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문방구에 항상 상냥하게 대해주고 순발력있게 미술용품을 챙겨주던 아가씨가 안보였다. 얼마전에 퇴사했단다.
문방구가 갑자기 허전함을 느껴졌다. 이제 문방구를 지나가도 전혀 기뻐하지 않아질 것 같은 예감은 무엇일까?
그녀를 내가 좋아하거나 사랑하지는 않았다. 이것도 한국인이 느끼는 정때문일까?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가려는데 비가 왔다. 다시 돌아서는 발길이 나쁘지만은 않다. 조금이라도 쉴 수 있다는 안도감때문일까?
나는 매일 아침 뜨거운 샤워를 한다. 하루의 시작으로 몸을 깨우는 것이다. 그러곤 차가운 물로 마무리를 한다.
차가운 온도차이로 일순 얼음을 끼얻는 것 같은 불쾌함이 좀 지나면 상쾌함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 핸폰 라디오를 듣는다.
주로 김어준의 좌파 엉터리논조를 듣거나 법륜의 즉문즉설, 아니면 명로준의 오디오북 녹화방송들을 듣는다.
면도를 하면서 느낀점은 면도를 하면 절로 목운동이 되서 다른 목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갖가지 세면용구에서는 국적불명의 문자들이 뒤섞여 있고 어떤 용도에 쓰는 지 글씨가 깨알같아서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골프연습장에 폼재고 오는 신사가 가끔 개샴푸냄새가 나는데 아마 그 분도 잘못 세면도구를 쓰는 분 중 한 분이지 않을까?
출근 중 담다디 이상은의 신곡이 나오는데 가사와 음 모두가 발라드하고 편안하다. 이런 모든게 소확행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