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을 생각한다. 닭대가리와 닭머리 3/3
닭대가리와 소머리를 비교하는 속담은 대개가 다음과 같은 고사성어에서 나오는 것이 많다.
寧爲鷄口 無爲牛後(영위계구 무위우후), 鷄口牛後(계구우후).
이 글귀를 잘 보면 이는 닭과 소의 비교인데
닭의 주요한 앞부분(머리, 대가리, 벼슬/볏, 입, 주둥이)과 소의 배설부분을 담당하는 꼬리를 비교하는 것이다.
비교대상으로 닭은 소규모 집단의 우두머리를, 소는 큰 집단에 복속(服屬)된 말석을 뜻한다.
이를 풀어쓰면, 아래와 같은 다양한 풀이가 된다.
“닭대가리가 쇠꼬리보다 낫다.”
"닭의 머리가 될지언정 소의 꼬리는 되지 말라."
“닭의 주둥이가 될지언정 소의 꼬리는 되지 말라.”
“닭의 부리가 될지언정 소의 뒤(항문)는 되지 말라.”
“닭의 볏(벼슬)이 될지언정 소의 꼬리는 되지 마라. “
"닭장의 우두머리가 될지언정 소의 따까리는 되지 말라."
이러한 여러 가지 표현은 ‘큰 집단의 말석보다는 작은 집단의 우두머리가 낫다’,
‘큰 나라 밑에서 예속으로 사느니, 작더라도 독립된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생각하고 싶은 것은 ‘닭대가리’, 또는 ‘닭 머리’라고 할 때 ‘대가리’와 ‘머리’를 구별하는 것이다.
내가 언제인가 고구려의 서울이었던 집안과 북한의 만포 사이를 흐르는 압록강을 배를 타고 유람한 적이 있다.
집안과 만포진에 대한 첫인상이 서울의 광나루와 천호동을 보는 것 같았다.
만포쪽은 광나루 쪽의 산세로, 집안은 천호동 들녘으로 연상되었다.
유람선을 타고 북한 땅의 접안 지점까지 접근하였는데 북한군 초소가 가려져 있었다.
안내원이 담배 같은 것을 던져도 된다고 하여 일행 중에 누가 담배를 던지자마자
북한군이 벌떡 일어나 어깨총으로 등을 돌리고 가는 것이었다.
유람객 중에 누군가가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말을 건네자마자 초병이 힐긋 뒤돌아보며 내밭는 말이
“야이, 개 대가리야”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2019년 8월 16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仰天大笑, 비웃을) 노릇”이라고 표현했고,
이후 김여정도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과정에서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이런 말 말고도 소대가리가 나오는 속담을 보면
“삶은 소대가리가 웃다가 꾸러미(소 입망태기) 터지겠다”라는 말이 있다.
너무도 어이없어 죽은 소조차 입을 크게 벌리고 웃다가 꾸레미가 터지겠다는 뜻이다.
또 “소만 추위에 소대가리 터진다”라는 속담도 있는데 ‘소만(小滿)에 추위가 심하다'라는 뜻이다.
이러한 예에서 ‘개 대가리’, ‘소 대가리’라는 말은 우리에게 어색하게 들린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개머리판’, ‘소머리 국밥’에서처럼
‘개머리’, ‘소머리’가 친숙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갈’과 ‘머리’를 비교적 구분하여 쓰고 있다.
털이 없거나 좀 있어도 적거나 작고 짧고 모양이 동글동글한 것은 ‘대갈(대가리)’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좀 낮잡아 보이는 대상에 막말로 쓰인다.
대신 머리에 털이 좀 많은 대상에게 조금이라도 막말을 안 쓰려고 할 때에는 ‘머리’라고 말한다.
화끈한 기준은 ‘머리카락’이다.
‘대갈가락’이라하지 않는 것을 보면 머리와 대갈의 기준은 털의 유무와 다소・장단이 기준이 된다.
비록 닭대가리는 작더라도 모이를 쪼아 먹고, 소꼬리는 덩치 큰 소에 빌붙어서 더러운 일을 하니,
소꼬리보다는 닭의 대가리의 노릇이 낫다는 이야기이다.
작더라고 남의 위에 설지언정(우두머리) 큰 것에 매달리어 더러운(하찮은) 자리에 있지 말라는 말이다.
닭에게는 ‘대가리’와 ‘머리’를 모두 쓰기는 하는데
새에게는 새머리보다는 새대가리가 널리 쓰인다. 새대가리는 주로 지능이 낮다는 비유이다.
닭도 새이다. 닭은 위협이 닥치면 도망치다가 더 도망칠 수가 없으면
대가리를 땅에 박고 움직이지 않는다. 대가리만 숨기면 몸통도 숨겨지는 줄 아는 것이다.
이때는 ‘닭머리’보다는 '닭대가리'라는 말이 어울리는 말이다.
한 겨레가 외세에 의해 남북으로 갈리어 통일보다는 분단고착(2국가제)으로
역사의 방향이 뒤틀리는 것 같다. 드디어 한글이 글로벌 파워로서의 기반이 서서히 갖추어지면서 세계사의 주류에 동참할 기운이 상승하는 것과 달리 남북 간에 한글의 이질화가 깊어질까 우려된다.
비록 남북 간에 언어의 이질화가 ‘개머리(남)’는 ‘개대가리(북)’로, ‘소머리(남)’는 ‘소대가리(북)’로 제 갈길를 간다하더라도
한글의 이질화의 진행이 빠르게 고착되리라는 걱정은 기우이길 바란다. (3/3)
* 주: 개머리판은 사실 개의 머리와는 관계없다. 개머리판의 어원은 물건을 고이는(괴는) 판, 괴머리판의 변형으로 보인다.
[2026.08.28.]
첫댓글 '소대가리·닭대가리·새대가리·개대가리'는 동물에 빗대어 멍청함을 비하하는 계통으로 서로 깊은 관련이 있지만,.구체적으로 어떤 맥락과 관계가 있는지 항목별로 종합해 주었냬요 감사합니다, 대가리나 머리에 대한 속담이 이렇게 많을줄이야 절대 써서는 안될마들이 많아요 . 비하와 욕설로 쓰이는 동물 시리즈: 'OO대가리' (소, 닭, 새, 개)이 표현들은 모두 인간의 머리를 동물에 비유해 '머리가 나쁘다', '생각이 없다', '우둔하다'는 뜻을 전달하는 비속어 및 은사라구요!!? .닭대가리 / 새대가리:가장 흔하게 쓰이는 말입니다. 실제 닭이나 새는 뇌의 크기가 작고 기억력이 나쁘다는 편견(실제로는 지능이 높은 새들도 많습니다)에서 유래하여, '방금 전 일도 기억 못 하고 멍청한 사람'을 놀릴 때 씁니다.소대가리 (소머리): 소는 몸집에 비해 뇌가 작고 반응이 둔해 보이기 때문에, 미련하고 우직하다는(때로는 답답하다는) 이미지와 결합되어 있다는 말 깨닿고 감니다.
젊을때 나의 나의 좌우명이"용의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