잡는데 무슨 버스..(하고, 길가보며 택시를 부르며) 택시!
지오모 : (타려다가, 지오 보며) 정말 눈 괜찮지? 엄마 다 보이고, 촬영 나가도 괜찮은 거지?
지오 : (길가만보며, 못들은척)
지오모 : 엄마, 니 드라마 보는 재미로 사는데, 눈 아픔 안,
지오 : (맘 짠해져, 지오모를 아이 안듯, 몸을 흔들며, 엄마를 달래듯) 괜찮다고, 괜찮다고, 고만 물으라고. (그때 택시보며) 여기요!
택시서고,
지오모 : (지오의 뺨 만지며) 엄마가 또 올게.
지오 : 그래, 그래, 낼 퇴원하고 전화할게. (하고, 문열고)
지오모 : (타고, 가며, 뒤창으로 지오를 보며, 들어가라고 손짓하고)
지오 : (가는 지오모에게 애써 웃으며, 손을 흔드는, 그리고 병원으로 들어가려다가, 작심하고, 뒤돌아서, 택시를 잡고, 타고, 가는)
씬25. 준영의 집 거실, 밤
수경, 물을 마시고(수경의 가방은 테이블에 있는), 민희 의자에 앉아, 수경을 밉게보며,
민희 : 이제 물마셨으니, 갈거죠?
수경 : 갈거야, 걸거야, 걱정마. 아, 걔 참 시끄럽네.
민희 : (일어나며) 그럼 나와요.
수경 : 준영이 얼굴한번보고 갈게, 나가있어. (하고, 이층으로 가는)
민희 : 진짜, 구질스러 못살겠네, 내가..
수경 : (돌아보며) 야, 너 혼자감 택시비 아까우니까, 같이 가. 기달려. 알았지! (하고, 준영의 방으로 가는)
민희 : 아으, 저 밉상. (하고, 나가는)
씬26. 준영의 침실 안, 밤
준영, 누워있는,
수경, 문 열고 들어와 침대에 누운 준영의 앞에 쪼그려 앉는,
준영 : (눈감은 채) 가라, 좋은 말로 할 때.
수경 : (진지하게, 준영 보며) 알았어, 갈게. 근데 준영아, 난 니가 정말 좋다.
준영 : ...
수경 : (가만 보다가) 잘 자. (하고, 준영의 머리 넘겨주고, 가는)
준영 : ... (지오 생각에 맘만 아픈, 눈뜨는)
씬27. 준영의 집근처, 밤
민희, 수경 준영의 오피스텔 건물에서 나가는,
수경 : 뭐라고?
민희 : 만약 주준영 선배랑 안되도, (담담하게, 수경 보며) 상처같은 거 안받을 수 있냐구요?
수경 : (어이없단 듯) 상처는 약한 자의 소유물인거 모르냐?
민희 : (멈춰 서서, 수경 보며) 그 말 믿어도 되죠?
수경 : 너 나 못잊었지?
민희 : (엘리베이터 나가며) 내가 이남자저남자 좋아하긴해도, 한번 끝남 끝나는 스타일이거든요.
수경 : (낄낄대고, 웃으며가며) 기집애 말은 잘해.
수경, 민희 가면, 반대편으로 지오의 택시 와서 사고, 지오, 집 쪽으로 가는,
씬28. 준영의 집 앞, 밤
지오, 문 앞에 서있는,
그러다, 다시 작심하고(벌써 초인종을 몇 번 누른 듯한) 초인종을 누르는, 잠시 그대로 있다가, 그러다, 다시 초인종을 누르면,
준영 : (E) 뭐야? 왜 집에 안가고, 자꾸 초인종을 눌(하고, 문을 열고)러.
그러다, 지오를 보는,
준영 : (멍하니, 지오를 보는)
지오 : (조금 계면쩍게 보는, 어색한) ...잤나보다?
준영 : (맘 아프게 보는, 왜 이러나싶은) ...
지오 : 밖에 날이 넘 추워. 감기기운이 있나. 목이, 흠흠..(하며, 목청을 가다 듬고,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는)
씬29. 준영의 거실 안, 밤
준영, 어이없고 멍하게 들어서면,
지오, 서서, 1달러의 사랑저금통에 천원짜리 두어장을 넣으며,
지오 : (작게 웃으며) 넌 이런 거 안한다면서...왜 하냐?
준영 : (맘 아프지만, 담담히, 주방 쪽으로 가서, 물병의 물을 따라마시는)
지오 : (준영의 눈치 보며, 주방의자에 앉으며) 왜 문병 안왔냐?
준영 : (안보고) 양수경한테 그랬다며, 병원에 그 누구도 오지말라고..(하고, 물잔을 내려놓는데)
지오, 준영의 손을 잡는,
준영, 맘아프고, 조금 화가나고, 복잡한 마음이다, 가만 손을 보는,
지오, 일어나, 준영의 눈을 가만 보는,
준영 : (맘 아픈, 말하기 힘든) 어쩌자고 이래. (지오 보며, 속상한) 내가...어이가 없어, 말도 안나온,
지오 : (맘 아프게, 입을 맞추는)
준영 : (두손으로 지오를 확밀치며, 힘든) 뭐하는 거야! 지금!
지오 : (끌어안고, 다시 입을 맞추는)
준영 : (울며, 뿌리치며) 놓라구!
지오 : (눈가 그렁해, 다시 입을 맞추는)
*점프, 플래시컷>>
1, 준영의 침실 안, 밤.
준영, 지오 침대에 이불을 덮고, 옷을 벗고, 누운,
준영, 엉엉대고 울며, ‘왜 이러는데, 내가 .. 우스워, 이런 거 싫다고, 말도 없이..이런거, 몇 달을..?!’
지오, 준영을 안고, 눈물 흘리며 쉬쉬하며 이마에 입을 맞추며, 달래는, DIS.
2, 준영, 지오의 붕대를 한 눈을 만지는, 지오, 준영의 손을 내리고, 준영, 지오를 안는,
3, 준영의 거실 안, 새벽.
지오, 반바지와 티셔츠차림으로, 물을 따라서, 물을 마시며, 소파로 가는,
그때, 준영, 자다 깬 얼굴로 속옷차림에 위에 티를 걸치고 나와, ‘어딧어?’하면,
지오, 소파에 앉아, 따뜻하게,
지오 : 이리와. (하고)
준영, 지오를 보다가, 침실로 다시 들어가, 이불 하나를 끌고나와, 지오가 무릎에 누우라고, 제 허벅지를 톡톡 치면,
가서, 지오의 허벅지에 머릴 대고 눕는,
지오, 물을 마시는,
준영 : (N) 지금 이 순간 어떤 말을 해야 상투적이고, 통속적이지 않을까 생각 해본다. 눈은 어떠냐고? 정말 괜찮은 거냐고,
우리가 오늘 이렇게 또다시 잠자릴 하게 된 게 우리 둘 사이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거냐고, 다시 아침이 되고, 서로가 반드시
해야 할 말을 해야 할 때, 전처럼 또다시 쎄하게 날 버리고 가버릴 거냐고, 내가 그렇게 만만해보이냐고 묻고 싶었다.
그런데, 어떤 말을 해도 지금은 다 유치할거 같아, 하지 않았다.
지오 : 졸림 자도 되는데, 안졸림 우리... 강가집 갈래?
준영 : (담담하게) 어. (하고, 일어나, 이불을 들고, 다시 침실로 가는)
지오 : (준영이 귀여운 듯 보고, 따뜻하게) 다람쥐야, 도토리 안들고, 이불 들고 어디 가냐?
준영 : (눈 부비고 가며, 무심히, 애기처럼) 침실에.
지오 : (준영 보다, 왼쪽 눈을 가리면, 아무것도 안보이는, 손 내리고, 주방 쪽의 수경의 가방을 보는)
*점프컷>>
지오, 카메라의 화면을, 보는,
규호의 장면이 보이고,
지오 : (재밌다는 듯, 웃으며) 미친 놈. (하고, 웃으며 보는데, 준영의 눈물 그렁한 모습이 보이는, 맘 짠해지는,
수경의 대사들이 들리는, 수경이가, 야, 너 어디가? 화면 끊기고, 수경이 셀프로 찍으며 말하는)
수경 : 형, 나 양수경. (하고, 거수경례하고)
지오 : (맘이 짠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한)
수경 : 일단, 형이 ...빨리 나아서, 출근 하셨음 좋겠구요. 형이 가장 궁금해하실 그간의 경과 보고합니다. 강가집 세트는 완공된 거
아시죠? 조연들 캐스팅은 병욱이랑 제가 형 의견 들은 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다 됐고, 주연캐스팅계약은
좀 난항이긴 해도 뭐..김국장님이 알아서..이 와중에 프로듀서 손규혼 놀다시피 합니다. 나중에 한번 족쳐, 형.
이작가님 대본은 수정본 9부까지 나왔구요. 형이 검토하실 수 있게 책은 안뽑았습니다,
지오 : (가만 화면을 보는)
씬30. 준영의 집 앞, 도로, 아침
수경, 전화를 하며 기분 좋게 걸어가는,
수경 : 뭐? 벌써 어딜 가는데? 야야 아직 출발안했음 쫌만 기다려봐, 나, 니 네집에 거기 다 왔어, (멈춰서며) 야, 가방은 가지고
출근을 해야지, 무조건 오지 말라면 어떻(하다가, 무심히 앞을 보면, 지오가 준영의 집 건물 앞에 골똘히 생각하며
서있는 게 보이는, 뭔가 이상한)
준영 : (E) 담에 가져가, 담에, 나 지금 바뻐. 전화 끊는다. (하고, 끊고)
수경 : 야야야,
이내, 주차장에서 준영의 차가 나와, 지오 앞에 서고, 지오, 타면, 차가 출발하는,
수경 : (전화기 내리며, 뭔가 이상한, 시계를 보면, 아침 7시 반이다, 다시 차를 보다, 전화하는, 생각이 많은) 어, 형 어디야?
씬31. 달리는 준영의 차안, 아침
준영 : (운전해가며, 지오 보며) 왜?
지오 : (전화기든 채, 창가 보며, 조금 어색한) 어..나..내가 어딨긴, 병원이지.. 참 대본 검토한 거, 이작가님한테 보냈으니까,
이작가님 재수정본 넘어오면....대본에 주인공이름이 민호란 이름하고, 태일이란 이름하고 혼동 되게 쓴거있다고,
정신좀 차리고 수정하라고 해..(이상한) 수경아.
준영 : (지오를 보는)
씬32. 준영의 집 앞, 아침
지오 : (E) 수경아, 수경아.
수경 : (담담히, 전화 끊고, 뒤돌아 걸어가는데, 눈가가 붉어지고, 화가 나는)
씬33. 병원, 일각, 낮
규민(환자복입고), 규호, 벤치에 앉아있는,
규호 : (어이없고, 서글픈 웃음 지으며) 그러니까, 말을 조합해보면, 너는..프라하엔 간적도 없고,
규민 : (아무렇지 않게, 편하게) 장해진 얘기나 해봐봐, 내가 티브이 보고 오죽 놀랐음 나 싫어하는 형한테 전활 했겠어.
다른 애들하고 다르게 걘 형하고 잘 어울렸는데, 왜 갑자기 걔가, 일원그룹,
규호 : 아부지가 언제까지 너보고 여깄으라대? 6개월 후, 대선까지?
규민 : 장해진이랑 왜 헤어졌,
규호 : (말꼬리자르며) 너 프라하 가는 조건.
규민 : (어이없어, 낄낄대고 웃고) 코미디 찍네. (하고, 가는)
규호 : (가는 규민을 보는)
규민 : (돌아서서, 뒷걸음치고, 가며, 편안하게) 나 여기 넣으면서 형 앞길 막지마라, 운운하드니, 너도 당했구나. 대단한 아부지..
야...근데 형, 이 정신병원은 진짜 밥이 별로야. (하고, 가는)
규호 : (가는 규민을 가만 보는)
씬34. 강가집 앞, 아침
건물이 다 완공이 된, 주방 셋팅된, 그러나, 의자나, 테이블 등은 비닐에 싸여져있는,
지오, 둘레를 보다가, 창가 쪽 의자의 비닐을 뜯는, 카메라, 지오를 보여주다가, 창가로 가, 밖의 전화를 받는 준영을 보여주는,
서우 : (F) 검찰에서 지금 막 나와서, 우리 집에 쳐들어와 밥 먹어.
준영 : 나왔어?
씬35. 서우의 집안, 아침
서우, 자다 깬 듯 머리가 산발인 채, 김치에 밥을 먹고 있는 윤영을 보는,
서우 : 어떻긴 뭐 어때? 가관이지. 모자 눌러쓰고. 세수도 못하고, 집에 못가지, 어떻게 가. 대문 앞에 기자들 천진데.
(하고, 책상으로 가서, 전화를 목 사이에 끼고, 글 쓰는)
준영 : (F) 나 갈까?
서우 : 인간됐네, 온다소릴다하고,
윤영 : (편하게) 쪽팔리게 이 꼴을 누구한테 보여. 오지말라, 그래. (하고, 밥먹는)
서우 : 오지말래. 윤영 언니 인생 원래 외로운 건지 진즉 아는 사람이야. 오지 말래니까. 냅둬, 그냥.
광고 10년 장기계약 해온 거 까지 포함해서 줄줄이 다 짤리고, 손해배상청구까지 받고, 70프로까지 찍은 영화도 아침에
전화도 아니고, 문자로 계약철회 통보 받았어. 그런 사람한테 자기가 와서 뭘 어떻게 위로해.
씬36. 강가집밖, 낮
준영 : (어이없는, 화나는) 지랄해, 진짜! 혐의사실 확인중인데, 공판 끝났대? 왜들 그렇게 천박하대?!
씬37. 서우의 집안, 낮
서우 : (담담히) 자기만 몰라, 인생, 인간, 졸라 천박한 거. 끊어. (하고, 전화 끊고, 일만 하는)
윤영 : (수건으로 입가 닦으며, 담담히) 김민철이 내 연락 안받는 건, 천박과 상관이 있나 없나?
서우 : (일만 하며, 속상한) 몰라! 언니 그 꼴로 앉아있는데도 일 한다고 자판 두드리는 날봐봐. 아무도 믿지마.
(궁시렁) 윗층에서 뻔뻔히 티브이 소리나고 쿵쾅거리며 걸어다니는 소리가 나는데도, 어떻게 문도 안열어주고,
전화도 안받..(갑자기, 천장 보며) 저것도 가만 보면 미친놈이야, 저거!
윤영 : (창가로 걸어가며, 웃으며) 욕 터지네, 이서우, 욕 터져. 냅둬, 무슨 일이 있겠지.
서우 : 속 넓은 척하지마! 그것도 짜증나!
윤영 : (창가 앞에 쪼그려앉아, 서글프게 웃으며, 편하게) 그럼 뭐라 그래?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냐? 내가 지금 얼마나 힘든데?
죽도록 사랑한달 땐 언제고 쌩까냐? 그러면서 길길이 날뚸? 돌은 년처럼?
서우 : (아랑곳없이, 눈가붉어져, 일하며) 이바닥 정말싫어. 이누무 여의도 방송가바닥, 그저 사람 씹어재끼는 게 뭐 대단한 유머나
되는 양, 지들이 언니한테 언제부터 이렇게 관심이 많았대. (일하다, 옆에 윤영의 기사가 실린 신문을 던지며) 드런 바닥!
윤영 : 그 드런 바닥에, 자기가 살고, 내가 살고있다네.
서우 : (보면) ?!
윤영 : (서글프게 웃으며, 창가 보며) 누워 침 뱉기지....집에 가고 싶다.
준영 : (N) 서우선배 말처럼 인생이 경박한 거라면, 윤영선배 말처럼 그런,
씬38. 민철의 집안, 낮
누리, 과자 먹으며 텔레비전 보며, 낄낄대고, 민철, 빨래한 옷감을 개키고 있는,
준영 : (N) 세상도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면, 이젠 나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할 거 같다.
씬39. 강가 카페 안, 낮
지오, 주머니에서 약을 꺼내고,
준영, 주방 쪽에서 차와 물을 준비해가지고 와, 지오에게 물을 주면, 지오, 약과 물을 먹는,
준영 : (걱정스레 보며) 내가 인터넷 봤는데, (조심스레) 녹..내장이라는 게.. 무서운 거든데?
지오 : (물을 더 마시고, 가볍게) 그래서, 약먹잖아. 관리만 잘함 문제없어.
준영 : (걱정되는, 조심스레 묻는) 그래도, 조심해얄 거 같은데, 나 비팀 들어가서, 촬영 같이 나눠 찍자, 어?
지오 : (보고, 웃음 띠고, 가볍게) 넘 보지마, 내 밥그릇이야. 넌 그게 나뻐, 좀 괜찮은 거 같음 숟가락 들이대는 거?
이번엔 내가 멋진 솔로 홈런 날린다고, 기대해도 좋아, 봐라. (홈런 치는 시늉하며) 슝!
준영 : (어이없이 보며) 어쩜 그렇게 얄밉게 말을 하냐? 숟가락을 들이대? 아으, 말하기도 싫어, 진짜.
지오 : (웃고, 물마시고) 윤영선밴 괜찮지?
준영 : (걱정스런) 괜찮은 척 하는 건지, 정말 괜찮은 건지 모르겠어, 인터넷에 욕이 장난이 아냐.
지오 : 사랑받는 만큼 욕먹는다. 인과응보의 논리는 어디서나 작용한다는 윤영선배 명언이지. 이겨낼거야. (하고, 차를 마시는)
준영 : (주변 보며) 여기가 주인공 태일이랑 강희가 처음 하루 같이 있게 되는 공간이라고 했나?
잘졌다, 초라한 제작비로 제법 잘졌네. 근데.. (조금 떨떠름한) 강희가 ... 연희선배야?
지오 : (갓잖다는듯) 드라만 드라마야.
준영 : (장난치듯) 오우, 드라만 드라마야? 인생 아니고? 솔직히 말해, 강희가 연희지?
지오 : 야, 내가 너랑 여기 왔는데, 어떻게 강희가 연희냐, 너는 꼭 다 알면서......(차를 마시는)
준영 : 왜 말을 하다 끊어? 그리고 나 잘몰라, 내가 뭘 다 알어?
지오 : 알잖아, 진짜 몰라? 알면서 괜히...... (말을 말자싶은, 차를 마시는)
준영 : (재밌는, 지오를 놀리듯, 팔로 지오를 툭툭 치며) 나몰라? 그러니까 말 좀 해줘? 그럼 강희가 연희가 아님, 강희가 나야?
태일인 선배고?
지오 : (그러지 말란 뜻으로) 에헤...
준영 : (놀리듯) 그럼 이번 드라만 우리 얘기야? 그럼 해피엔딩이야, 아님 새드엔딩이야?
지오 : 차나 마셔요. (하고, 차를 마시며, 창밖을 보는)
준영 : 으이...좀 말해줌 어디가 덧나나. 튕기긴. (웃고, 차마시는, N) 헤어짐과 이별을 반복하며, 그와 나의 관계도
이미 통속해질 대로 통속해지고, 유치할 대로 유치해져 버렸다는 것을. 좀더 멋지고, 세련된 반전을 기대 하며,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어떤 말을 할까 말을 고르고 있는 이 순간이 어쩌면 더욱 진실 되지 못하다는 것을. 그렇다면 남은 건,
통속적이고 유치한 대사라도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되는 건가? (불쑥 말하는) 근데, 하나 짚고 넘어가자, 우리 이제 어쩔 건,
지오, 준영의 입을 맞추는,
해질녁, 두사람의 입맞춤이 DIS되는,
준영 : (N) 연인들의 화해란 게 이렇게 싱거울 수 있다니, 이젠 다시 헤어지지 말자는 맹세, 참으로 그리웠다는 고백,
씬40. 도로, 달리는 차안, 밤
지오, 김밥을 세 개를 한꺼번에 운전하는 준영에게 먹여주고,
준영 : (N) 너만을 사랑한다는 다짐도 없이, 이렇게 시시하게 무너져 버릴 수 있다니,
준영 : (먹으며, 말하는) 그러니까, 선배는 선배가 하는 이번 드라말 나랑 첫 이별을 하는 순간부터 생각해두고,
계속 머릿속으로 굴렸다는 얘기야? 나랑 헤어져서도 엎을 생각 안하고, 계속?
준영과 지오의 대사 나오며, 나레이션 흐르는,
지오 : 밥이나 먹고 말해.
준영 : (한손으로 운전하며, 가슴치고) 물, 물.
지오 : 안전운전에 방해돼. 그냥 참어. (하고, 김밥 먹는)
준영 : 으이..(하며, 운전하는) 눈에 붕댄 언제 푼대?
지오 : 곧. (하고 먹는)
준영 : 그만 먹어, 담 휴게소에서 나 먹을 거란 말야.
지오 : 사랑한다.
준영 : ?!
지오 : (따뜻하고, 진지하게) 무지 사랑하고, 많이 보고 싶었고, 미안하고, 그리고 이젠 우리절대 (눈가붉어) 헤어지지 말자.
(어색한 웃음, 한숨 쉬고) 휴...챙피해. (하고, 창가를 보는)
준영 : (순간 가슴 찡해져, 눈가 붉어, 앞을 보며, 밥을 씹으며 가는, N) 그때 알았다, 예정된 통속이 유치가 신파가
때론 절대적으로 필요한 순간도 있다는 걸.
지오 : (문자 오고, 문자내용 보고, 준영을 보며) 나 아무데서나 좀 내려줘라.
준영 : 왜?
지오 : (창가로 고개 돌리며, 답답한) 수경이가 보재.
씬41. 포장마차 앞, 밤
수경, 화가 나서, 포장마차에서 나오고,
이내, 규호가 포장마차에서 나와, 수경의 멱살을 끌고, 포장마차로 데려 가려하며,
규호 : 이리와, 자식아, 이리와. (하며, 포장마차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려하는, 포장마차 안에 민희, 답답한 얼굴로 앉아,
술 마시는 게 보이는)
수경 : (화난, 속상하고, 맘 아픈) 이것 좀 놔보라구, 젠장, 힘은 존엔 쎄가지고, 썅?!
규호 : 에헤..자식 정말. (하고, 수경을 벽에 밀치고, 화나 보며, 조금 취한 듯한) 추접다고, 고만하라고?!
수경 : 나는..너한테 들을 말이 없다, 너 비켜.
규호 : 너? 너? (어이없이 웃으며) 이게 이제 막가네?
수경 : 너랑 나랑 언제 막가지 않은 적 있냐? (하고, 가려하면)
규호 : (어이없이 웃다가, 웃음 멈추고, 수경을 가지 못하게 가슴팍을 손으로 밀며, 한숨 쉬고, 참고, 달래듯)
니가 지금 정지오 만나 뭐라 그러게? 하늘같은 선배여자 찝적댄 건 넌데, 니가 무슨 할 말이 있어?
수경 : 너는 가서 술이나,
규호 : (다시 못가게 막으며) 걔들 잠시잠깐 사랑싸움에 찢어진 그 틈새에 하필 니가 재수 없이 낀거야.
몰랐을 땐 몰랐다고 치고, 알았음 끝내, 새끼야. 구려, 추저워!
수경 : 너 장해진이랑 헤어지고 심심하냐?
규호 : (어이없게 보면)
수경 : (비아냥) 나이 먹을 만큼 먹은 자식이, 지아부지 성화에 못이겨, 사귀던 어린 배우 기집애랑 헤어져놓고,
남 일에 감놔라, 배놔라, 내가 보기엔 새끼야, 니가 추접고, 니가 구(려),
규호 : (주먹을 날리고, 수경 휘청하면, 멱살 잡으며) 너 다시 말해, 새끼야, 다시 말해봐, 새끼야!
민희 : (나와, 두 사람에게 소리치는) 고만해요, 좀, 고만!
규호 : 이 새끼가, 술에 취해 인정이 돌아서 좋게 말해주니까, 이게 어디서 깝죽대고, 선배한테,
수경 : (입가 터진, 눈가 붉어져, 일어나며) 선배..엿먹어라, 어? 너 나중에 술깨고 나랑 원빵으로 붙어. (하고, 가는)
규호 : 지오한테 가냐? 질 낮은 트랜디 드라마도 아니고, 구리게, 미친놈.
민희 : (가는 수경 한심스레 보다가, 규호 끌고) 갑시다, 가. 집에 모셔다 드릴게, 가요.
규호 : 놔. (하고, 민희 밀치고, 그냥 가다가, 두성과 지나가는 철이를 보고) 야, 너 연출 그따위로 할래?
철이 : (술취해서, 멈춰 보면)
규호 : (철이를 툭 치며) 니가 정지오야? 왜 모든 캇트가 정지오 그림에서 본 거야? 이게 연출 공부하라니까, 베끼기 공부를 하고,
너, 생각이 있어, 없어, 새끼야?
철이 : (화난, 참으며) 뭐?
두성 : (철이에게) 야야, 쟤 술취했어, 그러지말고 가자.
민희 : (그런 규호 뒤에서 안고, 끌고 가며, 철이에게) 그래요, 선배 가요, 가. 술 취했어.
철이 : 에으썅. (하며, 가면)
규호 : 뭐 에으썅! (하고, 달려가, 철이를 주먹으로 치는) 이게 선배한테 어디서, 감히!
철이 : (규호안고 뒹굴며) 선배면 선배답게 행동해!
민희, 두성, 철이를 말리지만, 철이를 못당하고,
규호, 철이와 엎치락 뒤치락하며, ‘선밸 쳐, 니가, 죽었어, 이새끼’하며 철이를 치고,
민희, 악을 쓰며 말리는, ‘이러다 누구 죽겠다, 고만해!’
씬42. 산타마리오, 안, 밤
지오와 수경 마주 앉아있는, 술이 놓여진,
지오 : (답답하지만, 짐짓 편하게 담담하게) 나는 니가 이렇게까지 심각한 줄은 몰랐다,
준영이한테 물어봐도 뭐, 별일 아니라 그래서,
수경 : (어이없이 웃는, 눈가 그렁한) 그러니까 뭐야? 그간 주준영에 대한 내 모든 행동을 주준영도 형도..그러니까 뭐냐?
그냥 내가 늘 하는 주접 정도로..그렇게..여긴 건가? 그래?
지오 : ...
수경 : 말해봐? 양수경 또 주접 깐다, 그랬어, 어?
지오 : (미안하지만, 단호하게, 가만 보며) 아니라고 말 못해.
수경 : (어이없는, 맘 아픈) 야...(눈가 그렁해, 울고 싶은, 심호흡을 후후하는)
지오 : 그래도 나도, 준영이도 너한테 미안하,
수경 : (그냥 일어나 가는)
미진 : (술잔을 드는 지오의 술을 뺏고, 가져온 주스와 바꿔주며) 고만 마셔.
지오 : 잔인할 땐 잔인해야 돼요.
미진 : 누가 뭐래. (하고, 가는)
지오, 창가 보며, 가는 수경을 보는데, 이상한, 왼쪽 눈을 가리면 아무것도 안보이고,
오른쪽 눈을 가리면, 시야 한쪽에 마저 조금 뿌연, 맘 아프게 휴하고 한숨 내쉬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