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고 온 사람은 아니지만
가마하고 간 사람
잡을 길이 없었습니다.
가는 사람 그림자 부여잡고
통절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화장장 불가마에서 나온 여인은
한줌의 재 일 뿐이었습니다.
딸아이는 유골을 두 손으로 감싸 안고
“엄마, 이제는 정말 아프지 마”
그리고 진저리를 치며 울었습니다.
혼령이라도 딸아이의 말 한마디에 따라 울었을 것 같습니다.
참을 수 없는 속울음으로 살아남은 자의
애절한 고독을 애써 감추었습니다.
무슨 말로 이 기막힌 마음을 담아 전달할 수 있겠습니까
제 상처를 어루만져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 말씀 올립니다.
주말인데다가 선거운동 중이이었고
봄기운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걸음으로 제게 다가오셔서 진솔한 정을 담뿍 안겨주셨습니다.
여러분이 주신 사랑은 향기였습니다.
곱디고운 사람냄새였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걸어간다는 것을 왜 모르겠습니까마는
아내는 홀로 떠난 게 아니라
여러분들의 따스한 사랑을 간직한 채
조금 일찍 잠들었을 뿐이라고 위로하려 합니다.
사랑은 기적을 만들곤 합니다.
사랑받는 세포는 암도 이겨낸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제 가족에게 주신 사랑은 목이 메이도록 찬란한 기쁨입니다.
제 마음 가장자리에 여러분이 주신 사랑의 촛불을 하나하나 밝혀두겠습니다.
그리하여 제 영혼을 뜨겁게 달구어 열정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어찌 이 작은 가슴으로 모든 분들의 정성을 되갚을 길이 있겠습니까?
힘들고 어렵고 고난받고 아픈 이들에게 갚고 또 갚겠습니다.
살펴주신 마음을 어찌 말과 글로 다 보답할 수 있겠습니까?
바른 가슴으로 인연의 소중함과 사랑의 지극함과
인간의 진정한 가치를 새기고 새겨서 보답하겠습니다.
경황이 없어서 결례가 있었을 것이며 소홀함이 많았을 터임에도
너른 가슴으로 안아주신 뜻 또한 곱게 가슴에 켜켜 쌓아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