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한국시사에 있어 살아생전 유고시집을 낸 전대미문의 시인
그가 오늘 소개하는 천상병시인이다. 경남 마산 진동이 고향인 그는
무의미시를 개척한 김춘수시인의 눈에 띄어 등단하지만 동백림사건의
여파로 행방실종이 되었다 그를 아끼는 동료선후배들이 그가 죽은 줄 알고
유고시집을 낸 일화로 유명하다. 그는 생전의 고문 후유증으로 불편한
몸으로 살아가야만 했다. 생전의 그가 좋아하는 막걸리 역시 고문후유증 탓이었다.
시 귀천을 읽으면 놀랍게도 그가 생전에 겪었던 삶의 고통이나 억울함은 보이지 않는다.
이 시가 더 깊게 울림을 울리는 것이 천상병 시인의 삶의 질곡을 초월한 인간미에 있다 하겠다.
3연으로 된 이 시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는 반복구를 각연의 맨 앞머리에 두었다.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그는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아침)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그날이 오면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새벽빛 와 닿는 영롱한 아침이슬의 순수한 마음을 품고
해지는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인생을 소풍왔다고 표현하는 이슬같은 영혼의 소유자!
삶의 기슭 어딘가에 숨어 살다가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노을로 익어가는 삶이리라)
구름은 뭉치다 공기에 흩어지는 성질이 있다.
구름 손짓하면은
하늘이 나를 부르시거든
나 다시 하늘로 소풍가리로 읽어야 하리 . . . . . .,
지상의 삶도 소풍이며
지상을 떠나 하늘로 돌아가는 것 역시
즐거운 소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