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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꽃잔치
'봄의 전령' 복수초에 이어 매화·영춘화와 개나리·산수유꽃이 시샘하듯 봄을 알리더니 어느덧 봄꽃이 만발하는 4월이다. 일찌감치 남해안을 붉게 물들인 동백꽃이 4월까지 이어지고, 웨딩드레스처럼 화사한 벚꽃이 4월의 경남을 장식한다. 이어 분홍빛 진달래와 노란 유채꽃이 산과 들을 물들인다. 봄꽃은 5월로 넘어가면서 진홍빛 철쭉으로 붉게 물들며 절정에 달한다. 경남도내 봄꽃 명소를 소개한다. 글 최춘환 편집장 사진 해당 시·군 동백이 꽃송이째 툭툭 떨어지는 지심도 한겨울부터 꽃망울을 터뜨리는 남해안의 동백꽃은 3월이 절정이지만, 개화기간이 길어 4월까지 이어진다. 4월에 들어서면서 꽃송이째 툭툭 떨어져 땅에 뒹구는 동백이 애절함을 상징해서인지 이맘때면 동백꽃은 노랫말과 가락이 애절한 가요 '봄날은 간다'를 연상케 한다. 이런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지심도다. 거제 장승포항에서 뱃길로 15분쯤이면 닿는 지심도는 '동백섬'으로 불릴 만큼 동백이 식생의 절반을 넘는다. 고목 같은 동백나무와 진녹색 잎으로 둘러싸인 동백터널은 낙화한 진홍빛 동백꽃과 묘한 대조를 이루며 신령스러운 느낌마저 준다. 지심도가 동백에 취하게 하는 섬이라면, 경남의 여러 섬에서는 주변 전경과 함께 동백꽃을 감상할 수 있다. 통영 산양일주도로는 자동차로 천천히 드라이브하면서 곳곳에 핀 동백꽃을 볼 수 있다. 욕지도와 두미도, 추도 등은 식생의 변화로 예전만큼 못하지만 동백꽃과 함께하는 봄맞이 트래킹을 하기에 좋다. 벚꽃터널의 명소 밀양 삼랑진·진해·통영 이맘때면 밀양시 삼랑진읍 삼랑진역에서 삼랑진양수발전소로 가다보면 발전소 진입로에서부터 하부저수지인 안태호에 이르는 1㎞ 정도의 길 양쪽에 늘어선 벚나무가 벚꽃터널을 이룬다. 이곳에서 행곡리 안촌마을을 거쳐 발전소 상부저수지인 천태호까지 가는 길도 곳곳에 늘어선 벚나무가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진해 벚꽃은 군항제가 열리는 4월 1일부터 10일까지 절정에 이른다. 진해에서도 벚꽃 명소는 해군사관학교와 해군기지사령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여좌천 로망스다리와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800m 벚꽃터널이 장관을 이루는 경화역과 철길, 진해시가지가 한눈에 보이는 제황산공원, 장복산공원과 숲길, 창원에서 넘어가는 안민고개 등이다. 통영시 산양읍 봉평사거리에서 용화사광장에 이르는 길도 시내에서 가까운 벚꽃거리다. 이곳에서 4월 4일과 5일 이틀간 제13회 '봉숫골벚꽃축제'가 열린다. 고성 대가면 '십리 벚꽃길'은 가족과 함께 고성군 고성읍에서 대가면사무소를 조금 지나 유흥~갈천 간 도로도 '십리 벚꽃길'로 불린다. 10여년 전 마을주민과 출향인들이 뜻을 모아 벚나무를 심어 조성됐다. 차량통행이 별로 없어 연인과 친구, 가족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오붓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성내 동산이 벚꽃으로 뒤덮이는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성은 아이들과 소풍가듯이 벚꽃나들이하기에 좋은 곳이다. 임진란 때 축성된 이 왜성에서 정유재란 때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성 진입로 입구에 있는 조명군총이 아픈 역사를 보여준다. 선진리성에서 삼천포항 방면으로 조금 가다 사천대교를 건너면 서포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진교면으로 가는 1003번지방도를 따라가면 사천CC 조금 지나 고갯길도 벚꽃을 감상하며 드라이브하기에 좋다. 하동 진교에서 노량으로 가는 1002번지방도와 남해대교 건너 고갯길도 벚꽃을 감상하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벚꽃 드라이브는 하동·합천 '백리 벚꽃길'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십리 벚꽃길'로 잘 알려진 하동군은 금남면 노량에서부터 화개장터로 이어지는 19번국도변에도 벚꽃길이 조성돼 '하동포구 백리 벚꽃길'로 불리며 요즘엔 봄맞이 드라이브코스로도 인기다. 지난해 11월 화재를 입은 화개장터가 벚꽃 개화에 맞춰 4월 3일 재개장하면서 5일까지 사흘간 '화개장터벚꽃축제'가 열린다. 함양군 수동면~병곡면~백전면 사이 20여km의 지방도는 '오십리 벚꽃길'로 알려지면서 드라이브와 함께 벚꽃나들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4월 중순이면 백전공원에서 '백운산 벚꽃축제'가 열린다. 벚꽃 드라이브길로 '합천 백리 벚꽃길'을 빼놓을 수 없다. 합천읍 남쪽 일해공원에서 황강을 끼고 합천호반도로로 이어지는 이 길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벚꽃길이다. 합천영상테마파크를 비롯해 송씨고가,옥계서원 등 주변에 볼거리가 많아 가족 봄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올해 14회째를 맞는 '합천벚꽃마라톤대회'가 1만여 명의 건각이 참가한 가운데 4월 5일 '백리 벚꽃길'에서 펼쳐진다. 천주산·대금산 진달래와 낙동강 유채꽃 산자락이 동요 '고향의 봄'의 배경인 창원시 의창구 천주산은 4월 초순을 지나면서 분홍빛 카펫을 깔아놓은 듯이 정상 부근이 붉게 물든다. 도심 가까이 있어 평소에도 등산객이 많이 찾는 천주산에서는 이맘때 쯤 '진달래축제'가 열린다. 마산 무학산, 창녕 화왕산, 거제 대금산, 통영과 고성 경계에 있는 벽방산도 진달래가 아름다워 봄철 등산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산이 붉게 물드는 때에 맞춰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변 유채단지는 노란 물결로 출렁인다. 전국 최대 규모인 60만㎡에 이르는 유채단지와 낙동강의 푸른 물결이 만들어내는 전경은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해 전국에서 상춘객이 몰려든다. 창녕군이 이곳을 배경으로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낙동강유채축제'가 올해는 4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열린다. 고성군 고성읍 신월리 남산공원 오토캠핑장과 남포마을 사이에 조성된 8432㎡의 유채밭과 사천시 삼천포대교공원에서 남해군 창선 방면의 대교가 지나는 초양도 유채밭도 이맘때면 봄나들이객의 눈길을 끈다. 5월이면 황매산·지리산 형제봉에 철쭉 만발 5월로 넘어가면 진홍빛 철쭉이 봄꽃의 대표로 바통을 이어간다. 철쭉의 대표 명소는 합천군 가회면과 산청군 차황면에 걸쳐 있는 황매산. 예전에 목장지대였다는 해발 800~900m에 광활하게 펼쳐진 황매평전의 철쭉군락지는 5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한 철쭉꽃이 거대한 산상화원을 이룬다. 철쭉 개화시기에 열리는 '황매산철쭉제'가 올해는 5월 1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진달래와 같이 철쭉도 우리나라 산에 흔히 자생하는 꽃이다. 다만 진달래보다 조금 높은 산에 군락지가 많다. 황매산에 이어 철쭉이 아름다운 곳은 하동군 악양면에 소재한 지리산 형제봉 철쭉군락지다. 섬진강과 악양면 평사리 들녘이 한눈에 보이는 형제봉 정상이 진분홍빛으로 물들 때면 산악인들을 중심으로 '철쭉제'를 개최한다. -------------------------------------------- 100만㎡ 사과꽃 하얀 물결 장관 함양 도북마을 '수동사과꽃축제' 4월 25~26일 개최 이맘때면 동요에 나오는 복숭아꽃과 살구꽃이 농촌 언덕배기를 울긋불긋 장식하고, 사과와 배 과수원은 하얀 옷을 입는다. 이들 과일 꽃을 활용한 축제도 열린다. 도내에서는 함양군 수동면 도북마을에서 열리는 '수동사과꽃축제'가 대표적이다. 도북마을 50여 사과 재배 농가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사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사과꽃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축제가 열리는 도북마을은 1970년대부터 사과묘목을 심기 시작해 지금은 100만㎡에 달하는 사과재배단지가 형성돼 해마다 이맘때면 하얀 사과꽃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올해 축제는 4월 25일과 26일 이틀간 열린다. 축제는 사과 경매와 농특산물 판매, 사과·농촌 테마 전시, '사과꽃음악회' 등 전시·공연행사로 구성된다. '사과 길게 깎기', '사과 빨리 먹기' 등 체험행사를 비롯해 사과꽃을 배경으로 한 '휴대폰·디카 사진촬영', 사과꽃이 만발한 과수원길을 걷는 '사과꽃향 힐링산책' 등 관광객 참여행사도 마련된다. 마을 주민들은 관광객들에게 사과꽃 감상 기회를 주기 위해 축제 기간 외에도 사과꽃이 핀 시기에 사과단지를 개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