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방법 총 복습=
그동안 한번도 실습해보지 않은 바디스캔과
지금까지 배운 여러가지 호흡방법을 총 복습해보자는 생각에서 수요일
밤 10시 25분부터 11시 35분까지 1시간 10분간 명상을 하였습니다.
순서는 바디스캔⇒들숨날숨 알아차리기⇒교호호흡⇒
정뇌호흡 ⇒풀무호흡⇒독경명상 순으로 하였습니다.
독경명상을 맨 나중에 배치한 것은 정뇌호흡과 풀무호흡은
원기를 돋우기 때문에 가급적 취침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교재에 쓰여 있어서 독경명상을 통해 마음의 이완과 평정을 유지해서
수면에 방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바디스캔】
먼저 바디스캔을 하기위해 방바닥에 편안하게 누워서 몇차례 들숨날숨을 하며
호흡을 가다듬은 다음 머리부터 발바닥까지 차례대로 의식을 옮겨가면서
인사를 건네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잠시 머물면서
그 부분으로 숨을 내쉰다고 생각하며 호흡을 하다가 편안해지면
다음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해보았습니다.
예를들면 △나의 머리야 안녕! 그동안 이런 선택 저런 결정하고 몸의
다른 부분들에게 결정을 전달하느라고 애썼다, 고마워!
△나의 눈아 안녕! 울긋불긋 꽃대궐 아름다운 봄날을 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나의 위장아 안녕! 그동안 온갖 음식 소화시켜줘서
갖가지 맛있는 음식 먹을수 있었네, 고마워!
△나의 발아 안녕! 네덕에 가고싶은 곳 마음껏 가볼 수 있었네 고마워!
이렇게 바디스캔을 마치고 나니 새삼 내몸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앞으로 더욱 내몸을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쇠도 50년 이상 사용하면 고철로 되는데 지금까지 버텨준 내몸의 각부분과
오장육부 등 내장들까지 참으로 고맙다는 생각이 저절로 솟구치고
한편으로는 너무 혹사시킨게 아닌가 하는 미안함과 측은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들숨날숨 알아차리기】
바디스캔후 몸과 마음이 완전히 이완되어 까딱 잠들뻔하였으나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서 지금까지 배운 여러가지 호흡방법을 복습해보았습니다.
이번 불교박람회 관람갔다가 사가지고 온 싱잉볼을 세 번 친 다음
10분간 복식호흡을 하며 들숨날숨 알아차리기를 하였고
별다른 잡념없이 호흡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교호호흡】
역시 먼저 싱잉볼을 세 번 친 다음 1분간 들숨날숨하며 호흡을 고른후
엄지로 오른코 막고 왼코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를 3회하고 다시 약지로
왼코를 막고 오른코로 들이쉬고 내쉬고를 3회해서 균형을 맞춘 다음
숨을 깊게 들이쉰후 엄지로 오른코 막고 왼코로 내쉬고, 왼코로 들이마시고
⇒왼코막고 오른코로 내쉬고, 오른코로 들이쉬고 이렇게 번갈아가며
3분간 호흡을 하고나서
이번에는 같은 방법으로 하되 들숨과 날숨 끝에 멈춤을 추가해서
3분간 호흡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양쪽 코로 편안하게 들숨날숨하며 코끝에서 숨이
들어오고 나오는 것을 1분간 관찰하다가 이제 마무리 한다고 생각하며
눈을 뜨니 마음이 편안하고 정신도 맑았습니다.
【정뇌호흡과 풀무호흡】
싱잉볼을 세 번 치고 난 뒤 1분간 들숨날숨하며 호흡을 고른다음
코로 숨을 천천히 들이마신 후 훅 소리가 나도록 강하고빠르게 숨을 내뱉으면서
배를 수축시키는 정뇌호흡을 10회씩 3세트 하였습니다.
다시 1분간 들숨날숨하며 호흡을 고른뒤 빠르고 강하게 훅훅 소리가 나도록
코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풀무호흡을 10회씩 3세트 하였는데
현기증이나 별다른 통증은 없었으며 몸이 약간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독경명상】
마지막으로 삼배를 한 다음 효성스님의 이산 혜연(교연)선사 발원문 독경
동영상을 틀어놓고 편안하게 들숨날숨하며 마음속으로 독경소리를 따라하는
독경명상을 8분간 하였습니다.
독경소리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호흡하거나 독경소리를 마음속으로 따라하면서
호흡하면 잡념이 사라지고 끝난후에도 심신이 이완되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어
종교적인 꺼리낌이 없는 도반들은 한번 시도해 볼 것을 권유합니다.
내가 평소에 감정의 동요나 잡념없이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8년째 매주 일요일 오후 4시경 양재동 소재 구룡사 지하
지장전 법당에서 30분간 독경을 하고 있는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독경명상이 끝나자 마음이 따뜻해지고 뭉클해지면서 코로나 양성반응이
나왔다던 파드마님이 큰 후유증 없기를, 명림 반장님이 별일없이 건강하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기를, 혹시 상처받고 고통속에 힘들어 하는
도반이 있다면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용서하고 마음이 편안해지기를,
화요반 도반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자비심이 일어났습니다.
영화 <밀양>에서 아들을 유괴해 살해한 범인 때문에 고통속에 몸부림치며
살아가던중 범인을 용서하기 위해 면회를 갔다가 “저는 이미 하나님께
회개하고 용서를 받아 마음이 편안합니다”라는 범인의 뻔뻔스러운 말을 듣고
돌아온 전도연이 “내가 그 인간을 용서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이
그 인간을 먼저 용서할 수 있느냐”며 절규하던 모습은
상처를 부둥켜안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울리던 명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도 한때 나를 배신한 부하직원 때문에 힘들었던 때가 있습니다.
내가 표창장 타게 해주고 승진까지 시켜준 부하직원이 뒤에서
나를 모함하고 고자질해서 나를 곤경에 빠뜨렸을 때 배신감에 치를 떨며
인간에 대한 신뢰감 상실로 힘들었던 적이 있지만
나를 위해 그를 용서하고 난 다음에는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에 대한 증오심이나 적개심, 원망을 품고 살게되면
독이 되어 자신의 몸과 마음을 해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치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슬픔을 가누지 못하며 장례를 치르는
와중에도 배가 고파서 우걱우걱 밥을 먹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듯이
상처받은 내가, 복수도 못한 내가, 그놈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잘도 살고 있는데 내가 무슨 염치로 웃을 수 있으며 즐겁게 살 수 있느냐고
자신을 옭아매게 되어 스스로 행복할 기회를 봉쇄하게 됩니다.
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편안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기 위해 용서하는 것입니다.
=과거,현재,미래 3가지 문제에 대한 정답=
명상수련 초기에는 눈을 감으면 온갖 생각들이 일어납니다.
후회스럽고, 화나고, 섭섭하고, 부끄러운 과거의 기억들과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여러가지 걱정꺼리와 그에따른 불안감까지
몸은 지금 이순간 현재에 있는데
마음은 과거와 미래를 왔다 갔다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토플 등 영어듣기 시험을 치러본 사람들은
한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금 전에 풀었던 듣기시험 문제의 정답을 2번이라고 적었는데 생각해보니
3번이 정답 같기도 하고 아리까리해서 그거 생각하다 보면 지금 흘러나오고 있는
듣기시험 문제에 집중할 수 없어 정답 맞추기 글렀고,당황한 마음에 다음 문제를
대비하지 못해 다음 문제까지 영향을 미쳐 시험을 망쳤던 기억
이미 지나간 문제에 미련을 갖게되면 지금 풀어야할 문제와 미래에 풀어야 할
문제 등 3가지 문제 모두 망치게 됩니다. 그러나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두고
현재문제와 미래문제에 집중하면 2개 문제는 정답을 맞출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우리들의 삶에 비유하자면 방금 풀었던 문제는 과거,
지금 풀고 있는 문제는 현재,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미래입니다.
되돌아가서 바로잡을수도 없는 과거에 집착하게 되면
현재를 망치고 미래도 망치게 됩니다.
붓다께서 “전생을 알고 싶으면 지금 현재 자신이 겪고 있는 것을 보고,
내세를 알고 싶으면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자신의 몸과 건강상태를 보면 과거에 자신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해왔는지
알 수 있고, 지금 자신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보면
미래에 자신의 몸과 건강상태가 어떻게 될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남탓, 환경탓, 사회탓 하면 마음은 위로가 될지 모르나
자신의 몸상태 건강상태는 달라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과거로 시간여행해서 후회할 필요도 없고, 일어날 확률이 20%이하인
(우리가 걱정하는 미래의 일들중 80%는 일어나지않는다고 함)
미래의 일들을 앞당겨 갖고와서 걱정하고 불안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놓아 두세요, 내가 반기든 반기지 않든
미래는 다가오게 되어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흘러가서 과거가 되었고,
지금 이 순간이 내일로 가는 마차 승차장입니다.
이번주 화요일 수업때 혜명법사께서 말씀하신대로
우리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지금 이순간 어떻게 살아갈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명상수련을 하면서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호흡에 집중하듯이
일상생활에서도 쓸데없는 후회와 미련과 걱정과 불안을 내려놓고
지금 이순간에 집중해야 할 이유입니다.
2023년 4월 6일 새벽에
배신감이라는 상처를 용서로 소독하고 편안해진 도천(道泉)
첫댓글 도천님, 일상에서 수행하는 지혜로움과 자비로움이 뚝뚝 벗어납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수행에서도, 지칠 줄 모르게 나아가는 모습에 칭찬을 드립니다.
늘 평온하시고, 더 깊은 수행체험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자비의 빛이 널리 널리 회향하기를 바랍니다.
좋은 말씀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공부에 큰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