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 백산이 오래 전에 사두었던 남하정의 간찰을 나에게 주었다. 한두 장 가지고 있는 것 보다는 수집하는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이 좋다고 하면서 건네주었다. 연병장에서 만나 친구가 되었지만 무척 진지한 우정을 나누는 사이이다. 사전에 나오는 남하정의 정보는 다음과 같다.
남하정(南夏正, 1678~1751) 본관은 의령(宜寧). 자는 시백(時伯), 호는 동소(桐巢). 아버지는 진사 남수교(南壽喬)이며, 어머니는 진주강씨로 부사(府使) 강석로(姜碩老)의 딸이다. 충청도 공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으나 학문에 전심하여 경사(經史)와 제자백가(諸子百家)에 통달하였다. 특히 글을 잘 지어 문명을 크게 떨쳤다. 그가 지은 「출사책(出師策)」은 명문장으로 일컬어져 사람들은 그를 흔히 이식(李植)에 비교하였다. 1714년(숙종 40) 진사가 되었으나, 세도(世道)의 어지러움을 보고 벼슬을 단념, 진위(振威: 지금의 경기도 평택)의 동천(桐泉)에서 은거생활을 하며 후진 양성으로 일생을 보냈다. 효성과 우애가 남달랐으며,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는 성신(誠信)이 있었고, 자제들을 의리로써 가르쳤다. 또한 검약을 항상 생활신조로 삼았다. 저서로는 『사대춘추(四代春秋)』와 『동소만록(桐巢謾錄)』 등이 있다.
立中 兄 拜上
奉叙爲久 瞻仰之懷/ 恒庸憧憧 未審伊間/ 兄候萬重 仰溸區區 弟依/遣劣狀 是幸是幸耳 月橫/內行 明日治送 而鬣者巧/値至於停止之境 貴鬣/惠借如何 雖有所騎處/ 量其彼此間緩急 施之亦/如何 回期多不過四五日矣/ 行客擾 暫此不宣式// 兼鞍以借地 企企耳//
乙二旬二 時伯弟 拜
입중 형에게
만나 이야기 나눈지 오래 되어, 항상 그리운 마음에 동동거립니다. 모르겠습니다만 그간 형께서는 만중하신지요. 여러가지로 그립습니다.
저는 구차한 모습으로 그럭저럭 지내고 있으니 매우 다행입니다. 월횡의 내행이 내일 출발하는데 우연히도 엽자(말)를 정지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귀하의 말을 빌려주시면 어떻겠습니까? 비록 탈 곳이 있다하더라도 피차간의 완급을 헤아려서 베풀어주시면 어떻겠습니까? 돌아오는 시기는 많아도 4, 5일은 넘지 않을 것입니다.
손님이 많아서 이만 줄입니다. 안장도 같이 빌려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을년 2월 12일 시백 제 배.
수신자는 입중 형이고 발신자는 시백으로 되어 있다. 시백은 남하정의 자인데, 입중은 누구인지 모르겠다. 鬣者가 어려운 단어인데, 그냥 말이라고 해석해서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월횡의 내행 행차가 내일 출발할 예정인데 타고갈 말을 좀 빌려달라는 편지이다. 월횡의 내행은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월횡으로 시집간 자신의 딸이 아닐까 추정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