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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2006. 1. 6)
추운탓 인지 새벽에 눈이 띄었다. 서울에서 입고 간 점퍼를 꺼내 입고 다시 담요를 덮었다. 귓가에 들려오는 빗소리... 이제 본격적으로 내리려나 보다. 9시에 출발하기로 했으니, 아직 더 잘 시간이 있다. 샤워장에 따뜻한 물을 마음대로 쓸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요시님과 참새님이 우리들의 아침을 위해 편의점에서 유부초밥과 삼각김밥을 사 왔다. 예약한 9인승 미니버스와 택시로 나눠 타고 오늘의 일정을 위해 움직였다.
OKINAWA.일본 최남단의 섬이며, 일본의 하와이라는 이름과 136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는 곳이다. 長壽의 지방으로 알려져 있고, 1년에 480만명의 사람들이 관광이나 바캉스를 즐기러 오는 곳! 스쿠바들이 즐겨 찾는 해양스포츠의 천국이다. 1972년 5월15일 미국으로부터 돌려 받은 땅이나, 면적의 75%를 5만명의 미군들이 주둔하며, 아직도 노른자위 땅은 미국 것 이라고 일러준다. 주수입원은 역시 관광산업이며,흑설탕을 수출한다. 대만과 가까워 아시아계통인 사람들만 보면 대만인이냐고 물을 정도란다. 가는 중에 비는 계속 내리고 가벼운 옷만 챙겨와 오늘도 추웠다.
琉球村이라고 씌여진 곳으로 안내를 한다. 류큐왕조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전통의 민속촌이다. 입장료는 1인당 840엔. 고대로 부터 행 해진 축제행사들이 오늘까지 연중행사로 재현되고 있다고 한다. 國王과 王妃,三司官을 선두로 하여 행진을 하는데, '미루크(미륵) 라는 신에게 드리는 축제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큰체구에 하얀 얼굴,노란 옷을 입고 손에는 부채를 든 미루크 神은 오곡의 풍요로움과 마을의 번영을 가져다 주는 神으로 되어있다. 우리나라의 북청사자놀이와 흡사한 사자춤을 선 보이고,중국의 당수에서 유래되었다는 젊은 무술인들의 '가라테'도 구경할 수 있었다. 북을 들고 다이나믹한 춤을 추었던 것은 '에이사'라 하여 음력7월15일 전후 명절때 청년들이 추는 춤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공연이 끝난 뒤 배우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도 서비스 하였는데.. 새치기가 특기인 나는 용감하게 왕과 왕비의 사이에 서서 찍었었지만, 그 귀한 사진을 몽땅 잃었으니...애~~~고~~!! 갈수록 빗줄기가 굵어졌고,우리는 버스안에서 마냥 떠들며, 못하는 일본어지만 우리말로 엮어가며 낄낄 거렸다. 도로옆에 웬 갈대들이...?? 했더니 사탕수수란다. 한국인들의 99%는 사탕수수를 보고 갈대라고 한대나..??ㅎㅎㅎ 그렇게 흡사하게 생겼다.
바람의 언덕이라는 万座毛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릴 때 부터 모자를 아예 차에 두고 오라고 한다. 날씨만 좋으면 잔듸밭에 누워 하늘을 볼 수도 있고, 어쩌면 참새님과 밥줘님의 '나 잡아 봐라' 놀이도 연출 할 수 있으련만.... 바람앞에 보잘 것 없는 우리들은 자연이 주는 신비와 즐거움으로 괴성만 질러대고 있었다. 코끼리가 코로 바닷물을 다 먹을 듯 코 만 담궈놓은 바위형상을 보면서.. 문득! 울릉도에 있는 코끼리 바위와 닮았다는 생각과 , 밀림의 코끼리는 언제나 바다를 그리워 했는가 보다 라는 생각을 한다.
우산을 살 것이냐? 전동차를 탈 것이냐?의 갈림길에 선 우리는 호사를 부려보자는 쪽으로 돈을 지불했다. 자동으로 굴러가는 전동차는 파인애플 농장의 작은 길을 잘도 찾아 다니고. 현장학습 나온 유치원 어린이 마냥 동심으로 잠시 돌아가 본다. 12년전 하우스텐보스를 갔을 때, 입구를 거쳐 정중하게 관람을 한 뒤에는 반드시 특산물이나, 기념품점을 지나야 출구가 나오는 구조를 만났을 때 일본인들의 商術에 감탄한 적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곳 역시... 파인애플로 빚은 각종 술, 쥬스.빵, 쵸코렛을 맛 볼수 있도록 가득 쌓아 놓았다. 출출한 차에 술 한 잔에 빵 조각을 먹으며, 돈도 아낄 겸 이걸로 점심을 때울까? 하는 얌체 생각도 들었다.
大家라는 곳의 음식을 맛 보자는 기사 아저씨의 제의에 따라 우리는 지은지 100년이 넘었다는 유명한 음식점으로 안내되었다. 우리를 위해 특별히 뱀가죽으로 만든 (오키나와엔 뱀이 많다)만도린을 뜯으며 일본인 특유의 코먹은 목소리로 노래를 들려준다.' 우리 역시 답례로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합창하며 즐거워 했다. 순수한 마음과 모습으로 노래하는 일행들을 바라보며, 여행은 어디로 가느냐? 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가느냐?도 얼마나 중요한 가를 실감한 순간이었다.
서둘러 세계제일,세계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다니는 해양수족관으로~~!! 일명 츄라우미 수족관!! 세계제일을 자랑한다는 거대 아크릴 판넬로 만들어진 수족관!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하니 바다 한 곳을 통채로 옮겨 놓은 듯 했다. 아이들이 보면 얼마나 신기해 할까? 관람객들을 살펴보니 90%가 자국민들이었으며 가끔씩 중국인들이 보였고, 우리나라에는 아직 덜 알려져서인가? 한국인들은 별로 눈에 띄이질 않았다. 좀더 세월이 가면 앞으로 있을 내 손주들과 손잡고 다시 오리라는 계획을 세워본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수많은 魚種들...바위처럼 큰 고기들 속에서 제 멋대로 까부는 아주 작은 고기들을 보며,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들고 있는 각종 악기들이 연상 되었다. 손에 잡히는 트라이앵글같은 작은 것에서부터, 몸 전체에 지탱해야 하는 콘트라베이스 ,큰북 등이 어울려 아름다운 한 음을 내듯... 유유자적! 그것들은 정해진 악보처럼 ,정해진 공간속에서 제나름대로의 音을 내고 있었다.
비바람을 맞으며 버스에 올랐을 때는 더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엇다. 가자~~!! 집으로~~!! 누군가 소리친다. "야~~~이것도 집 이라고 반갑고 좋네? 히히히히" 그랬다. 내 한 몸 쉴 곳 있고, 내 키만큼 길이의 누울 곳 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떠돌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군대를 가 보면 어머니가 해 주신 밥이 그립고, 잔소리에 바가지 긁는 마누라라도 곁에 없으면 모두가 그리운 법이다. 가져온 각종 술 들을(그래봐야 팩소주에 포도주) 꺼내놓고 오늘의 일정을 얘기하며 깔깔댄다. 숙소앞의 신호등새(鳥)는 비가 와도 여전히 짹짹거리고, 조금 더 있으면 지하 BAR의 쿵짝소리에 건물이 흔들리겠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참을 수 있을 것 같다, 담요 1장을 더 가져와 어제보다 만반의 준비를 하며, 환경적응에 탁월한 인간이란 동물들은 이렇게 또 질기게 命을 잇는다. 내일은 비가 오지 않았으면... 하나,둘씩 紅燈이 꺼지고,오지 않을 손님은 밖에 있거나 없거나, 우리는 이밤에도 오키나와섬에 두둥실 뜬채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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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날이 또 새록새록 떠 올릴며 웃음 짓네요. 파인애플 농장에서 3번와인 사왔는데 '여름'에는 가져갈 수 없고 언니 올라오면 풀어야겠다. 또 추워진다는데 감기 조심하슈~~~ㅎㅎ
고맙슈~~~~ㅎㅎ 잼있게 노~~쓔~~^^*
어쩜 이리 글을 맛갈스럽게 잘쓰신데요...언니 보고파요...
달덩이 같은 백설공주~~~친구선생님도 잘 있고 울 귀염둥이 한님이도 잘 있는지....보고프요~~^^*
디카를 잃어버려서인지 어째 글에도 약간은 우수가 베여 있는것 같아..ㅎㅎㅎ더 재미지게 잘 쓸텐데 말이지...오늘 팔동생이 와야 더 깔깔 거릴텐데..아쉽네
글 쓸때마다 그넘의 사진 생각이 나서 속상한가 봐요. 글 은 자신을 속일 수 없는 것임으로,,,^^*
사진을 보고있는듯 글이 칼라풀하네요. 이번여행의 히로인같은 존재 팔님을 만나야 더 재미있을텐데 참새랑 쿵작을 맞춰가며... 오늘밤은 귀가 간지러울겨!!
결국은 ...나 뻬고 만나는구먼...우~~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