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역전근린공원 공중화장실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밤이 되면 엄청난 불빛을 뿜어내며 성수동의 '디올 성수'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일각에선 우유곽 디자인이 아니냐는 말도 있습니다.
아무튼 예사롭지 않은 이 화장실은 짓는데 6억원이 들어갔습니다.
건립 추진 소식이 알려졌을 당시에 '혈세 낭비'이자 '전시성 행정'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평당(3.3㎡) 2000만원에 달한 공사비는 당시 지역 내 신축 고급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의 2배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안병용 시장은 "고작 2000만~3000만원 들여 컨테이너 하나 갖다 놓을 수도 있지만, 시민들이 품격을 갖춘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하는 게 시장의 도리다."라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6억원의 비용을 들인 것 치고, 실용성이 있냐에 대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의정부시 공중화장실 현황'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발광 화장실은 109.35㎡로 의정부 공중화장실 40곳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합니다.
그런데 화장실 내 변기 개수는 남자 4개(소변기 2개·양변기 2개), 여자 4개, 다목적 2개뿐이라고 합니다.
이는 3분의 1 면적인 동막교 공중화장실(34.3㎡)과 변기 개수가 같았고, 절반 면적인 캠프라과디아 공중화장실(54.25㎡)의 16개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편입니다.
참고로 당초 발광 화장실 건립은 1호선 의정부역 택시 승강장 근처에 공중화장실이 없다는 택시 기사들의 민원 등이 다년간 접수되면서 2018년부터 추진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택시 기사는 현저히 적다고 합니다.
화장실이 지어지기 전 택시 승강장이 있어 화장실이 필요했지만 일대가 정비되면서 갈 일이 없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인근 택시 승강장에서 만난 택시 기사들은 "시가 쓸데없는 짓을 했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 택시 기사는 "수억 원을 들였다는데, 1억원이면 충분해 보인다"면서 "갈 일이 없다"고 혀를 찼습니다.
다른 기사는 "바로 앞에 의정부역 화장실이 더 가깝고 깨끗하다", "차라리 백화점 화장실을 간다"고 지적했습니다.
시민들의 반응은 그나마 엇갈렸습니다.
"화장실은 그냥 화장실처럼 지으면 되지, 6억이나 들일 필요가 있었을까"(30대 김모씨), "돈을 쓸데가 참 없었나 보다"(20대 이모씨), "시 땅이 시청 그림판인가"(30대 주모씨)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 반면, "출근길에 역까지는 도저히 용변을 참기 어려울 때 중간에 들러 요긴하게 사용한다"(30대 박모씨), "버스 정류장 앞에 화장실이 있어서 편하다"(한 모녀)는 입장으로 나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