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괴시전통마을을 돌아보고 나서
고려시대 대학자이신 목은 이색 선생의 기념관에 들렀다.
마을 뒷편 언덕배기에 있었다.
가는 길에 깨꽃이 하얗게 피어있었다. 한옥과 깨꽃이 잘 어울렸다.
목은 이색선생의 시조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무르는구나.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서서 갈곳 몰라 하노라.
기울어져가는 고려말의 국운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나타나있다.
목은기념관. 저기 이색선생의 좌상이 보인다.
여기는 목은이색 선생 생가지...대학자의 기운을 서로 받겠다고
설치다가 맨 끝으로 밀려났다.
언덕 아래에서 바라본 목은기념관.
대학자의 기운을 생가지에서 듬뿍 받아 내려오는 여사들.
목은의 학식과 성품을 기념관을 돌며 몸소 느끼는 시간이었다.
우리의 최종목적지는 울진금강소나무숲길 3코스였다.
예약된 민박집은 오춘자할머니댁인데 바로 숲길3코스 옆이었다.
영덕괴시마을과 목은기념관에서 3시간 정도 시간을 소비하느라고
밤늦게서야 숙소를 찾았다. 참으로 우여곡절 끝에 찾아왔다. 길을
잘못 들어 몇번이나 전화를 주고받았지만 전화도 잘 터지지도 않고
밤은 깊었고 골짝골짝 여자 다섯이서 가슴을 얼마나 졸였던지
참으로 깊고 깊은 산골이었다. 오춘자할머니댁 330번지를 찾는 순간
얼마나 반갑던지.... 할머니, 이제 찾아왔어요.... 이제 살았어요 우리....
**밤새 비가 내렸다. 빗소리가 얼마나 거센지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 할머니가 차려주시는 시골밥상을 받았다.
꿀맛이었다. 그런데 어째? 비는 점점 세어지고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아침 상을 물리고 커피를 마시면서 애꿎은 하늘만 바라보았다.
처마밑으로 비가 쏟아진다. 금강소나무숲을 7시간 걸을려고
이 먼 길을 왔건만 비 때문에 꼼짝도 못하게 생겼다.
할머니댁 바로 옆이 금강소나무숲길 탐사팀이 모이는 곳이다.
여기 저기서 사람들이 9시 모여들었다.
우산 을 쓰고라고 숲에 갈 수 있을려나?
십이령주막에 모여드는 탐사팀.
-다리가 물에 잠겨서 갈 수가 없습니다. 어제도 한 사람이 산에서
미끄러져서 발목부상을 입었습니다. 오늘 숲탐사가 불가능하다는
숲해설사의 전달에 모두들 아쉬워했다.
.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숲은 짙은 안개에 젖었다.
할수없다. 우리 동네 한바퀴라도 돌고가자.
우산을 쓰고 동네 구경에 나섰다.
할머니, 이제 저희들 갑니다.
비가 와서 소나무산에도 못가고 우야노?
다음에 또 오소. 가을에도 좋아요. 여기~~
마지막 짐을 챙기는데 빼꼼이 내다보시며 할머니가 작별인사를 전한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우리는 가까이 있는 통고산자연휴양림 숲을 찾아걸었다.
계곡에 물이 불어나 나이애가라 폭포 저리가라다.
와~~ 엄청난 기세~~
그래도 숲길은 좋다. 비가 와도 걷기 좋다.
우산을 쓰고 2시간 정도를 걸었다.
풀이며 나무가 빗물에 계속해서 몸을 씻어댔다.
얼마나 깨끗하고 맑은지 우리 몸이 빗물에 젖는 줄도 모르고
걷고 또 걸었다. 참 좋다 하며~~
울진금강소나무 숲길에 가을날 다시 설 수 있으리라
다시 가슴에 품어본다.
첫댓글 언젠가 들판님 따라서 한번 동행 하고픈 마음이 드네요. 곳곳을 교감하며 다녀오시는 모습이 늘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언제 같이 함 가입시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