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맥 2025년 봄호>
물/ 백이운
바위가 막어서면 그 바위 돌아 흐르고
큰물이 덮쳐오면 그 등에 얹혀서 간다
흐름이 멈춘 뒤에야 큰칼을 벗는 운명.
흐르는 물이라고 뼈 없는 것은 아니다
흐름을 그쳤다고 물 아닌 것은 아니다
누구나 큰칼을 벗을 즘엔 물이 한번 뒤집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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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시간/ 김종
별을 띄운 가지마다
반짝반짝 이파리들
팔을 벌린 동서남북
새순 높이 기르더니
물 오른 세월을 만나
우거지고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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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 속의 삶/ 김희선
매미가 허물을 벗어
문짝에 걸어두었다
땅 밖에 나오기까지
굼벵이 칠 년의 삶
사람은
울음에 눈 먼
얕은 귀만 가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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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은 환희/ 서석조
할 일을 다 했으니
추락은 환희구나,
벌초 뒤 생수 한 병
시원히 들이켜고
떨어진 알밤 주우며
내뱉어지는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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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의 얼굴/ 고경자
지나쳐온 인생처럼 빠져나가기 쉬워요
누구는 여자라고 누구는 남자라고
이름도 너무 달라서 얼굴은 비껴가요
나 자신도 나를 몰라요 내 이름을 불러주면
대답하기 어려워서 돌아보지 못해요
어쩌면 가면 쓴 얼굴로 살아가는 사람이죠
내 삶에서 빛나는 시간이 언제일까요
알았던 사람들이 모르는 얼굴이듯
진실된 민낯 벗기면 고백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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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석의 아내/ 김종상
간병사가 곁에서 밤낮으로 돌보지만
병석의 아내는 누워만 지내게 되니
자기가 가진 영토는 전동침대 하나다
나날이 더해가는 병고를 어찌하랴
웃음으로 위로코자 눈길을 마주해도
웃음이 어떤 것인지 잊은 지가 오래다
구름이 짙을수록 흐려지는 날씨마냥
한 사람의 환후가 하늘보다 무거워
모두가 적막강산에 묵언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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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김진숙
앞산은 뒷산에게
넓은 등 내어주고
뒷산은 앞산의 등을
긁어주고 있었다
오늘은
뒷산의 손을 빌려
당신 등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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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 박정호
꽃 피니 좋네요
그대 오고 있나요?
볕들 날 없는 구석이라도 수렁 깊은 심연이라도 떠난 것들
다시 돌아와 다투는 양 부산한 중에 눈길 주는 곳마다 숨은 듯
부끄러운 듯 얼굴 붉히며 살아서 그리운 것처럼 그리워서
못 살겠는 것처럼 굽이굽이 저며와서 넌지시 내미는 손
멀어서 섬이 된 길이
화봉(花峯) 같아라
고군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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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옥수수밭/ 옥영숙
꽃에게
왔던 빛이
나무로 옮겨갔다
앞산도 훤해지는
외로운 바람이다
아직은 옥수수밭에
파도 소리 간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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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꽃/ 우은숙
균형이 무너지자
허공마저 휘었다
슬픔이 다가와
가시밭길 일군다
입안엔
온통 모래꽃!
맙소사
그것도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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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윤소연
바스락, 바스락
떼를 쓰는 가랑잎아
지나간 건 다 무효라고
생각도 말자, 말자고서
한평생
영욕(榮辱)의 짐을
조로코롬 매달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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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사랑이야기/ 한희정
함박눈 작은 손들
서로 포개 따뜻하다
돌담 위
빈 쭉정이
뾰족한 침엽에도
잡은 손
떨지 말라며
나붓나붓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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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강대선
혀를 차던 그 여름, 모래로 무성하고
어머니는 걱정을 먹구름처럼 쌓아놓았지
공터는 눈물이 말라
가난이 무성하고
사막 외길 낙타처럼 등이 휜 어머니
쇠방울이 울리면 돌아온다 하셨지
그 여름, 고비 넘어가신
발자국마다 눈물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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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생가- 고 김수미님 추모사/ 김종환
해 두었던 액자 들고 한양대로 달려간다
74년 촬영대회 모델로 와 찍은 사진
아직은 이승이실 때 드려야지 안 되는가
와서 보니 여기서도 가버리신 빈 자리
사진 도로 품에 안고 2호선을 탑니다
집에 가 거기 그 자리 다시 걸어 드릴게요
망할놈아 이 새끼야 입술은 욕을 해도
일용엄니 그 성정을 언제 또 만나볼까
양촌리 젓고 다니신 그 면모를 추억하오
옛날 어느 영화 마지막 그 장면에
여주인공 시신 안고 남자가 했던 대사
이제는 내 사람이다 폭풍의 언덕에서
乙丑生 김영옥 자꾸 뭘 할려던 업
생로병사 도피안 이제는 영생이다
내 앞에 환한 미소로 꽃 같은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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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변명/ 정용국
천년의 전통시는 물 건너간 소린가요
3장 6구 추슬러서 겨우 목숨 그러안고
괄호 속 애물단지로 긴 세월을 버텼지요
시(시조) 지워내고 번듯하게 써주세요
개정에 50년 걸린 눈물겨운 자취랍니다
시조가 우뚝 서 있는 문학진흥법 2조1항
더부살이 겨우 면해 폼나게 가려는데
행은 뭐고 연은 뭐요 장과 구는 어딜 가고
버젓이 시조 아닌 척 쌩까시면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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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시학 2025년 봄호>
그런데 ‘3장 6구 45자 내외의 4음보’라는 형식만 갖추면 모두
시조가 되는 것일까? 다시 한번 르네 웰렉의 생각을 빌려보면 장르란
외적인 형식만 있는 것이 아니며, 그와 함께 내적인 형식도 함께 고려
해야 한다. 하나의 양식을 구성하는 외적인 형식이란 물론 특수한 운
율이라든가 구조 등을 상정할 수 있을 것이지만, 내적인 형식으로는
태도라든가 어조, 혹은 특정한 주제의식이라든가 세계관, 그리고 상
정하는 독자 등의 다양한 요소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시조
라는 양식은 다른 양식과 구별되는 특수한 태도와 어조, 혹은 세계관
이라든가 독자 등의 고유한 요소들을 내적인 형식으로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 황치복, <오늘의 담론>, 「현대시조의 ‘시조성’에 대한 고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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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이 익는 시간/ 서숙희
오늘은 이제 단 3분밖에 남지 않았다
온종일 뻣뻣이 굳은 한 덩어리 관념을
자정을 넘기기 전에 해체해야 하는 시간
급소를 물어볼까 으밀아밀 파고들까
그 사이 허기는 이빨이 다 물러지고
눌러둔 뚜껑을 열자 한밤이 불어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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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랑법/ 장수현
1
젊은 신부와 수녀가
입맞춤*한 그 순간
쇼킹은 현실이 되고
내 입술도 자유로웠지
성과 속
금기된 욕망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2
서울특별시 강남구를
뜨겁게 달군 전광판
그녀들의 키스 영상은
먹구름에 가려졌지
사랑도
검열하는 도시
웅덩이에 뜬 무지개** 좀 봐
*1992년 올리비에로 토스카니는 패션 브랜드 베네통 광고로 <신부와 수녀의 키스>를 촬영했다.
**1978년 길버트 베이커는 여섯 색깔 무지개로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깃발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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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식 놓고 갔다/ 정혜숙
네 말을 듣노라면 마음에 실금이 간다
백합이 품고 있는 치명적인 독처럼…
조도가 낮아지는 구름
위태로운 또, 하루
그늘만을 찾아서 주춤주춤 걷다가
개망초가 펼쳐놓은 경전을 만났다
바람도 머뭇대더니
한 소식 놓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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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씨년스러운 날/ 김영란
쪽집게 예언처럼 푸른 뱀 혀 내밀던
그해 첫날 햇살은 유난히 화창했네
어쩌면 반전의 기운,
불길한 징조였을까
시일야방성대곡 주저앉은 그 울음
역사의 수레바퀴 돌도 도는 그 자리에
체면도 염치도 없이 도용하는 짓이라니
혀 깨물 용기도 없이 세 치 혀를 나불거리며
국민을 등지고 간, 애국 아닌 매국의 길
수난이 시간 속에서
촛불은 다시 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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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인은주
흰 눈 위에 돋아난
새들의 발자국
날아온 쪽으로
화살표가 그어졌다
그들도 어제의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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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禮)를 다하다/ 노영임
아침 출근길마다
목련공원* 지난다
오늘도 버스 한 대 조심조심 내려올 때
옆으로 살짝 비켜서 인사드린다
“안녕히 가세요.”
*청주시에 위치한 화장장, 공동묘지, 장례식장, 봉안당이 있는 추모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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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정병기
초장에 손바닥 안 왕(王)자 숨겨 기(起)하더니
중장에 결거부좌(結拒否坐) 철옹으로 경(景)하다가
종장엔 국민에 겨눈 총, 탄(彈)-핵(劾)으로 결해(結解)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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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고독사/ 이교상
오늘도 부처님은
멀리 출타 중이신가?
바람 소리 사나워 눈 펄펄 흩날리고
강마른 풍경에 갇힌 세상 너무 삭막해
이곳 절의 신도는 외로운 시민들이다
햇살이 들지 않아 막막해진 골목처럼
지난날 두근거린 꿈, 까맣게 잊어먹은
사방 누런 벽뿐인 바닥을 그러안은 채
죄지은 것도 없는데 죄인으로 살면서
날마다 어둠에 휘감겨 몽롱해진 사람들
악착같은 슬픔이 성에꽃 피워올린 날
온기 없는 방구석에 그림자 벗어놓고
적멸궁 그 적멸 속으로
새하얗게 잠겨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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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고개/ 임채성
녹두꽃 흐드러지면 황토현*을 찾아간다
길섶의 강아지풀 뒤설레를 떨다 말고
뙤약볕 불화살 아래
고개를 툭, 떨구는 땅
눈비로도 씻지 못한 풀포기 붉은 앙금
발에 차인 흙먼지가 봉홧불로 피어오를 때
망초꽃 하얀 그림자
바람도 없이 흔들린다
깨고야 말 꿈이었나, 고개턱 허문 세상
바닥까지 평평하게 키를 맞춘 들판 위로
무명빛 텃새 한 마리
쫓가듯 날아가고
피로 찍은 발자국을 아스콘이 덮씌워도
풀뿌리로 뻗어가는 혁명의 푸른 함성
녹두알, 녹두알 같은
징검돌을 놓고 싶다
*1894년 동학농민군이 관군과 싸워 최초· 최대로 승리한 정읍시 덕천면 하학리의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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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종대*/ 박성민
나를 위해 밤새 울어줄 사람이 있었다
옛이야기일 뿐이다
맘껏 울어도 괜찮던
먼 곳의 휘파람 소리에 마음 그늘 일렁이던
불은 태양의 눈알에서 꺼낸 것이다
겹눈의 사랑이 눈썹 앞에 서 있다
한 개비 성냥을 긋고
사라지던 별똥별
힘겨운 하루의 중문 뒤에 숨어서
어지럼증이 났지
기침하는 벽들
당신의 꿈 이야기 들으려면 한 계절이 다 지나가던
*일제강점기 화재가 발생하면 종을 쳐서 경보하던 종탑. 목포 남교동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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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싱(earthing)/ 김주경
앞산공원 산책길이 때 아닌 성황이다
소문에 끌려와 단골이 된 맨발들
나무와 단짝이 되어 뿌리 내리는 중이다
맨발이 그리웠던 우린 모두 흙의 연대
말똥구리 보법으로 지구를 굴린다면
자전의 기울기만큼 내일은 둥글어질까
부정맥의 하루가 경배하듯 딛고 가는
지구 저편 파장인가 만개하는 웃음들
황토빛 전언을 읽는 발걸음이 경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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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초(亡草)/ 표문순
당신들의 언어는 번식력이 강하다
척박한 공간 안에 한마디 투척하면
주변을 초토화시켜 꽃처럼 활보한다
타고난 잔털이나 가시를 숨겨놓고
촛불을 밝혀 들던 12월의 광장으로
훅~ 뱉어 경보를 울게 한 영화 같은 말줄기다
객토에 떨어졌던 한 포기가 근원이듯
작물과 잡초 사이 분간하지 못한다면
우리들 너른 벌판은 무엇으로 여름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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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달과 나무와/ 류미야
그리움이 성냥처럼 저를 확, 긋고 가자
외로움이 높다라니
등을 걸어두었다
먼 들판
누가 중보기도를
밤새 올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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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엄마- 배우 고 김수미님 영전에 올립니다/ 박수근
허름한 몸빼 바지
양장보다 더 어울려
동네방네 사사건건
안 낀 일이 없었던
초광역
오지랖 넓은
일용엄마 울엄마
틀에 짜인 드라마는
하릴없이 끝났지만
눈물 배고 땀이 밴
인생 2막 그 무대
양촌리
넘너른 벌판
보름달로 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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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찜 선문답/ 정경화
갯마을 찬바람이 굴찜 한 판 건져낸다
돌산 건너 바다 향기 소문을 퍼뜨리고
혀에 착 감기는 대답
그대 함께 듣는다
겹겹이 탱자 울을 앙가슴에 심은 사람
노랗게 익은 열매 제일 먼저 건넨 사람
혼자만 좋아하면서
매일 이별 말하는
굳게 다문 입술 사이 침묵이 익어갈 때
데워진 삼각파도 모서리가 둥그러지고
아껴둔 질문 하나를
접시 위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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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먼지/ 이소영
이번에 싹 쓸어버린다고? 싹 다 정리해 버린다고?
옷먼지 창틀먼지 책먼지 미세먼지 모두 모두 숨어라
체면이고 뭐고 없다 빗자루든 대걸레든 어디든지 붙
어라 떼어내면 다시 붙어 지치게 만들어라 신무기 로
보락이 등장하는 순간에는 숨어라 지하 벙커로 튀어
라 방탄차로
불법에 불법에 불법이다, 거부하고 거부한다
********
상상 속에서 감각하는 주체는 만져지는 육체 없이 정신에 기댄 채
자신의 느낌을 언어로 구현한다. 이 과정에 이미저리(이미지의 집합)가
탄생한다. 프레밍거(Alex Preminger)는 이미지를 “신체의 지각작용에 의해 생
산된 감각의 마음속 재생”(『시학사전Encyclopedia of Poetics』)이라고 정의하였다.
(오세영· 장부일, 『시창작론』,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2017, 123쪽)
‘마음’과 ‘상상’과 연관되는 비가시적 공간으로 본다면, 이미지화
는 주체가 기억했던 육체적 감각을 마음속에서 ‘재생’하는 일이 된다. 그
리고 시 안에서 이미지가 언어로써 시화(詩話)될 때 미적 표현이 만들어진
다. 미적인 언어 표현은 수용자의 감각과 상통하여야 시적 설득력을 지
닌다. 이때, 이미지와 표현은 너무 보편적이어서 진부하기보다 특수한 감
각이어서 새로울수록 재미를 자아낸다. 그러나 낯선 감각이 지나치면 수
용자와 거리가 멀어져 공감의 정도가 낮아지게 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김태경, <화제작, 화제의 초점>, 「감각하는 주체와 이미지 형성 방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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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시조집 리뷰>
『부활의 방식』(시와사람)
포도알 포도송이 포도주/ 서연정
포도송이처럼 서로 붙어 기념사진을 찍는다
이 순간이 으깨져 향기로 화하는 때
‘외 다수’, ‘한 사람 건너’라는 말 달콤하고 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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