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대 규모의 히트펌프 보일러 교체 사업을 두고 업체들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히트펌프 보일러 교체 사업은 한국전력공사가 2011년부터 전기 소모량이 많은 기존 심야 전기 보일러를 교체하기 위해 준비한 국책사업이다.
올해 한전이 제시한 보조금은 총 75억원, 보일러 3000대 규모에 불과하지만, 내년부터는 연간 1만대 이상에 지원금이 지원되고 앞으로 교체 물량이 계속 늘어날 수 있어 업계에서는 시장 규모를 최대 5조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현재 한전이 인증한 6개사는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대성히트펌프 등 보일러업체와 오텍캐리어, LG전자, 삼성전자 등 가전업체로 나눠져 있다.
이 중 빅2로 꼽히는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는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경동나비엔은 일찍이 1월 하이에어코리아와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 보급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맺고 기술개발에 힘써왔다.
경동나비엔의 난방기술력과 하이에어코리아의 냉동공조시스템을 통해 시너지를 얻겠다는 복안이다.
귀뚜라미는 보일러 기술에 냉동공조 기술인 히트펌프 실외기와 실내기를 연동시켜 전기소비율을 60%가량 줄인 제품으로 공략에 나섰다.
아울러 기존에 구축한 전국 300여개 유통망을 활용한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가전업계도 분주하다.
가전업계가 히트펌프 보일러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보일러기술이 아닌 에어컨기술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히트펌프 보일러의 작동원리는 여름철 에어컨 가동 시 실내의 열을 밖으로 빼앗아 실외기에서 배출하는 것을 역으로 응용해 겨울에 실내기 쪽으로 뜨거운 열을 공급하며 이 열로 저장돼 있는 물을 80℃까지 데워 실내 바닥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일러 사업 경험이 없어도 자신만만하게 출사표를 낸 것.
오텍캐리어는 3년간의 실증시험과 기술개선과정을 거쳐 14일부터 생산 및 판매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이와 동시에 히트펌프 보일러 판매를 전담할 대리점주 모집에도 나섰다.
오텍캐리어는 300여개의 캐리어 지정 전문점을 통하면 유통망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LG전자도 한전과 함께 기술을 개발해 히트펌프 보일러를 생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일러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설치와 사후관리의 편리성, 전기료 절감 등 피부에 와닿는 부분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기존 보일러업체들의 유통망과 노하우, 가전업계의 브랜드 파워의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