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우홍순
꽉 잡은 손을 놓고 떠나는 마당에서
눈물 뚝뚝 흘리며 통곡을 할 일인데
바람에
이별을 즐기듯
나풀나풀 춤추네
작전 없는 아이들의 산만한 놀이인 양
구르다 머무르고 부딪쳤다 밟히면서
아끼던
삭신을 죽여
보은 섭리 따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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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하리 강주 연못/ 이희규
비오는 강주연못
축제가 열리나 보다
꽃입술 분홍 진홍
뜨락 가득 웃음 피고
연잎은 청자빛 큰 잔
비우고 또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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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 전병태
그 누가 던졌나요
한바다 돌 하나를
불러줄 사람 없어
이름도 없습니다
오늘도
어제 같은 삶
물에 젖은 천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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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리고 득음(得音)/ 김정희
흐드러진 꽃철과
낙엽진 오솔길은
눈 밝은 어진 이들
진리의 맑은 거울
자연은 진리를 보이는
글 없는 책인 까닭에
노래 찾아 나섰건만
마음 귀 열리지 않고
시신(詩神)을 만나려
빈 골짝을 헤매던 세월
무현금(無絃琴) 있는 줄 몰랐네
솔바람 그윽한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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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경지/ 윤정란
버려진 논배미에 머리 푼 수양버들
사랑도 진이 빠져 무릎 접은 논두렁
바람에 흩어진 씨앗 허공으로 떠돈다
노령연금 반겨도 삶은 더욱 외롭고
병드는 햇살 물고 개들만 킁킁댄다
입 벌린 자본주의가 철새처럼 웃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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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함께 가는 길
진주시조 제19호/ 진주시조시인협회/ 2022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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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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