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SORTED (未分類)
Duration: 5:54 Style: Modern Art Rock / Chamber Rock / Blues Rock
이 곡은 새벽의 골목과 그곳을 떠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처럼 시작합니다.
신문은 어제를 다 말하고,
병은 속을 비우고,
종이는 몸을 접고,
유리는 마지막 빛을 놓습니다.
다 쓴 것들은 저마다 떠나는 순서를 알고 있습니다.
비워진 것들은 다시 돌아갈 곳을 찾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끝나지 않은 하나는 계속 같은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이름이 바뀌고,
얼굴이 달라지고,
시간이 몇 번이나 지나도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未分類’와 ‘殘留’.
이 두 단어는 이 곡에서 어떤 대상을 직접 설명하기 위한 이름이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가 쉽게 분류할 수 없었던 어떤 존재,
지워졌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어떤 흔적을
조용히 가리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음악 역시 그 의미를 직접 설명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피아노와 현악은 새벽의 빈 공간을 만들고,
깊은 베이스와 절제된 드럼은 그 아래에 묵직한 긴장을 남깁니다.
그리고 중간의 기타는
가사가 끝내 말하지 않은 감정을 대신 이야기합니다.
분노인지,
체념인지,
혐오인지,
혹은 그 모든 감정이 뒤섞인 것인지는
듣는 분께서 자유롭게 느껴주셨으면 합니다.
이 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UNSORTED’인지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것을
왜 우리는 쉽게 치우지 못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수거일은 있었는데,
배출할 용기가 없었네.
부디 이 마지막 문장 이후의 침묵까지
천천히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
🎼 UNSORTED (未分類)
Duration: 5:54 Style: Modern Art Rock / Chamber Rock / Blues Rock
A song that begins with the quiet imagery of a city street before dawn.
Newspapers finish their stories.
Bottles empty themselves.
Paper folds its body.
Glass lets go of the last light.
Everything that has fulfilled its purpose seems to know when to leave.
Except one thing.
It remains.
Names change.
Faces change.
Seasons pass.
Yet the shadow returns.
“未分類” and “殘留” are not explanations.
They are traces.
The music follows the same principle.
Piano and chamber strings create the empty space of dawn.
Deep bass and restrained drums carry the weight beneath it.
And the electric guitar speaks where the lyrics deliberately remain silent.
Perhaps it is anger.
Perhaps resignation.
Perhaps disgust.
Perhaps all of them at once.
There is no need to decide.
The song only leaves one question behind:
What remains when everything else has already been taken away?
The collection day had come.
But there was not enough courage to put it out.
Please listen to the silence that follows.
---------- UNSORTED (未分類) -----------------------
새벽은 늘 성실해서
맡은 건 전부 가져가는데
어둠이 걷힌 골목 끝에
봉투들은 줄을 서 있네
신문은 어제를 다 말하고
병들은 속을 비웠다
다 쓴 것들은 이상하게도
떠나는 순서를 알고 있었다
종이는 제 몸을 접고
유리는 마지막 빛을 놓는데
빈 것은 비운 만큼
돌아갈 곳이 있었다
참 이상한 일 하나
끝난 것들은 끝을 아는데
끝나지 않은 것들은
새 이름을 달고 오더라
골목 끝 작은 봉투 하나
오늘도 같은 자리에 있네
새 이름표를 달고 와서
낯선 얼굴로 서 있는데
未分類
신문은 시간을 다 살고
병들은 마지막 숨을 놓았다
모든 것은 제 몫을 다하면
바람처럼 자리를 비우는데
유리도 녹으면 돌아가고
쇠도 불 앞에 고개 숙이는데
그것만은
계절이 몇 번을 지나도
자리를 비우지 않더라
오늘의 처리 현황
빛바랜 기록 하나
이름은 달라졌는데
낯익은 그림자가 서 있네
지워진 줄 알았던 것이
다시 어둠을 드리운다
새벽은 늘 성실해서
맡은 건 전부 가져가는데
깨끗해진 골목 한편에
그림자 하나 머물러 있네
殘留
수거일은 있었는데
배출할 용기가 없었네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비번은 1234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