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게임하기가 출시 한 달도 안 돼 성적을 공개했다. 카카오는 게임하기를 통해 나온 안드로이드 게임 앱 ‘애니팡’이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앱 1위, 인기 무료 앱 1위에 올랐다고 8월21일 발표했다. 애니팡은 몇 달간 최고 매출 앱 1위 자리를 지킨 ‘룰더스카이’를 제쳐 더욱 눈길을 끌었다.
‘애니팡’이 기발하고 이른바 ‘웰메이드 게임’이라서 이런 성과를 낸 걸까. ‘애니팡’을 개발한 선데이토즈의 이정웅 대표는 “애니팡은 싸이월드 앱스토어에서 서비스하던 걸 이번에 카카오에 맞게 디자인해 내놨다”라며 “‘애니팡’과 비슷한 퍼즐 게임은 이전에도 있었다”라고 애니팡의 인기 비결을 다른 곳에서 찾았다.
이정웅 대표는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보다 소셜그래프를 이용한 입소문이 효과가 더 크다”라며 “‘애니팡’에 선데이토즈만의 노하우를 녹였고, ‘애니팡’을 통해서 카카오톡의 강력한 소셜그래프를 이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7월30일 카카오톡 안드로이드 앱 안에서 문을 열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바이킹 아일랜드’, ‘리듬 스캔들’, ‘카오스&디펜스’, 바른손 크리에이티브 ‘아쿠아빌리지’, ‘쥬얼크래쉬’, 넥스트앱스의 ‘불리2’, 선데이토즈 ‘애니팡’, 크레이지피시 ‘스페이스팡팡’, 블루윈드 ‘가로세로’, 어썸피스 ‘내그림’ 등 7개 게임사의 10개 게임이 문을 먼저 열었다.
한 달이 채 지나기 전,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나온 ‘애니팡’은 일일유효접속자(DAU)가 출시 15일 만에 100만, 22일 만에 200만을 넘었고, 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애니팡 외에 ‘최고 매출 앱’에 ‘바이킹아일래드’가 4위, ‘신규 인기 무료 앱’ 분야에서도 ‘바이킹 아일랜드’, ‘내가그린기린그림’, ‘리듬스캔들’, ‘스페이스팡팡’ 등이 현재 각각 2, 5, 6, 9위를 기록했다.
선데이토즈는 싸이월드 앱스토어에서는 소셜게임을 서비스하는데 그중 ‘아쿠아스토리’는 2010년 출시 이후 줄곧 인기 순위에서 빠지지 않는다. 지금도 인기 앱스 베스트 3위에 올랐다. 이 대표가 위에서 한 말은 싸이월드 앱스토어에서 국내 이용자를 바탕으로 해 형성된 소셜그래프를 활용하는 법을 배워, ‘애니팡’을 모바일용으로 내놓으며 카카오톡과 접목했단 이야기다.
이 대표는 카카오톡의 소셜그래프에 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 예로 든 건 이용자들의 모습이었다. “보통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가 메시지가 오면 확인하려고 카카오톡을 열고, 답변을 주는 식으로 씁니다. 그리고 메시지를 받았거나 보낼 일이 없어도 들어가 친구 목록을 들여봅니다. ‘애니팡’을 카카오버전으로 내놓으며 똑같이 만들었어요. 게임을 하려면 ‘하트’가 필요한데 이게 게임을 할 때마다 줄어들어요. 그런데 친구들끼린 이 하트를 선물할 수 있어요.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듯이 하트를 주고받는 거지요.”
모바일게임을 카카오톡과 비슷하게 만든 게 초기 성공 요인이었다는 분석이다.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말을 걸면 대답하려고 카카오톡을 실행하고,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많아지면 수시로 들어가 누가 있는지, 프로필 사진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동안 나눈 이야기들은 어땠는지 살피는 모습을 게임으로 연결했고, 또 비슷하게 구현해 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정웅 대표는 “게임성이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소셜을 키워드로 해서 카카오톡의 기능을 잘 살리는 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정웅 대표의 긴 설명은 결국, 카카오톡이 이용자에게 새 게임을 알리고, 앱 다운로드를 일으키고, 게임의 재미요소를 제공하는 게임 플랫폼으로 진화한다고 볼 수 있다. ‘애니팡’이 출시 한 달도 안 돼 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게 하는 힘 말이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게임 강자 틈새로 부상
현재 모바일게임 플랫폼 자리는 여러 회사가 노리고 있다. 애플 ‘게임센터’, 페이스북 ‘앱 센터’, 컴투스 ‘컴투스 허브’, 다음커뮤니케이션 ‘다음 모바게’, NHN ‘스마트한게임’과 ‘라인’, 게임빌 ‘게임빌 서클’, 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월드 앱스토어’ 모바일 등 여럿이다. 애플은 앱스토어도 운영하는데 이곳에서 순위에 오른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는 현상을 만들었다. 그 역할을 페이스북 앱센터와 NHN 앱스토어가 노리고 있다.
여기에 게임 유통과는 전혀 관련 없어 보이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도 이름을 내밀었다. 그리고 초반 나쁘지 않은 성적을 만들어냈다. 구글 플레이 무료앱 순위권에 ‘카카오’란 이름을 단 게임을 올렸다. 그중 한 게임은 최고 매출앱 1위를 기록해,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서 카카오톡의 위력을 보여줬다. 모바일 플랫폼을 꿈꾸는 카카오로선 지금 성적을 자랑하고 싶은 시기이다.
플랫폼으로서 카카오톡의 힘은 이미 한 차례 입증됐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공유하는 카카오스토리를 3월 출시했다. 카카오스토리는 출시 3일만에 가입자수 470만, 다운로드 500만, 9일만에는 1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톡 앱 안에 내려받기와 바로가기 단추를 만들고, 카카오톡 이용자와 친구를 맺게 돼 있다.
카카오스토리보다 애니팡의 반짝 성공에 주목하는 이유는, 게임이고, 매출도 만들어낸 데 있다.
카카오스토리는 앱을 내려받고 계정을 연동하는 과정이 번거롭지만, 친구만 있다면 이용자는 앱을 열어보기만 해도 된다. 친구들 사진을 보고, 댓글을 무엇이라고 달렸는지를 보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게임은 문턱이 더 높다.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과연 카카오스토리만큼 플랫폼 파워를 보여줄지 미심쩍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경험 많은 게임사와 유통사에 뒤지지 않는 성적을 내, 모바일게임 플랫폼이 PC와 피처폰 시절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거란 기대을 낳게 한다. 바로 한 달도 안 된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성과를 두고 주목하는 이유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개발사에 게임 알리기와 카카오톡 이용자 관계 외에 어떤 이익을 줄 수 있을까. 그중 하나는 ‘카카오’란 이름을 쓸 수 있는 건 아닐까. 공교롭게도 게임하기로 출시된 게임은 이전에 있던 버전은 유지하며 ‘for 카카오’ 또는 ‘카카오’라는 식으로 카카오라는 단어를 게임에 더했다. 앱 장터나 검색 서비스에서 ‘카카오’를 검색할 때 노출될 기회를 만든 것이다. 물론, 이런 장점은 게임하기 초기에 들어온 개발사만 얻을 거란 예상이 가능하다.
카카오는 안드로이드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 게임 앱 순위에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된 게임이 포진한 것에 크게 의미를 두는 눈치다. 특히, 최고 매출 앱 순위권에 오른 것에 더 주목했다. 이렇게 성적이 좋을 때, 매출 부진이란 꼬리표가 카카오에 걸맞지 않다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카카오도 “‘애니팡’이 최고 매출 앱 1위를 차지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범 카카오 공동대표는 “카카오 게임 플랫폼은 친구관계를 이미 확보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다른 게임 플랫폼과 큰 차별성과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여러 제휴사와 협력해 다양한 게임을 확보하고 빠른 시일내에 강력한 게임 플랫폼으로 키워 나가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선데이토즈와 카카오 모두 ‘애니팡 for 카카오’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어떤 조건으로 나누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카카오톡의 게임하기에는 현재 8개 게임사의 11개 게임이 들어왔다. 여기에 앞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출시될 것이라고 카카오는 밝혔다.
첫댓글 그동안 바뻐서 오랜만에 들어왓는데 등급이 내려갔군요..ㅡㅡ..좋은글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