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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두렵다고요?” 여름철 불청객 냉방병, 한방에 날려버리는 생활건강법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8월. 밖에 나가면 푹푹 찌지만 안으로 들어오면 에어컨 바람이 너무 세어 시원하다못해 추울 때가 있다. 왠지 몸이 으슬으슬 춥고 피로하다면? 냉방병을 의심해야 한다. 여름철 건강에 적신호인 냉방병의 원인과 증상, 이에 대비한 생활습관, 한방요법을 알아보았다.
●냉방병이란?
여름철 냉방장치가 잘 되어 있는 곳에 오래 있을 경우 몸이 나른하고 머리가 아프며 정신 집중이 되지 않아 능률이 떨어지는 등 여러 장애가 생길 수 있다. 흔히 이를 두고 ‘냉방병’이라 하는데, 그 자체는 특정한 질병이라고 할 수 없지만 몸에 이상 증상을 불러오는 원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한방에서는 냉방병을 찬 기운이 땀샘을 통해 기혈의 흐름 통로인 경락에 침입해 생기는 병으로 본다. 찬 기운이 과도하게 인체에 침입하면 식욕이 저하되고 머리도 지끈지끈 아프면서 어지럽다. 또 사지가 무겁고 만사가 귀찮아지고, 콧물이 흐르는 등 감기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체질적으로 몸이 찬 소음인은 찬 기운을 많이 받으면 소화불량이나 설사를 일으키기 쉽다.
●냉방병의 원인은?
인간의 몸은 평균적으로 36℃라는 일정한 온도를 중심으로 체온을 조절한다. 체온이 올라가면 땀이 나 그 증발열로 체온을 내리며, 반대로 체온이 내려가면 가능한 한 열을 뺏기지 않게 하기 위해 모공이 닫히고 소름이 돋는 등 피부상태가 바뀌면서 체표면적을 작게 한다.
그런데 실내외 온도차가 10℃가 넘을 정도의 강한 에어컨 바람에 1시간 이상 노출되면 몸이 지나치게 차가워져 체온 조절을 위한 땀이 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수분 방출의 균형이 깨져 몸에 이상 증상이 생기는 것.
우리 몸은 땅 속 깊이 파서 만든 우물과 같다. 외부의 뜨거운 열기에도 여름철 우물 물은 차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로 한여름에는 속이 차가워지고, 한겨울에는 따뜻해진다. 그러나 에어컨의 차가운 공기에 노출이 되면 안 그래도 차가운 몸에 체온은 더욱 내려가고 신진대사는 떨어진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신체 조절 이상으로 인한 냉방병이 더 많이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생리, 임신, 출산 등으로 인해 남자보다 저항력이 약한 것이 그 원인. 또한 심폐기능이 약할 때, 관절염, 노인이나 허약자 등도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냉방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바로 이것!
감기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이 자주 오며 어깨, 팔, 다리가 무겁고 허리가 아프다. 종종 몸에 한기를 느낀다. 처음에는 일반 감기처럼 몸이 으슬거리며 기침이 나고 목이 아프다. 심한 경우 고열, 설사, 가슴 통증, 폐렴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냉방시설에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이 대표적인 원인. 대개 2∼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난다. 사람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파되지는 않는다.
부종 찬바람에 오랫동안 노출돼 몸이 차가워지면서 혈액순환이 정체돼 노폐물이 체내에 쌓인다. 쉽게 말하면 몸에서 불필요한 물질이 밖으로 나가지 못해 손이나 발, 얼굴 등이 붓게 되는 것. 또 신장 기능까지 함께 저하돼 수분을 몸 밖으로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면 전신이 붓기도 한다.
부종으로 인해 큰병이 생기지는 않지만 몸 안에 지방이 늘어나 살이 찌기도 한다. 몸 속에 쌓인 수분이나 노폐물이 지방을 빨아들여 몸에 축적시키기 때문.
복통·설사 복통이나 설사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몸이 차가워지면서 장기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특히 대장의 연동운동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배뿐 아니라 허리나 다리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설사는 탈수증상을 보이기 쉬우므로 수분 보충은 필수. 따뜻한 물이나 보리차에 설탕을 첨가해 에너지를 보충해주면 좋다.
만성 피로 찬 공기에 오래 노출되면 몸이 찌뿌드드하고 현기증이나 나른함, 두통을 느끼는 만성 피로 증상을 보인다. 하루 종일 냉방이 된 실내에서 일하거나 차가운 실내와 더운 바깥을 자주 왔다갔다하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온도차가 심한 실내외를 오가면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의 기능이 흐트러져 혈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현기증을 느끼거나 온몸이 나른해지는 것.
허리·어깨 결림 허리나 어깨가 뻐근하고 결리는 것은 몸이 차가워지면서 체내의 혈액 순환이 정체되어 일어나는 증상. 특히 에어컨 바람 때문에 춥다고 몸을 웅크리거나 같은 자세로 오래 일할 경우 더 심해진다.
허리나 어깨 결림을 예방하려면 소매가 긴 옷을 준비해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주고 일할 때는 1∼2시간에 한번 정도 몸을 쭉 펴는 등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다.
생리통 생리통은 여성의 약 50%에서 나타나는 아주 흔한 부인과 질환의 하나. 생리중 자궁수축으로 인한 통증을 말한다. 냉방 시설에서 오래 생활할 경우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이럴 경우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일곱 산후풍·관절염 해산 직후 특히 조심해야 하는 건 에어컨과 선풍기다. 산후에는 피부가 늘어지고 근육이 풀어져 찬 기운을 이길 만한 힘이 없다. 그러므로 출산 전후 지나치게 냉기에 노출되면 여기저기 뼈마디가 쑤시거나 근육이 아픈 산후풍에 걸리기 쉽다. 신경통이나 류머티즘 관절염도 습기와 냉기에 의해 많이 생기는데 인공적인 냉기를 계속 쐬다 보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 때문에 조심한다.
●냉방병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실내외 온도차를 5∼8℃로 유지한다 온도변화에 대한 신체조절능력은 5℃ 내외다. 때문에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에어컨 온도를 25∼28℃로 유지해 실내외의 기온차가 5℃를 넘지 않도록 한다. 30℃를 넘는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에어컨을 8℃ 정도 낮추면 냉방병을 예방하면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에어컨을 튼 실내에서는 긴 소매의 겉옷을 준비한다 에어컨이 장시간 켜져 있는 실내에서 생활한다면 찬 바람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긴 소매로 된 겉옷을 하나쯤은 준비해두자.
냉방된 실내에 오래 머물게 되면 피부가 수축되고 땀구멍이 닫혀 몸의 대사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맨 피부를 그대로 노출시키지 말고 얇고 긴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찬바람은 직접 쐬지 말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다 땀을 많이 흘리고 난 후에 찬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한다. 바람이 벽면을 향하게 해 돌아나오는 바람에 피부가 노출되는 것이 좋다.
또 장시간 에어컨이 켜진 실내에서 근무한다면 1∼2시간에 한번씩 팔다리를 펴주거나 기지개를 해주는 등 가벼운 스트레칭을 5∼10분 정도 해준다. 이는 찬 공기에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어 냉방병 예방은 물론 스트레스와 피로회복에도 효과적이다.
따뜻한 물,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류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따뜻한 물이나 차를 3잔 이상 마셔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준다.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자주 먹는 것도 좋다. 비타민류는 당근,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나 토마토, 키위 등에 풍부하다.
●몸에 쌓인 냉기를 잡는 민간요법
생맥산 더위에 지쳐 있다면 오미자, 맥문동, 인삼 등 세 가지 약재를 섞은 생맥산을 먹는 것이 좋다. 오미자는 내부 장기의 기운을 원활하게 하며,맥문동은 체내에 쌓인 불순물을 없애주고, 인삼은 더위를 이기고 몸을 보해줘 더위에 대한 몸의 저항력을 높여준다.
맥문동 8g, 인삼 4g, 오미자 4g을 고루 섞고 물 2컵을 부어 한 시간 정도 뭉근한 불로 달인다. 냉장고에 두고 아침 저녁으로 한잔씩 마신다.
칡차 칡차는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생칡을 짜서 즙을 내어 만든 생칡차와 칡뿌리를 달인 칡차가 있다. 칡의 껍질을 벗겨 말린 것을 갈근이라고 하는데, 기침 감기에 효과적인 갈근탕의 주재료다. 특히 냉방병으로 인해 기침과 콧물이 나면서 몸이 으슬으슬해질 때 칡차가 제격이다.
칡뿌리 30g을 얇게 썰어 주전자에 넣고 물 3컵을 부어 끓인다. 물이 끓으면 약한 불로 줄이고 뭉근하게 오랫동안 달인다. 건더기는 체로 건져내고 물만 따라 꿀을 타서 마신다.
생강차 생강의 매운맛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해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몸이 따뜻해지면 감기 증세를 예방하고 냉증, 저혈압 증세에도 좋다. 심한 감기에 걸렸을 때는 분마기에 찧은 마늘을 함께 끓여 마신다.
알이 굵고 싱싱한 생강을 준비해 얇게 저며 썬다. 주전자에 저며 썬 생강과 물 4컵을 붓고 약한 불에서 10∼15분 정도 끓인다. 따뜻한 찻잔에 부은 다음 입맛에 따라 꿀, 잣, 대추채 등을 넣어 마신다.
계피차 계피를 차로 달여 마시면 감기에 좋을 뿐 아니라 식욕을 돋우어 잃어버린 입맛을 찾는 데도 그만. 소화기나 순환기 질환, 갑자기 열이 날 때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계피는 짧게 잘라 깨끗이 씻은 다음 물을 붓고 끓이다가 한번 끓어오르면 20분쯤 뭉근히 달인다. 체에 걸러 국물만 받아내어 설탕을 타서 마신다.
꿀차 꿀은 포도당과 과당으로 이뤄져 있어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흡수된다. 냉방병으로 인해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할 때 따뜻한 물에 타 먹으면 좋다. 또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정력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생꿀을 따뜻한 물에 타서 먹는 방법이 있고 여러 가지 식품을 혼합해 먹기도 한다. 수정과(꿀+곶감+계피), 꿀인삼차를 만들어 먹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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