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잠단지(先蠶壇址)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한 누에의 신(神)인 잠신(蠶神) 서릉씨(西陵氏)를 제사지내던 사적 제83호다
중국 북경의 북해공원에는 9개의 제단이 있는데 선잠단(先蠶壇)이 그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곳은 양잠의 창시자로 알려진 중국의 서릉(西陵)씨를 모셔 제사를 지내던 제단(祭壇)인 선잠단(先蠶壇)이 있던 곳이다. 이곳의 선잠단은 조선조 성종 2년(1471)에 사직단(社稷壇)과 같은 규모로 조성하였다.
고대로부터 농업과 양잠은 주요 산업으로 이를 모든 사람들에게 권장하기 위해 조선시대에도 국왕은 친히 농사를 짓는 시범을 보이고 왕비는 궁중 내에 선잠단을 꾸며 여인들을 거느리고 누에를 치는 행사를 가졌다. 조선시대 왕이 농사의 시범을 보이던 곳이 지금의 청와대 자리라고 전한다.
고려시대의 제도를 이어받아 조선조 경종 2년(1400)4월에 선잠단지(先蠶壇址)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제사를 지냈다.
선잠단은 1908년(융희 2)에 일제강점기에 우리문화 말살정책에 의하여 선농단(先農壇)의 신위(神位)와 함께 사직단(社稷壇)으로 옮겨 폐허화되고 개인소유로 되었고 지금은 터와 표식 비석만 남아있다.
잠실(蠶室)이란 누에를 치는 방을 말하며 중국에서는, 궁형(宮刑생식기를 자르는 형벌)에 처할 죄인을 가두던 바람이 전혀 통하지 않는 밀실로 되어 있는 감옥을 말하기도 한다.
송파구 잠실(蠶室)동도 누에를 기르는 지역이란 뜻이다. 명주를 만들어내는 누에는 하늘이 내린 벌레라고 해서 천충(天蟲)이라고도 불리며 매우 신성시됐다.
서울에는 세 개의 잠실(蠶室)이 있었다. 서대문구 연희동 쪽에 있는 곳을 서잠실(西蠶室),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잠실섬을 동잠실(東蠶室)로 불렀다. 잠실섬은 세종 때부터 왕이 직접 뽕나무를 심고 누에를 기르는 시범을 보였다하여, 잠실섬을 상림(桑林)이라고 표시했다. 서초구 잠원동(蠶院洞)은 신잠실(新蠶室)로 불렸다.
누에치기
蠶月麗景遲(잠월려경지)-누에철 다가와 날씨 따스하니
습桑柔始敷(습상유시부)-언덕에는 뽕나무 잎이 피었네.
攀條철其葉(攀條철기엽)-가지 잡아당겨 뽕 잎을 따다가
采采看朝포(채채간조포)-아침저녁 풍성하게 먹이 주었지.
蠋蠋佇三眠(촉촉저삼면)-꿈틀꿈틀 석 잠을 기다렸더니
滿箔奇功輸(만박기공수)-잠박 가득 고치들 기특도 해라.
新絲足自給(신사족자급)-새 명주실은 쓰기가 넉넉하고
不見充官租(부견충관조)-나라에선 세금으로 빼앗지 않네.
萬室樂太平(만실악태평)-집집마다 태평시대 함께 즐기어
鼓舞歌康衢(고무가강구)-흥겨이 강구노래를 부르는구나.
김인후(金麟厚)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