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회] 흑수하의 용난(4)
"같은 부모에게서 어떻게 그런 잡종 같은 놈이 태어났을까?"
"용이 아홉가지를 낳되 그 아홉가지가
다 각각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지요."
"난 조금전까지만 해도 그 편지를 증거물로 삼아
당신이 요괴와 작당하요 사람의 생명을 해친 죄를
하늘에 고발하려 했소.
그러니 이제 말씀을 들어보니 그 놈이 당신의 가르침을
따르지 안혹 제멋대로 저지른 짓이라니
이번만은 용서해 드리리다.
어린놈이 어른이 안보이는데서 함부로 날띄는 일이
안보일수도 있을 게요, 또 당신형제 용왕들과 친분도 있고 해서
이번만은 눈 감아 드릴테니, 어서 누구를 보내서
우리 스승님을 구해주시오."
용왕은 태자 마앙에게 분부했다.
"태자는 정병 오백명을 거느리고 가서 타룡을 잡아오너라.
호된벌을 내리겠다. 그리고 대성을 대접하게 잔치를 준비해라."
"용왕! 별 걱정을 다하시요.
잔치는 그만 두시요. 나는 태자와 함께 가서
스승님을 구하고 동생들을 만나려하오."
아무리 만류해도 오공이 듣지를 않자 딸에게 차를 올리라고 했다.
오공은 선채로 차를 한잔 마시고 용왕과 작별하고 태자 마앙과 함께
군사를 거느리고 서해를 떠나 흑수하로 돌아왔다.
오공은 태자 마앙에게 언덕위에 올라가 보겠다며
잘 해달라고 부탁했다.
"대성님, 안심하십시오. 그놈을 잡아서 먼저 대성님께 벌을 받게 하고
당나라 스님을 모셔온 뒤세 놈을 부왕께 데리고 가겠습니다."
태자와 헤어진 오공은 다시 인을 맺어서 물살을 가르며 뛰쳐나와
강기슭으로 올라갔다. 오정과 하신이 반기며 물었다.
"형! 갈때는 하늘로 가고 올때는 어째서 강에서 나오나?"
오공이 검은 고기 요괴를 잡은 일과 용왕에게 들은 자초지종을 말하고
태자 마왕과 함께 온 사정을 대충 이야기해 주니
오전과 하신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흑수하 신부에 도착한 태자마왕을
우선 부하를 모두 보내 요괴에게 전갈했다.
"서해용궁의 태자 마왕이 오셨다."
자리에 앉아있던 요괴는 이 소리를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검은 물고기 요정에게 편지를 주어 외숙님을 모셔 오랬는데
외숙은 오지를 않고 외사촌이 오다니 도대체 무슨 영문일까?"
요괴가 한참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강을 순찰하는 졸개가 와서 아뢰었다.
"대왕님! 강에 군사가 들이닥쳐 수부의 저쪽에 진을 치고 있습니다.
깃발에는 "서해태자 마앙소수' 라고 쓰여 있습니다.
"형님이 미치셨나? 외삼촌 대신 형님이 오셨다면
군사는 왜? 거느리고 왔을까?
이건 아무래도 곡절이 있는 일이야.
얘들아! 내 투구하고 갑옷과 채찍을 준비해둬라.
아무래도 뭔가 일이 잘못된 것 같다.
내가 나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마."
졸개들은 명을 받고 싸울 준비를 했다.
타룡이 나가보니 과연 바다병사들이 오른쪽에 진을 치고 있었다.
그는 영문앞까지 가서 큰 소리로 불렀다.
"형님, 아우 타결이 인사드립니다."
영을 순찰하는 나졸이 태자에게 알렸다.
"태자전하! 타룡이 밖에서 뵙기를 청하옵니다."
금빛투구를 쓰고 번쩍거리는 보배띠를 허리에 졸라매고
세모난 철편을 손에 쥔 태자가 앞으로 나가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왜 나를 보자고 했느냐?"
"아우가 오늘 아침에 외삼촌께 서찰을 보내 이곳에 왕림해 주십사고 했는데,
형님께서 대신 오셨군요. 헌데 형님은 잔치에 오시면서 어찌
군사를 데리고 오셨습니까? 또 수부로 바로 들어오시면 될것을
어찌 번거롭게 영채를 세우셨습니까?"
"너는 무슨일로 아버님을 오시라 했느냐?"
"저는 외숙부님 덕분에 이곳에 살 곳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숙부님 슬하를 떠난후로 아직 변변히 은혜를 갚지 못하고
있던 차에어제 동녘땅의 중하나를 잡았습니다.
이 중은 십세동안 수행을 쌓은 귀한 몸이라 그 고기를
한점만 먹어도 불로장생한다고 들었습니다.
마침 외숙부님 생신도 가까운지라 중의 고기를 대접하여
미리 생신을 축하드릴까 하여 오시라고 하였습니다."
태자는 그 소리를 듣고 더욱 큰 소리로 꾸짖었다.
"이 놈이! 정말 천지분간을 못하는 놈이구나!
너는 저 중이 도대채 어떤 사람인줄 알고 함부로 날뛰느냐?"
"아니? 어떤 사람이라니요?
서천으로 경을 가지러 가는 당나라 중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다음회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