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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스크랩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김병문 추천 0 조회 112 07.08.20 18:1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돌발적으로 누군가 내게 묻는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라고.....

망설이지 않을 수 없다.

설레임보다는 세월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에 안주하여 그런 고민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러 심야프로를 선택했다.

사랑이 무르익은 시간에 제대로 느껴보자는 의도성이 다분히 있었지만 평일 심야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좋았다.

조건에 맞춰서 결혼한 부부와 사랑으로 결혼한 부부를 대비시켜서 묘한 촉수를 자극시켰다.

어떤 이유로 결혼을 했건 살다보면 익숙해서 편안할 수도 있고, 상대에게서 충족되지 않는 것들로 허한 감정을 부대껴야하는 것이 우리들의 일상이다.

정윤수 감독에 엄정화(유나), 박용우(민재), 한채영(소여), 이동건(영준)이 주연한 영화로 네 명 모두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배우들이지만 나는 특히 박용우의 미소를 좋아한다.

여지없이 이 영화에서도 박용우의 몸짓과 언어가 영화시간 내내 다른 감성을 마비시켜버렸다.

 

유나와 민재는 사랑으로, 소여와 영준은 조건으로 결혼해서 무난한 가정생활을 영위하지만 인맥을 통해 알게된 다른 부부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이는 부부에게서 결코 충족되지 않는 내면적인 불만족에 연유한다.

첫눈에 어두워보이는 소여에게 끌리는 민재와 남편의 무뚝뚝함과 반대로 위트와 섬세함을 가진 민재에게 마음을 여는 소여, 자기 아내에게서 찾을 수 없는 도도함과 유쾌함에 소여를 가슴에 담는 영준과 조건좋은 배경과 거만함에 은근히 영준에게 끌리는 유나.

 

 

유나는 불우한 환경을 가진 패션 계통의 직업에 종사하는 커리어우먼이다.

유쾌함과 당당함으로 자신을 무장하고 있으나 늘 경제적인 여유를 누리고픈 여자.

영준의 사랑에 마음을 빼앗기지만 가정을 염두하고 걱정하는 아줌마의 마음도 가진 여린 여자.

배우나 가수로서 보여주는 섹시함의 연출가답게, '결혼은 미친짓이다'에서 보여준 완전한 전라는 없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여자다.

 

 

재벌 2세인 거만한 남자다.

재능있는 남자면서 자신의 일은 거리낌없이 하는 터프함이 있지만 유나의 사랑을 의지대로 쉽게 쟁취하지 못하면서 사랑을 점차 알아가는 여린 남자다.

파리의 연인에서 보았던 거친 느낌과 사랑을 나누는 행위가 다소 부자연스러웠지만 신체적인 매력을 맘껏 발산하는 배우다.

 

 

배우의 볼륨있는 몸매에 탄성을 자아내는 관객들의 호흡이 느껴질 정도였다.

풍만한 가슴에 매끈한 몸매, 대사가 많지 않아 기존의 한채영 이미지보다 훨씬 성숙한 느낌을 준 조명디자이너 소여.

남편인 영준은 자상함도 없고, 사람에 대한 열정이 없어 "한번도 뜨겁게 사랑한 적이 없다"고 부끄럼없이 말하는 여자.

그러면서 서서히 민재를 향해 달려가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시공간을 초월하여 그들의 사랑놀음은 화면을 가득하게 채운다.

 

 

개인적으로 박용우의 표정과 미소에 이미 몰입된 나는 이 남자의 언행에 예의 주시했다.

죽을만큼 사랑해서 유나와 결혼했지만 어느날 다른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유나에게 "너에게 예전처럼 미치게 해줄래?"라며 마음을 드러내며 슬프게 말하는 남자.

한때 불같이 사랑한 여자를 두고 다시 무방비상태로 마음이 열리는 감정을 느끼며 괴로워한 남자.

 

네 사람의 크로스 스캔들을 보며 불륜이라는 좋지않은 이미지보다 요즘에 조금은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의 한 형태라는 느낌이 더 강렬했다.

위험한 결단일까?

선상파티 중에 빠진 여자들을 구조하면서 정작 본인의 배우자가 아닌,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구조하는 장면을 보고 극한 상황에 처하면 본능에 충실하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본능이라는 것의 가치 기준에 다소 오류의 사고가 포함된 것이기는 하지만........

 

사랑.

참으로 아름답고 귀한 단어다.

언제, 어떤 형태로 우리들을 에두를 수 있는 안개와 같은, 다소 불투명한 사고와 가치관의 혼란을 가져와서 번민의 시간을 경험하게 할지 모른다.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싶다고 얘기한 누군가가 있다면 돌을 던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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