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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발견한 중국 - 띄어쓰기. |
- 2003년 실크로드 기행일기에서 떠서 보탬. -
그 복잡하고 어려운 한자로 빈틈없이 빼곡하게 인쇄를 한 중국의 신문을 보면... 더구나 깨알같이 작은 글씨도 모자라는지 그에보태 "띄어쓰기"가 없음으로 더욱 더 어지러운데.... 그런가하면... 한자 말이 반쯤되는 '우리말의 달인'이라는 문제풀이 때 보면 어디를 띄어 써야하는지의 문제가 꼭 나와 매 번 헛갈리게 하는데...이와같이 우리글은 한 문장에서도 대여섯 번의 띄어쓰기 있다 는...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는 "8[八, bā] "이다. 그 발음이 필 발[發, fā]자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언제 무슨 일이 있으면 그 숫자에 맞추기를 좋아한다. 그리하여 결혼식의 시작은 ○○시 58분에 하기도 하고, 특히나 전화번호와 차량번호는 8이 많이 들어 갈수록 번호 값이 비싸서 몇 만 위엔을 홋가 하기도 하며, 물건의 값은 58, 68위엔에 맞춘다든가! 또는 8저[折 - 자름. 즉, 20% 활인.]를 하기도 한다 는...
중국에 와서 19년째 살면서도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이 있으니, 이는 바로 현지인들이 숫자를 부르는 버릇과 우리의 인식에서 오는 차이의 문제이다.
중국은 휴대전화가 11자리로 되어 있는데, 앞의 세 자리는 전화회사 식별 번호이고 그 다음 4자리는 국번이고, 그 다음 4자리는 당연히 가입자 번호이다. 하지만, 띄어쓰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전화번호를 물어 보면 부르는 것이 제멋대로다. 4자리씩 두 번을 먼저 부르고 끝으로 3자리를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3,3,5로 혹은 4,3,4로 불러 주기도 한다.
이는 7자리인 시내 전화번호도 마찬가지이다. 생긴 대로 3자리 4자리로 끊는 것이 아니라 2,2,3이나 4,3으로 끊어서 부르기 때문에 적으면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여간 헷갈리는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쓰는 사람도 부르는 대로 쓰게 되어, 다 쓰고는 두 사람이 짚어 가면서 11자리가 맞는가? 를 꼭 다시 한 번 확인을 하여야 한다.
명함을 받아보면, 7자리인 사무실 전화번호는 이내 눈에 들어오지만, 엄청 긴 휴대전화의 11자리 숫자를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 참을 들여다보고 해독을 하여야 한다. 뛰어 쓰기를 하지 않은 이렇게 긴 전화번호는 전화를 걸 때도 매우 헷갈려서 여차하면 걸기를 서너 번 반복하여야 한다. - 자기들도 써 놓고는 수차 확인을 함.
그뿐만이 아니다. 신분증의 번호는 인구 대국답게 18자리(예전에는 15자리였다고...)인데, 처음 두 자리는 성[省]을 나타내고 그 뒤는 도시를... 7번 째 부터는 출생 년월일을 나타내고 그 뒤로도 4자리가 더 붙어있다. 더 자세히 남녀를 구분하기도 하고, 지역도 더 세분화를 해서 구분을 하겠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사항은 그 숫자 역시 한 번도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한 번에 내려쓴다는 것이다. 이는 한 자리가 더 있는 은행의 통장(카드)번호도 똑 같이 이어 쓴다 는 사실.
물건을 사고 대금을 온라인으로 보낸다 며... 또는 전화로 주문을 하고 통장번호를 문자로 보내 달라고 하면 전화기의 작은 화면에 촘촘하게 붙어서 오는 전화 번호를 해독하기란 여간 헛갈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는 말씀이다. 그럴 때는 반듯이 종이에 적어 가지고 나가야 한다. ATM 기계실에 들어가면 어두워서 보이질않음으로하여...
주민번호는 물론이요. 군 생활을 하면서는 6자리의 총기번호와 8자리의 군번도 줄줄이 외우고 다녔는데... 현지에서 꽤나 긴 세월 적지 않은 직원을 채용하면서 이력서를 많이 받아 보았지만, 자기의 번호를 외우고 있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무척 길기도 하지만, 우리 같이 생년월일과 개인 부여 번호를 끊지 않고 한 번에 쓰기에 외우기가 더 어렵기도 할 것이라는 느낌이다.
그랬던 인민들이... - 전화번호 부터 - 띄어 쓰고, 나누어 쓰기를 시작 하였다. 전화 회사 식별 번호는 물론이요. 전화국과 가입자 번호를 나누어 쓴다 는... 단! 대부분이 깡[杠, -]은 쓰지 않음. 그런데.... 아직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고 절박한. 즉, 짧은 순간에 빠르게 인식을 시켜야 하는 아파트 광고에서 많이 발견이 된다 는 말씀이다.
++ 부자 된다 는 화차이[發財]에서 '발'과 발음이 비슷한 "8"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
++ 띄어쓰기는 돈 맛을 아는 아파트를 지어 팔아먹는 집장사들이 시작하였다 는... ++
++ 반복되는 비싼 전화 번호를 고르고... ++
++ 국번호와 가입자 번호를 확실하게 띄어 쓰고... 잘 보이는 곳에 크게 써 붙이고... ++
++ 외우기 쉬운 반복 번호를 쓰고... ++
++ 이런 번호는 아마도 비싸게 주어야 살 수가 있을 것이다. ++
++ 깬 백성들은 깡(杠,-)을 쓴다. ++
++ 띄어 쓰기가 없는 18자리의 신분증 번호. ++
++ 역시 띄어 쓰기가 없어!! 도저히 외울 수가 없는 19자리 은행 카드. ++
칭다오에서 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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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핳하...!!
연세는 아니옵고... 나이는 쬐끔 있습니다.
중국 가면 종종 느끼는 건데 그걸 글로 나타내 주셨네요.
몇 번이나 조금씩 했는데... 드디어 띄어 쓰기하는 것을 발견했습죠.
중국 싸람은 기억력이 띵호아
탱이 애인도 전화번호 백 개 정도 기억하기는 하는데... 다른 것은 다르더군요.
너무 길어요.힘들어 둘이서 읽고 쓰고 해야겠네요
자기 신분증번호를 외우는 사람의 수가 매우 적은 이유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신기했어요. 숫자를 외는 특별한 재주가 있는가 했는데...
결국은 띄워쓰네요. 그래도 숫자가 너무 깁~~~니다.
한문으로 글을 쓸 때도 그렇고... 습관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잘보았고 재미 있습니다.
가끔중국 출장갔는데 전화번호 적으면
잘 않된 이유를 이제 알았군요 ㅡ
그래서 번호 적어 주고 걸어달라고 많이 했는데ㅡ
띄어쓰면 무척 편할 터인데...
오늘 칭다오에 봄비가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