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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음식물중간처리장을 다녀오다
9월 8일(토) 2시에 대학원 동기들과 함께 도봉구 음식물처리장을 방문하기로 한 나는
오전시간에는 에너지 천사단 토요에너지교실 수업을 진행하였다. 10월 13일 서울시청사 개막식 행사에 “지구를 위하여”합창 출현을 제의받은 상황이었으므로 아이들에게도 알려주어야 했다. 소식을 들은 아이들은 와!!! 고함을 지르며 기뻐하였다. 당일 행사가 야외에서 이루어지므로 소리가 작게 들린다는 점을 생각한 나는 에너지천사단 외에 다른 아이들도 함께 출현하면 어떨까? 를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더니 아이들은 정색하며 “싫어요. 우리가 열심히 할께요.”라고 답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자신들만의 힘으로 만들어 놓은 또래집단의 차별화 성향을 간직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인 것 같았다. 그리고는 월요일부터 연습을 하자고 먼저 제안
하였다. 아이들이 출현에 찬성한다는 점을 확인한 나는 월요일부터의 연습계획을 함께 의논한 후 환경퀴즈와 게임, 동영상자료 보기등의 활동을 실시하였다. 교내 캠페인과 서울시교육청 전체발대식 행사 등 일련의 행사에 참여하였던 아이들은 무척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었고 자신들이 열심히 활동하여 학교 옥상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여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에코마일리지 가입도 친구들에게 이야기해서 추가로 더 많이 가입하게 하겠노라고 말하는 아이들과 방송반 활동을 한다는 5학년 여학생은 월요일 방송조회 때 마일리지 가입하면 좋은 점을 방송으로 알려주겠다는 의견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열정이면 마일리지 가입율은 30%를 초과할 수 있겠다는 희망에 나도 마음이 흐뭇해지는 시간이었다.
오전수업을 끝낸 나는 도봉구 음식물처리장으로 향하였다. 도봉구역에서 약 30-50m 거리에 있는 그곳에서는 대학원동기 4명이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방송통신대학원 환경보건시스템학과는 환경관련의 다양한 직종에 근무하면서 연식(?)이 꽤 높은 이들이 향학열을 태우는 특징이 있다. 그리하여 2학기 워크샵에서 우리 대학원의 이러한 특징을 살려 자신이 근무하는 곳이거나 소개할 수 있는 시설을 직접 방문하여 실제 운영상황을 파악하고 배우자는 의견이 제기되어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천정을 올려다 보니 형광등 사이로 쉴 새 없이 액체를 뿜어주는 선풍기 비슷한 시설이 보였다
. 악취를 없애주 는 회전식 분무기 탈취시설이었다.오늘 모임의 주선자인 윤희섭 학우님의 인도에 따라 우리는 2층에 위치한 사무실로 들어갔다.
도봉구 청소행정과에서 근무하는 잘 생긴 직원은 인사를 나눈 후 발표자료를 인용하여 설명하기 시작했다.
현재 서울시내에 설치된 음식물처리장은 모두 5개(도봉구, 강동구, 서대문구, 동대문, 송파구)이며 다른 시설은 민자유치와 위탁운영체재이며 행정구에서 시설 및 운영을 모두 담당하는 곳은 도봉구만이라고 하였다. 위탁과 자체 운영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민자운영의 경우 처음 설치비용은 적게 들지만 몇 년이 경과된 후 기업의 이윤이 발생되어야 하므로 운영비용이 점점 상승하여 주민의 부담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 놓았다. 또한 직영운영의 경우에는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활동을 위한 교육청이나 기타 공공기관과의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질 수 있으므로 직영에 훨씬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이야기 하였다. 만일 4대강 발전에 투여하는 국가예산을 이와 같은 시설설치에 활용한다면 훨씬 생활 복지에 유익할텐데 라는 아쉬움이 진하게 마음에 남았다.
도봉구처리장은 현재 1일 100ton의 음식물이 반입되고 있는 데 이 분량은 도봉구에서만 수거되는 양으로 363,765명의 주민수를 반영하면 1일 1인당 약 250g정도의 양이라고 하였다.
또한 기계설치비용은 30 – 40억 정도 소요되며 비용 중 1/3은 탈리액(음폐수) 처리비용, 1/3은 인건비 그리고 나머지 1/3은 기타 기계운영비용으로 소요된다고 하였다.
위의 공정을 거친 음식물쓰레기는 대부분 건식사료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방법 이외에 매립, 소각, 퇴비화로 처리하는 방법으로 처리비용을 적게 소요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나 퇴비의 경우 심한 냄새 때문에 외곽에 설치하여 하는데 서대문구 난지처리센타와 같이 주민들의 님비현상으로 설치가 어려운 실정이라는 설명에 공감이 갔다. 설명 듣기를 끝낸 일행은 시설물을 둘러 보기로 하였다.
또한 건조기 밑에 쓰레기 봉투가 매달려 있는 것이 궁금해서 물어보니 파쇄공정이 들어가기 전에 음식물쓰레기 속에 비닐용지가 많이 들어 있어서 음식물에 강한 바람을 불어주는 송풍기로 비닐만 별도로 분류하여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리는 것이라는 설명도 들었다. 보통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아서 버리므로 이해가 되었다.
위의 공정 중 사용되는 건조기는 기기값이 6억 정도이며 사용연한도 6년 정도로 무척 짧고 고장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이유는 음식물 중의 소금기가 기계를 녹슬게 하기 때문이라면서 그 만큼 기계수명도 짧다고 하였다. 그래서 도봉구에서는 녹슬임을 방지하기 위해 스텐레스 재질로 만든 기계를 사용하고 있다고 부가설명을 들었다. 파쇄 단계까지 거친 음식물은 비교
적 입자가 고운 분말형태의 시커먼 사료원료가 만들어진다. 쓰레기가 자원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다. 여기에 영양분을 함유한 옥수수 등의 부자재를 다시 혼합해 처리하면 먹음직한 사료가 드디어 탄생한다. 이러한 공정을 거친 사료는 커다란 마대봉지에 담겨져 돼지, 닭을 키우는 농가에 사료로 무상 공급되는 것이다. 유상공급이 안되는 이유를 물어보자 돈을 주고 사 갈 만큼 품질이 좋지는 않다고 하면서
마침 사료담기 작업을 하고 있던 직원은 우리가 마대에 담기는 사료를 들여다 보니까 자기 손으로 사료를 직접 만지면서 냄새가 안난다고 하였다. 설마? 의문을 가지며 나는 사료를 손으로 떠서 직접 냄새를 맡아 보았다. 그런데 냄새가 전혀 없고 은근히 구수한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속으로 적잖이 놀라기도 하였지만 담당직원의 작업태도에도 놀랐다. 자기가 맡은 직종에 전문가적인 마음으로 근무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돌아오는 길에 내 느낌을 이야기 하자 학우회 회장은 하수종말처리장에 가면 담당공무원은 분료를 직접 손으로 만지고 냄새를 맡기도 한다는 보충설명을 하였다. 환경교육을 한다고 하면서도 아직까지 내가 직접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잠깐 부끄럽게 생각되었다.
아마도 민원이 생기는 가장 근본원인이 이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참기 어려울 만큼은 아니었다. 얼른 사진을 찍고 돌아서서 오려는 데 탈취보일러와 연결되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돌아가는 환풍시설이 보였다. 냄새는 굴뚝보다는 오히려 그 곳에서 분출되고 있었다.
넓은 초록 축구장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즐겁게 소리내며 운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처리장과는 색다른 분위기다. 둘은 모습과 기능은 달라도 녹색환경 역할을 함께 분담하고 있었다.
혐오시설이기 때문에 처리장을 마련하거나 운영하는 게 어렵다. 지자체들이 선뜻 이 작업을 맡으려 하지 않는 이유다. 대부분 지자체들은 처리와 시설 운영 자체까지 민간업체에 용역으로 맡기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난관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쓰레기 처리비용이다. 소위 외주에 따르는 비용 외에도 낭비적 요소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여러 사정을 감안해 도봉구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과감하게 직영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결과는 의외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음식쓰레기의 자원화 결실은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연료화(메탄화)의 노력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곳에서도 쓰레기 처리과정에서 보일러 에너지를 얻어 일부 활용하고 있다. 도봉 음식물처리장이 들어선 지 벌써 8년, 다른 지자체와 기관에서 이곳의 시설과 운영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처음 시설방문을 끝낸 우리는 윤희섭 학우가 추천하는 음식점으로 향했다
. 의정부 맛집으로 소개된“버려지는 음식물. 그 안에 경제와 환경이 있습니다.”
만든 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글의 의미가 부드럽게 마음에 새겨지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보는 이에게 억지로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보여주는 센스가 뛰어나다는 생각에 음식점 주인이 갑자기 누군지 궁금해 지기도 하였다.
배불리 점심을 끝 낸 우리는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2층 다과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방송통신대의 특징을 살려 진지하게 오늘 체험에 대한 느낌과 다음 체험지인 이돈재 학우가 근무하는 김포 매립지부터 시작하여 졸업여행을 해외로 가기 위하여 매달 회비를 적립하자는 이야기를 두런두런 하면서 5시 30분쯤 식당을 나왔다. 처음 시작한 체험활동에 모두 만족한 일행은 다음 만남을 기약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환경을 보호하다는 것은 더불어 즐거움을 지속가능하게 공유하자는 의미이다. 그리고 공유하는 개체는 인간과 자연이 모두 포함되는 것이다.
오늘의 만남에서 동기를 부여받아 내가 만일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자 노력한다면 같은 생각으로 ‘나 말고도 최소한 5명은 찬성하고 동참하겠지’ 하는 믿음이 마음속에서 훈훈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아마도 저마다의 입장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방법을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처리장의 효율을 높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레기 절약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미래는 어찌 보면 모두가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환경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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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사진과 함께 이렇게 긴 체험학습 소개를...... 대단하십니다. “버려지는 음식물. 그 안에 경제와 환경이 있습니다.” 이 말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는 어찌 보면 모두가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환경운동입니다." 이 말씀까지. 암튼 요즘 잘 나가는 화계초 에너지수호천사단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화계 수호천사들 계속 화이팅입니다.
정회원이 되지마자 이런 유익한 글을 읽게 되어 기쁩니다. 제가 사는 지역의 음식물 처리장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