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달군 솥에 찻잎과 약간의 물을 붓고 볶듯이 익히는 걸 덖는다고 한다. 덖는 것은 볶는 것과 비슷한데 국립국어원의 설명에 따르면 '음식이나 음식의 재료를 물기가 거의 없거나 적은 상태로 열을 가해 이리저리 자주 저으면서 익히는 것'이 볶는 것이고 '물기가 조금 있는 고기나 약재, 곡식 따위를 물을 더하지 않고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익히는 것은 덖는 것이란다.
볶는 건 많이 해 봤지만 덖는 일은 해 본 적이 없어서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을 들어도 잘 모르겠다. 실제로 콩은 볶는다고도 하고 덖는다고도 한다.
요리사가 될 것도 아니니 정확한 차이는 제쳐 두자. 다만 찻잎만큼은 덖는다는 표현이니 '찻잎을 볶는다'라고 쓰지만 않으면 망신당할 일은 없겠다.
또 한가지, '덖다'의 당하는 말은 '덖이다'가 아니고 '덖어지다'다. 그러니 '잘 볶인 콩' 이라고 쏘고 '잘 덖어진 찻잎'이라고 쓴다. '덕여진'이라고 쓰는 건 두 번 당하게 하는 것이니 삼가는 게 좋겠다.
'닦다/닦달하다' 항목에서 살펴본 것처럼 '덖다'와 '볶다' 모두 ㄲ받침을 쓴다는 것도 잊지 말자.
참고 도서 《동사의 맛》 김정선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