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조류(鳥流)
기러기 / 전통혼례의 목제(木製) 기러기 / 장끼(꿩 수컷) / 까투리(꿩 암컷)
9. 기러기(雁:Wild Goose)
〔크기〕 몸길이 40cm 〔무게〕 1.5kg 〔먹이〕 곡식류 〔사는 곳〕 아시아 철새
기러기<윤복진 곡(동요)>
울 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길을 잃은 기러기 날아갑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넓은 하늘로 엄마, 엄마 찾으며 흘러갑니다.
기러기 아빠<이미자 노래: 1952년 드라마 주제곡(가요)>
산에는 진달래, 들엔 개나리 / 산새도 슬피 우는 노을 진 산골에
엄마 구름 애기 구름 정답게 가는데 / 아빠는 어디 갔나 어디서 살고 있나
아아 아아아 아아 / 우리는 외로운 형제 / 길 잃은 기러기
이별의 노래<박목월 시, 김성태 곡(가곡)>
1.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2. 한낮이 끝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3.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예다 - ‘가다’의 고어<예놋다>
기러기는 우리나라에 가을에 왔다가 겨울을 나고 봄에 시베리아, 사할린, 알래스카 등지로 가는 겨울 철새이다. 이들은 주로 시베리아 동부와 사할린(Sakhalin)섬, 알래스카(Alaska) 등지에서 번식하고 대한민국, 일본, 북부 중국, 몽골, 서부 북아메리카에서 겨울을 난다.
기러기는 암수 금슬(琴瑟) 좋기로 유명한데 짝짓기를 처음으로 한 암수는 한쪽이 죽어도 다른 기러기와 짝짓기를 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고대 중국에서는 기러기가 청혼 예물로 쓰였다고 하며 우리나라 전통혼례에서도 신랑이 기러기 목제(木製)인형 한 쌍을 신부에게 주는 풍습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러기도 암컷이 죽으면 다른 암컷과 짝을 이룬다고 하니....
우리나라 전통혼례 절차 중에서 전안례(奠雁禮)가 있었는데 신랑이 나무로 깎은 기러기(木雁) 한 쌍을 신부의 어머니에게 드리는 절차로, 기러기처럼 금슬(琴瑟)좋은 삶을 살아가겠다는 약속이다.
그래서 신랑 신부의 결혼을 혼례(婚禮)라고 하지만 전안례(奠雁禮)라고도 했다. ※안(雁) - 기러기 안
10. 꿩(雉: Pheasant)
〔크기〕 몸길이 60~80cm 〔먹이〕 곡물류 및 곤충 〔사는 곳〕 흑해 연안, 아시아 전역
까투리 타령<김세레나 노래(전통 민요)>
<후렴>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후여 후여 후여 후여 까투리 까투리 /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사냥을 나간다.
1. 전라도라 지리산으로 꿩 사냥을 나간다. 지리산을 넘어 무등산을 지나 나주 금성산에 당도하니
까투리 한 마리 푸드득하니 매방울이 떨렁 떨렁 후여~ 후여~ 어히 까투리사냥을 나간다. 후여~ 후여~
2. 충청도라 계룡산으로 꿩 사냥을 나간다. 계룡산을 넘어 속리산을 지나 경상 가야산에 당도하니
까투리 한 마리 푸드득하니 매방울이 떨렁떨렁 후여~ 후여~ 이허 까투리사냥을 나간다. 후여~ 후여~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까투리 - 암 꿩
<장끼(수컷)와 까투리(암컷)>
꿩으로 부르는 이유는 울음소리가 ‘꿩~꿩~’하고 울기 때문인데 실제로 들어보면, 금속 양동이를 두드리는 것처럼 굉장히 높은 쇳소리가 난다. 몸길이는 수컷이 80cm, 암컷이 60cm 정도인데 생김새는 닭과 비슷하지만 꼬리깃이 길고 발톱이 5개이다. 수컷과 암컷의 몸 빛깔이 아주 다른데, 흔히 얼굴이 붉고 빛깔이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수컷을 장끼, 단색의 보호색을 띠는 암컷을 까투리라고 부른다.
꿩이 날아가는 것을 보면 마치 화살이 날아가는 것처럼 머리를 들이박듯 나는데 땅에 내려 앉아있는 것을 쫓아가면 바로 날지 않고 쳐다보다가 달리는데 제법 재빠르고, 달리다가 꿔궝~ 하며 푸드덕 화살처럼 날아오른다.
그래서 꿩 치(雉)자에 화살 시(矢)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고, 보통의 새들이 그렇듯이 꿩 또한 수컷이 화려하고 아름다운데 암컷은 깃털 빛깔이 짙고 짧은 꼬리를 지녀 볼품이 없다.
꿩의 새끼는 꺼병이(꿩병아리)라고 하는데 조금 모자라는 사람을 가리킬 때 꺼벙이라고 부르니 새끼 꿩의 하는 짓이 약간 꺼벙(어리숙)했던 모양이다. 원주의 치악산(雉嶽山)은 원래 이름이 적악산(赤嶽山)이었는데 꿩이 은혜를 갚으려고 머리로 범종을 들이받아 종을 울리고는 죽었다고 하여 은혜를 갚은 꿩의 아름다운 뜻을 기리기 위해 치악산(雉嶽山)으로 고쳤다고 했다. <雉- 꿩 치, 嶽-큰 산 악>
아름다운 이야기가 얽혀있는 치악산(雉嶽山) 상원사(上院寺)의 전설은 너무 길어 생략한다.
예전, 우리나라 시골에서는 꿩을 잡아 식용으로 즐겨 사용했는데 특히 맛이 좋았다.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와 함께 콩에 구멍을 뚫고 싸이나(청산가리)를 넣은 후 입구를 밥풀로 막고는 꿩이 자주 내려와 앉는 산자락에 놓으면 꿩을 잡을 수 있었는데 배를 가르고는 내장은 몽땅 버린 후 요리를 해서 너무나 맛있게 먹던 기억이 난다. 옛날, 시골에서 꿩을 잡아먹는 것이 일상이었다.
지금은 꿩을 집에서 사육하기도 하지만 야성(野性)이 너무 강하여 길들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