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면접을 본 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기록해 두었던 면접 날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면접 전
드디어 당사자 면접을 보는 날입니다. 원래는 새로운 활동이라 당사자를 모집해야 해서 실무자 면접을 보기로 했지만, 어머니 두 분께서 면접을 봐주신다고 하여 당사자 면접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당사자 면접을 볼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어릴 때 이후로 아주 오랜만에 KTX를 탔습니다. 그 덕분인지 면접을 보기로 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30분 정도 동네를 둘러보았습니다.
서울은 늘 번잡하고 바쁘게 흐른다고 느꼈는데, 이 동네는 조용하고 여유로운 느낌이었습니다.
동네를 돌아본 후 복지관에 입성했습니다.
면접을 보기 전 김승철 선생님이 복지관에 계시던 할머니, 선생님들께 인사시켜주셨습니다.
이후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고 홀로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떤 질문을 하실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잘 떠오르지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예상 질문에 답해보며 준비했습니다.
면접
어머니들이 오시고 11시 20분쯤 면접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의 면접관은 정인숙 어머니와 김은미 어머니 입니다.
인사를 나누고 제게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은 이유와, 본인이 생각하는 사회복지사의 정의는 무엇인지에 대해 물으셨습니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질문이어서 살짝 놀라긴 했지만,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을 최대한 정리해서 답했습니다.
"이웃 간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구실'이 되고, 좋은 이웃이 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사회복지사입니다."
자기소개서에 적힌 어르신과 함께 했던 활동 이야기를 읽으시고는 "노인에게 다가갈 때 어떻게 다가가는가?", " 젊은 세대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거절하는 어르신께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해 물으셨습니다. 이에 어르신과 함께 활동하며 어르신께 다가갔던 이야기와 저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답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이번 활동은 어떻게 이루어 나가고 싶은가?"에 대해 물으셨습니다,
이에 "단순하고 소박하게 하고 싶습니다. 큰 것을 이루려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관계 맺고 추억을 남기는 것에 집중하고 싶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께서" 그렇다면 왜 사진 찍는 활동을 하려고 하는지 궁금하다."라고 물으셨고,
" 한 동네에서 20년간 살아서 동네가 변하는 모습을 보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어떻게 변했고, 저기는 또 어떻게 변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사진을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사진 찍는 활동을 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때 돌아온 답변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오래간만에 젊은이 다운 젊은이를 만난 것 같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를 돌아볼 줄 알고 자기만 생각하지 않는 젊은이를 만나서 참 좋다고 해주셨습니다. 젊은이와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포부를 밝히며 면접을 마무리했고, 앞으로 함께 할 소박한 풍경 활동이 기대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면접 후
면접 후 대기실에서 합격 문자 2통을 받았습니다. 그 순간 기쁨과 설렘, 기대감이 섞인 다양한 감정을 맛보았습니다.
어머니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게되어 기뻤습니다. 어머니들이 주인되게 거들 수 있다니 설렜습니다. 앞으로 함께 이루어나갈 활동이 기대되었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김승철 선생님께서 밥을 사주신다고 하여 밥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선생님이 복지관 1층에 앉아계시던 할머니 할아버지와 복지관 근처 이웃집 앞에 앉아계시던 할머니께 "이번 여름에 저랑 함께 활동할 대학생이에요~"라고 소개해주셨습니다. 그러자 반갑다고 해주시며 제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또, 밥을 먹고 나와서 만난 이웃 할머니께 선생님이 "이 학생은..."이라는 말을 뱉자마자 이미 할머니께서는 저를 안아주고 계셨습니다. 따뜻한 인정이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고, 선생님께서는 인사만 잘해도 사회사업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실천하고 계셨습니다.
배울 점이 많은 선생님과, 저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던 정인숙 어머니, 김은미 어머니와 함께 정이 많은 이 동네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되어서 참 감사합니다.
(복지관 올라가는 길)
(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
(합격문자)
첫댓글 오랜만에 KTX 타고 서울에 왔군요.
젊은이다운 젊은이를 만났다니, 면접을 성실하게 잘했다는 게 느껴집니다.
김승철 선생님께서 평소 동네 어르신들께 인사 잘했기에 지윤도 환영하고 안아주기까지 하셨을 거예요.
김승철 선생님이 반찬배달 사업을 맡았을 때, 어르신들께 반찬 전할 때마다 큰절 올리고 돌아섰다고 합니다.
그렇게 바르고 성실한 선생님과 함께 활동하니, 지윤은 복 받았습니다.
김승철 선생님께도 뜻이 있고 열정이 있는 젊은이다운 청년 지윤과 함께하는 시간이 복될 거예요.
여름활동 응원합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습 시작 전까지 열심히 공부하여 이번 활동 잘 이루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