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재발견, 현충시설 얼마나 알고 있나? 새해에도 설악권이 핫플(hot place)로 대한민국의 중심이 될 것이다. 지역의 새로운 볼거리 개발이 필요하다. 필자는 접경지역의 특성을 살린 현충시설의 명소화를 제안한다. 수년간 역사문화탐방에서 깨달은 것이다. 특히 강원도 고성은 수복지역으로 치열했던 6.25전쟁의 전투전적비가 곳곳에 있다. 그러나 세월 따라 기억에서 멀어지고 찾는 이도 없다. 현충시설은 단순한 볼거리 관광테마가 아니다. 자유대한민국 국민이 기억하고 기념해야 하는 탐방현장이다. 강원도 고성군의 대표적인 전투전적비는 아래와 같다. 물론 추가적인 전적비는 훨씬 많다.
1) 고원청년유격대 위령비, 1950년 12월 함남 고원군이 다시 북한치하에 들어가자 고원군에서 치안대로 활동했던 반공청년들이 피난 내려오다 문천군에서 “우리의 힘으로 다시 내 고장을 수복하자”고 유격대를 결성했다. 고원지역에서 적 43명 사살, 41명 생포 전과를 올렸으며, 이후 남한 오대산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다.(1978년 건립)
2) 향로봉지구전투전적비, 1951년 8월 14일부터 동부전선의 미 제10군단과 국군 제1군단이 함께 진행한 ‘포복작전’ 전투로 북한군을 격퇴한 공격전투다. 미 해군의 함포지원까지 받아가며 지속적인 공격을 감행하여 북한군을 격멸하였다.(1957년 건립)
3) 호림유격 전적비, 1949년 2월 서북출신 367명으로 출범한 육군본부정보국 특수부대로1949년 2월 거제 빨치산토벌작전, 6월 횡성에서 부대편성, 개별 일본식 장총, 실탄 120발, 수류탄 3개, 지뢰 폭탄, 다이나마이트, 독약, 전선절단기, 북조선은행권 50만원가 지급, 인민군복장으로 진동리, 강현, 속초, 서화로 침투 시설파괴, 습격방화, 주요 인물처리 및 군사기밀 탐지임무를 수행하였다.(1986년 건립)
4) 우남 북진통일(北進統一)비, 글씨는 우남 이승만 대통령 초서체이다. 이면에 간성지구 부흥공로자, 제1군단장 김종오장군, 제5사단장 김병철장군이 기록되어 있다. 수복직후 고성군청에 간성지구 부흥탑을 세웠으나 현위치로 이전하였다.(1954-55년 추정)
5) 6.25전사자 유해발굴지, 6.25 당시 4일간 치열한 교전으로 산화한 유해 10구를 2010년 발굴, 신원확인 유해는 대전국립묘지에, 미확인 유해는 국립현충원 봉헌당에 안장하였다.
6) 반공의거 순국비, 조국광복은 이룩되었으나 38선 이북 소련군 진주로 약탈과 만행에 항거한 반공애국지사의 결사반탁운동 이후 6.25동란과 때를 같이하여 학살이라는 가혹한 이름아래 63명이 불귀의 고혼이 되었다.(1945년 건립)
7) 화랑사단 전적비, 1951년 5월 중공군과 향로봉전투에서 고지를 사수하다 장렬히 산화한 화랑사단 호국용사들을 추모 및 전승기념으로 11사단 장병들이 1959년 건립하였다.
8) 위국지충(爲國盡忠) 암각문, 6.25당시 치열했던 격전지 향로봉일대 작전을 지휘하던 11사단(화랑사단) 오덕준 준장은 이승만대통령의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라’라는 친필휘호를 이곳 자연석 5미터×8미터에 음각하였다.(1951년 건립)
9) 36지구대원 위령비, 육군정보국 소속 첩보대대(4863대대) 창설, 동해안 관할 36지구대에서 휴전직후까지 무장첩보대원, 적진에 침투하여 고급군사정보, 북한 고위인사 납치 등 목숨을 건 특수임무를 수행하다가 전사 순직한 대원들의 위패가 안치되어 있다.
경상북도는 지난해 12월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국가적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접경지역인 우리지역도 나라사랑 현충시설 명소화로 교훈적 볼거리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필자는 지난해 11월 부경대학교에서 있은 한국전자통신학회 가을철종합학술대회에서 “가상현실을 활용한 전투전적비 디지털콘텐츠 구축”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최철재
경동대 평생교육대학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