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이 복되려면 온유한 자가 되어야 한다.
대형마트에서 아내와 함께 둘러보던 중이었습니다. 70대 중반의 노부부가 물건을 사기 위하여 이리저리 다니던 중 할머니가 자명종 탁상시계를 들어보며 이것 하나 사자고 할아버지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역정을 버럭 내면서 “그것은 뭐 하러 사! 돈만 아깝게” 하면서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할머니를 타박하는 것입니다. 분노하는 남편에게 말 한마디 못하고 절절매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측은함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제 모습이 그 할아버지에게 투영되어 나타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 역시 나이 들어 저렇게 될 수 있겠다는 느낌이 확 들어오는 것입니다. 저는 알 수 없는 분노의 감정이 안에서 용암처럼 꿈틀대다 화를 내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 버럭 소리를 지르는 경향이 참 많았기 때문입니다.
화를 다스리지 않고는 저의 노년이 불행해질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특별 조치로 이웃에서 친하게 지내던 목사님 내외분들께 선포를 했습니다. 1년 동안 제 아내에게 화를 내지 않고 지내면 무화 기념 파티(No Angry Ceremony)를 베풀겠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선포를 하고 1년을 잘 참아 왔고, 양식집에서 무화 기념을 자축하여 점심을 대접하였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지금에도 저는 순한 양같이 온유한 자가 되어 아내의 마음을 거슬리게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어제는 아내가 비싼 장어구이를 사주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주었습니다. 착각인지 모르지만 제가 무척 기특(?)하게 여겨졌나 봅니다. 저 역시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스스로 신기하게 여길 뿐입니다.
잠 16:32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