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가 일기중계라고 불평이 많다
날씨예측하는 기기가 시원찮다느니
기기구입예산이 새어나가서 그렇다느니 말도 많고 구설도 많다
금년 봄처럼 낭패스런 예보도 없다
덕분에 유진네는 들깨모종을 며칠 전에야 끝냈다
우리는 온다는 비 기다리다 못해
물 퍼다 심을 각오로 콩모종 시작하던 날
마침 때 아닌 비가 와서 큰 덕을 봤다
전날 밤 하늘 보고 예측하는 시굴사랑 예보가 항시 80점은 된다
그 전날 바람부는 거며 노약자들 별나게 물먹히는 정도며
뭔가 보이지 않게 부산한 골짜기의 소란스러움-
어울려 사는 온갖 생명들은 비 올 기미를 알고 비설겆이에 바쁜 듯-
뭔가 비올 기운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잠실 사랑방에 앉아 있으면
매미 소리며 잠자리 날고 새지저귀는 음색으로
비가 오다 그치다 햇빛나고 다시 쏟아지는 것도 감으로 알 수 있다
지붕에 물 떨어지는 정도로 빗줄기가 약해지는 것이 느껴지나 싶으면
먼저 성질 급한 잠자리가 잦아지는 비를 피해 서커스하듯 급상승 급강하를 되풀이하면
입모양새 험악한 잠자리가 무서운 파리는 젖은 땅으로 설설기고
개미는 마른 땅보다 젖은 땅을 표면장력을 이용해 더 잘 달린다
매미소리가 다시 드높이 솟아오르고
잠깐 나는 해를 맞으며
문지방을 넘어가 질퍽한 마당에 판판한 디딤돌을 심는다
비오는 날이 공치는 날이라고 노는 것도 잠깐
비올 때 할 일도 많다
질경이가 퍼져 마당풀뽑기에 지쳐버린 우리는
펀펀한 돌을 모아다가 비올 때마다 안마당에 하나하나 심어간다
작년부터 서두르지도 않고 젖으면 파기 좋은 안채마당에 돌타일면적을 넓혀가는데
우물가에도 밭일할 때마다 잔돌을 한바구니씩 올려와 깔아놓았다
비오면 돌젖는 풍경이 좋아 원없이 바라본다
잔디를 덮을 생각도 해보았는데 나이먹은 농가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락골은 길이 좁아 큰 차가 올라오지 못해서
척박한 땅에 흙도 못받고 풀천지인 길에 그 흔한 돌도 못깔았다
철없다 할까봐 경치에 반해 들어왔다는 말도 못하고
초기부터 정말 힘든 개간이었다
길을 침범해 집을 지은 아랫동네 사람들의 공동체의식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모든 것 체념하고 산을 닮고 나무를 닮자 마음 먹고
개미처럼 벌처럼 숲의 일부로 살아보려한다
예보불평할 것도 없고
산야초같은 작물을 길러 먹으니 병원가서 조아릴 일도 없어진다
자연을 모델로 삼으면
그 속에 놀라운 지혜가 끝도 없이 숨겨져 있다
첫댓글 오두막에서 읽고 달려 왔답니다.^^*
예, 가끔 그곳에도 글을 올리지요 까페지기가 점잖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