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290)... 英國과 아일랜드 방문기(2)
박명윤(보건학박사,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英國과 아일랜드 여행기(2)
아시아나 항공(Asiana Airlines)에서 제공하는 기내식(機內食) 메뉴에는 양식과 한식이 있어 런던으로 갈 때는 불고기 영양 쌈밥(Ssambap)을, 서울로 올 때는 비빔밥(Bibimbap)을 먹었다. 우리나라 전통음식은 건강식(健康食)으로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높다.
저비용 항공사(LCC)는 모든 기내식을 판매하므로 냉수 한 잔도 공짜가 없다. “fly cheaper”를 모토로 하는 영국의 저가(低價)항공 ‘RYANAIR’는 운항시간을 정확하게 지킨다고 선전하고 있다. London-Gatwick 공항을 6월 3일(월요일) 오전 9시 40분에 이륙한 ‘라이언에어’는 정확히 오전 11시에 아일랜드 수도 더브린(Dublin) 공항에 착륙하였다.
필자가 처음 방문하는 아일랜드 공항에서 마중 나온 이선영씨를 만나 아일랜드 관광을 시작했다. 이선영씨는 아일랜드 관광안내서 ‘내 사랑 아일랜드’를 남편(주지동)과 함께 집필하여 발간(2012년 3월)하였으며, 아일랜드 대통령부터 한국 대기업 회장, 영화배우, 교수, 직장인 등의 여행에 동행하는 전문 가이드이다.
에이레(EIRE)라고 불리는 아일랜드(Republic of Ireland)는 유럽에서는 가장 서쪽에 위치한 작은 섬(島)나라이다. 지리적으로 영국과 인접해 있고 대서양(大西洋)이 둘러싸고 있어 바이킹의 침입과 영국의 지배를 오랫동안 받아 설움과 아픔의 역사로 얼룩진 나라이다. 한국인의 아일랜드 방문은 적은편이다.
아일랜드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남한)의 약 84% 정도이며, 인구는 약 420만 명이다.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약 1천명이며, 그중 80%가 어학연수와 학업을 위해 체류하고 있다.
이선영씨가 운전하는 VW마이크로버스 편으로 더블린 근교에 위치한 글렌달록(Glendalough)으로 이동했다. 아름다운 계곡 사이로 빙하기(氷河期, glacial epoch)에 형성된 호수와 숲이 뛰어난 경관을 이루고 있었다. 두 개의 호수가 있고 걸어가는 여행길 ‘위클로우 웨이’도 이곳을 지나가도록 조성되어 있다. 또한 6세기 수도원(修道院)이 신비함을 담고 있어 수도원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위크로우 산맥(Wicklow Mountains) 여행의 절정은 갈색으로 물들어 있는 테이 호수와 함께 하는 풍경이며, 기네스(Guinness) 가문의 별장이 있다. 호숫가에는 피크닉 장소가 있어 가족 나들이를 나온 주민들도 있었다. 아일랜드산(産) ‘기네스 맥주’는 세계적으로 ‘마니아’들이 많고 맛과 색이 특이하다.
아일랜드에는 8백만 마리가 넘는 양을 방목하고 있어 풀을 뜯고 있는 양들을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다. 흰얼굴 양과 검은얼굴 양으로 구분되는데, 얼굴과 다리가 검은 양은 번식력은 낮지만 리더 역할은 잘 하기 때문에 양떼에는 항상 몇 마리씩 있다. ‘위클로우 양(Wicklow Lam)’을 최고의 맛으로 꼽는다고 한다.
마텔로 타워(Martello Tower)는 나폴레옹이 전쟁을 일으켰던 1803년 아일랜드 해안선을 따라 방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인데 지금은 제임스 조이스 박물관(James Joyce Tower & Museum)으로 사용되고 있다. 박물관에는 조이스의 데드마스크와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박물관을 관리하고 있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유리시스(Ulysses)’는 주인공 블룸(Bloom)의 하루 생활을 엄청난 양으로 쓴 소설이다. 소설 속에 더블린의 거리 곳곳이 등장하기 때문에 드블린을 ‘조이스의 도시’라고 부른다.
박물관 앞으로 펼쳐진 바다에는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을 연중 볼 수 있다. 한겨울에도 건강 유지를 위해 차디찬 바닷물에 수영을 하기도 한다. 우리가 ‘Forty Foot Bathing Place’ 입간판이 서 있는 곳을 찾아 갔을 때도 찬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사람들이 많았다.
더블린 인근 지역 관광을 마치고 시내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손학순 아일랜드 한인회 회장댁으로 갔다. 손학순씨는 아일랜드 명문가문 출신인 Charlie Delap씨와 결혼하였으며, 현재 지역병원에서 사회사업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남편은 사회정책 전문가로 정부기관에서 은퇴하였으며, 지난해에는 손학순씨가 교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아일랜드 ‘한글학교’에서 한글 공부 수료증을 받았다.
6월 3일은 아일랜드 공휴일(Bank Holiday)인 관계로 손 회장 아들(Alex Delap)과 8월에 결혼하는 약혼녀도 부모댁을 방문하고 있었다. 또 미국에서 온 John Sietsema 부부도 합석하여 모두 8명이 즐거운 저녁 만찬을 즐겼다. 만찬 후 우리 부부는 손 회장댁 2층 침실에서 취침했다.
6월 4일 아침 식사는 1층 식당에서 Delap씨 내외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였다. 식사 후 이선영씨의 안내로 더블린 시내를 관광하였다. 제일 먼저 찾아간 피닉스 파크(Phoenix Park, 1,730에이커)는 도시에 있는 공원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런던의 하이드 파크의 5배라고 한다.
공원 내에 우뚝 솟은 ‘웰링턴 장군 기념비’는 유럽에 있는 오벨리스크(Obelisk)로서는 가장 높다고 한다. 이 공원에서 1979년 아일랜드를 방문한 교황 바오로2세가 집회를 가졌으며 초대형 십자가도 보인다. 또한 이 공원에는 대통령 관저, 미국대사관저 등이 있다. 미대사관저 담장 아래에 우리나라에서 비싼 값으로 거래되는 명이나물(산마늘)이 많이 자라고 있어 식품영양학(食品營養學)을 전공한 아내가 한참을 머물렀다.
아일랜드 국회 건물 오른쪽에는 국립박물관이, 왼쪽에는 국립도서관이 있다.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 of Ireland)에는 아일랜드 각지에서 발굴된 유물과 출토품, 미술품,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유물 중 청동기시대의 금세공품(gold boat), 아다 성배(Ardagh Chalice) 등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아일랜드의 전통 가공품, 켈트족의 철기시대 유물 등도 관람했다. 국립도서관(National Library)에서 아일랜드 문학사에 찬연히 빛나는 작가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 일대기에 관한 특별 전시회가 있어 관람을 하였다.
더블린에서 교회로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Christ Church Cathedral)이 지배 계급과 관계가 깊은 교회라면, 세인트 페트릭 대성당(St. Patrick's Cathedral)은 일반인의 교회라 할 수 있다. 교회 앞에는 시민들이 자유로이 쉴 수 있는 공원이 있다. 이 날도 많은 시민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친구들과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대성당 건너편쪽에 위치한 아일랜드에서 가장 오랜 전통의 피쉬엔칩스 가게 ‘리오 버독스(Leo Burdock)’에서 이선영씨가 구입한 ‘Fish & Chips’을 성당앞 공원 벤치에 앉아 먹었다. 백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 식당은 앉아서 먹을 만한 테이블이 없어 ‘테이크아웃’을 해야 한다. 값은 8.90유로(약 1만3천원)이다.
관광객들을 싣고 다니는 마차를 흔히 볼 수 있는 메리온 스퀘어(Merrion Square) 주변은 조지안 양식(Georgian 1714〜1830)의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건물 모양은 비슷하지만 현관문은 저마다 다양한 색깔과 문양을 하고 있다.
메리온 스퀘어 주변에는 아일랜드가 배출한 유명 인사들의 생가(生家)가 많다. 즉 독립영웅 다니엘 오코넬, 작가 예이츠(Yeates), 워터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을 이긴 웰링턴(Wellington) 장군, 버나드 쇼(Bernard Shaw),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등의 생가가 있다.
버나드 쇼가 태어난 집은 빅토리아 양식 건축의 주택으로 1856년 7월 26일에 태어나서 10살까지 살았다. 1993년 전시관으로 개관하였으며, 작가의 침실과 부엌, 벽난로가 있는 거실과 음악회가 자주 열린 응접실 등을 볼 수 있다. 중산층 가정으로 가구, 식기 등 생활 용품도 흥미롭다.
더블린 시내 관광 후 공항으로 이동하여 저녁 7시 40분 비행기(RYANAIR)편으로 런던으로 돌아왔다.
글/ 靑松 朴明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청송건강칼럼(290). 2013.6.14. www.nandal.net www.ptcian.com>
mypark1939@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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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렌달록 호수, 호수 물 빛깔이 갈색이다.
우리 부부 뒷편으로 가족 나들이를 즐기는 주민
이선영씨와 아내(이행자)
6세기 수도원 입구
수도원을 찾은 관광객들
6세기 수도원 내부
방목되고 있는 양떼
제임스 조이스 박물관 관람
박물관 전시물
박물관을 지키는 자원봉사자와 함께
해수욕장 표지판
사진 오른쪽 비키니 아가씨들이 수영을 준비하고 있다.
만찬장(왼쪽부터 Sietsema 부부, 예비 며느리, Delap 부부, 박명윤 이행자 부부) 아들 Alex가 찍은 사진
Delap씨댁 뒷 정원에서
피닉스 공원(초대형 십자가)
국립박물관에서
버나드 쇼 생가 앞에서
Bernard Shaw 생가(파란색 문)가 있는 건물
오스카 와일드 동상이 있는 공원
세인트 페트릭 대성당 앞 정원(시민들의 휴식처)
St. Patrick's Cathedral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