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앤 현장] 수원 도심에서 가까운 트레킹코스
도처에 2~3㎞ 길이 '건강 길' 푯말따라 걸으면 역사공부도… 항미정 주변 낙조 특히 유명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걷기는 조깅과 같은 거리를 운동했을 때 비슷한 에너지가 소비되고, 무릎에 부담도 주지 않아 체중 조절 운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걷기의 장점 때문에 최근 대중들 사이에 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주민 건강뿐 아니라 관광자원 차원에서도 다양한 걷기 코스를 마련하고 있다. 수원 역시 시민들이 집 근처에서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코스들이 여러 곳 조성돼 있다. 주말이나 아침·저녁시간을 이용해 가족, 연인과 함께 걷고 운동할 수 있는 수원 근방의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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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교산은 수원의 대표적인 산행 코스다. 산 입구에 있는 광교저수지 산책로는 물과 숲이 어우러져 풍광이 아름답다. /수원시 제공
◆산길 따라 걷기
높이 582m의 광교산은 수원과 용인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원래 광악산이었다가 고려 태조 왕건에 의해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광교산에는 2~4시간 정도 걸리는 산길 코스가 6개 조성돼 있어, 수원의 대표적인 산행 코스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교산 남쪽 기슭인 장안구 하광교동에는 33만㎡ 넓이의 광교저수지가 있다. 이 광교저수지 가장자리를 따라 걷는 산책로는 물과 숲이 어우려져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또 2㎞정도의 산책로가 평탄하게 이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칼로리 소모량을 알 수 있는 안내판도 곳곳에 설치돼 있어 걸으며 자신의 운동량도 확인할 수 있다. 광교산 입구 '반딧불이화장실'에서 '상광교버스종점'까지 이어지는 3㎞의 산책로도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이곳에는 구간마다 걷기에 관한 상식들을 알려주는 푯말이 세워져 있어 시민들이 올바른 걷기를 할 수 있게 돕고 있다.
권선구 호매실동에 있는 칠보산은 높이가 238m로 낮고 등산로 능선이 완만해 산책의 성격이 강한 걷기 코스다. 칠보산에는 '오룡골 입구~칠보사~칠보약수터'를 거치는 5.7㎞의 1코스, '에듀랜드~칠보산정상~LG빌리지'로 이어지는 3.1㎞의 2코스, '용화사 입구~통신대~용화사 입구'로 돌아오는 1.3㎞의 3코스 등이 있어 취향과 목적에 맞게 걸을 수 있다. 각 코스에는 운동시설과 벤치, 야외탁자 등의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가족이 함께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공원길 따라 걷기
수원에는 일왕·서호·일월·광교·원천·신대 등 여러 저수지가 있어 이곳을 끼고 공원들이 조성돼 있다. 장안구 송죽동에 있는 '만석공원'은 일왕저수지를 가운데 두고 만들어진 곳으로 저수지 주변에는 동·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저수지 물가를 따라 공원을 한바퀴 도는 1.3㎞ 걷기 코스는 중간마다 정자가 마련돼 있어 운동 중 잠깐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아울러 공원에는 체력단련기구도 설치돼 기초체력운동과 스트레칭도 가능하다.
팔달구 화서동에 있는 서호(西湖)는 1794년 조선 22대 왕인 정조(1752 ~1800)가 수원화성을 쌓을 때 함께 만들어진 호수로 수원시민들에겐 익숙한 장소다. 호수 주변에는 서호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서호 둘레를 따라 걷는 2.1㎞ 구간에는 호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항미정(杭眉亭·수원시 향토 유적 제1호)이 있다. 항미정은 석양이 비치는 그림자가 마치 미인의 눈썹과 같다고 해 유래한 이름이다. 서호의 석양은 '서호낙조(落照)'라고 해 수원 8경으로 꼽힌다. 해질 무렵 이곳을 찾아 서호낙조를 바라보며 걷는 것 또한 색다른 묘미를 맛볼 수 있다.
◆문화유적 따라 걷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華城)은 정조가 1794년 착공해 1796년 완공했다. 화성의 전체 길이는 5.7㎞로 동쪽은 평지를 이루고 서쪽은 팔달산에 걸쳐 있는 평산성의 형태다. 화성에는 문화유적을 체험하며 걸을 수 있는 2가지 걷기 코스가 있다. '서장대~화서문~장안문~화홍문~연무대~창용문~봉돈~팔달문'을 거치는 1코스는 화성 전체를 한바퀴 도는 6㎞ 구간이다. 2코스는 '서장대~화서문~장안문~화홍문~방화수정~연무대'를 따라 걷는 3㎞ 구간이다. 완만한 평지로 이뤄진 두 코스는 수원의 세계적 유적지를 천천히 둘러보며 1~2시간에 완주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이 밖에 수원과 의왕의 경계가 되는 장안구 파장동 '지지대고개' 코스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顯隆園)에 행차할 때 지나던 길목으로 경기기념물 제19호인 노송지대(老松地帶)를 따라 걷는 코스다. 약 5㎞인 이 코스에는 수백년 된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어 장관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