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에 이식당에 가게된 것은 우리 동기인 심태웅 친구 때문이다.
아직도 협성교육재단의 교직원으로 근무하는 태웅이가 5-6년 전쯤에 이 식당과
가까운 경북여상에 근무할 때 이 식당에서 종종 저녁 식사를 같이 하면서 부터다.
착실한 기독 교인으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생활하는 태웅이는 술은 입에도
못대고 보니 깔끔한 음식을 잘하는 식당을 많이 알고 있는 듯 했다.
이 명동복어 식당에서 가장 잘하는 음식은 복어 매운탕이다. 복어고기와
콩나물에 양염을 넣고 물을부어 끊여서 삶겨진 콩나물을 견저서 참기름을 넣고
무쳐주는 콩나물 무침과 약간은 얼큰하고 시원한 탕 맛은 정말 일품이다.
나도 몇몇 다른 복어탕집에서 복어매운탕을 먹어본적이 있지만
이집의 매운탕맛을 따라오지는 못한다. 그래서 나는 이식당에서 태웅이
뿐만아니라 우리 동기인 서영희와 이병조와도 식사를 같이 한적이 있고
김규식이와도 식사를 한적이 있으며 또 다른 친구들과도 식사를 한적이 있다.
명덕 노타리에서 동희를 데리고와서 자리에 앉자 호구가 미리 시켜놓은 아구찜
안주가 나왔다. 술은 순한 백세주 보다는 독한 소주가 좋았다.
가까이에 친구가 있고 차도 갖고 오지 않았으니 기분도 좋고 마음도 가볍다.
정말 오랜만의 만남과 반가움에 4 명이 같이서 건배를 하였다.
아마 호구도 오늘 동희를 만나보기는 무척 오랫만일 것이다.
입담이 좋은 호구는 술에 취하드라도 자기를 태워가는 부인이 옆에 있기에
부담이 없는 듯 하였다.
호구는 우리가 중학교 다녔던 그 옛날 40 여년전의 그때 그일들을 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마치 흑백 영화를 보여주듯이 구수한 입담으로 이야기해서
나는 호구가 무슨 귀신 같기도 하고 새로나온 용량많은 컴퓨터 같기도 하였다.
장천의 홍말이집부터 순자 심정희 지영애집 그리고 우리에게 역사를 가르치시던
곰실의 김동선 선생님댁에서부터 덕수디 물레방앗간으로 또 오래전에 고인이된
우리친구 최광열이집과 또 나도 잘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의 집과 그 골목 골목을
모두 기억하며 심지어는 덕수디의 물레방아를 돌리는 도랑물이나 하수도가
흘러가는 방향까지 기억하고 있었는데 호구의 이야기는 동희와 둘이만 듣기가
아쉬웠는데 만약에 장천에 살고 있었는 다른 친구가 한명이라도 더 있어서
서로 맞장구를 치며 이야기를 하면 더욱 실감있고 신명이날 것 같았다.
그옛날에 산동 면장을 하신 박동희 부친의 성함이나 박정숙이 부친의 성함등등
당시에 연비연사를 가진 많은 분들의 성함은 물론 인상 착의까지 정확하게
기억 하는 호구는 인간 문화재 감이었다.
술 좋아하고 노래 잘하며 하모니카 잘 불고 색스폰도 잘 부는 팔방미인의 호구가
또 그렇게 머리조차 좋은줄은 모르는 친구들은 모를것이다.
호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특별한 술 안주가 필요없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