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대장경 읽고 게송 필사하기 제369일 《중아함경中阿含經》 권제6 <범지타연경梵志陀然經> 제2일
그때 존자 사리자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에 들어가 차례로 밥 빌기를 마치고, 범지 타연의 집에 이르렀습니다. 이때 범지 타연은 그 집에서 나와 우물가에 가서 그곳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우물가에 가서 그곳 백성들을 괴롭혔다”는 내용이 팔리어 본에는 “성 밖 소 키우는 막사에 가서 사람을 시켜 소젖을 짜고 있었다”로 되어 있음]
범지 타연은 멀리서 존자 사리자가 오는 것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의 옷을 벗어 메고 합장한 채 사리자를 향해 찬탄하였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사리자여, 사리자께서는 오랫동안 여기 오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범지 타연은 공경스런 마음으로 존자 사리자를 부축해 모시고 집안으로 들어가, 좋은 자리를 깔고 앉도록 청했습니다. 사리자는 곧 그 평상에 앉았습니다. 범지 타연은 사리자가 앉는 것을 보고 금조관(金澡灌)을 잡고 사리자에게 드시라고 청했습니다.
존자 사리자가 말하였습니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타연이여, 다만 마음이 기쁘면 족합니다.”
범지 타연은 다시 두 번 세 번 먹기를 청하였습니다. 존자 사리자도 두 번 세 번 말하였습니다.
“그만두시오. 타연이여, 다만 마음이 기쁘면 족합니다.”
이때 범지 타연이 물었습니다.
“사리자여, 무슨 까닭으로 이 집에 들어오시고선 잡수려 하지 않습니까?”
사리자가 말했습니다.
“타연이여, 그대는 정진하지도 않으면서 금계를 범하고 있습니다. 왕에게 붙어서는 범지와 거사들을 속이고, 범지와 거사들에게 붙어서는 왕을 속이고 있습니다.”
범지 타연이 말하였습니다.
“사리자여, 알아야 합니다. 나는 지금 세속에 있으면서 가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나는 스스로도 안온해야 하겠으나 부모를 공양하고 처자를 보살피며 종들까지도 부양해야 합니다. 왕에게 조세를 보내야 하고, 모든 하늘에 제사지내야 하며 선조에게 제사지내고 또 사문 범지에게도 보시해야 합니다. 그것은 후세에 하늘에 나서 장수를 누리고 즐거운 과보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사리자여, 이런 모든 일을 그만두고 한결 같이 법(法)만 따를 수는 없습니다.”
이에 존자 사리자가 말하였습니다.
“타연이여, 내가 지금 그대에게 물을 것이니 아는 대로 대답하세요. 범지 타연이여, 그대의 생각에는 어떻습니까? 만일 어떤 사람이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나쁜 짓을 했다고 합시다. 그는 나쁜 짓을 했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악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났습니다. 지옥에 나자, 옥졸들이 그를 잡아 몹시 괴롭게 다스릴 때 그가 옥졸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옥졸이여, 알아야 합니다. 나를 괴롭게 다스리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나는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서 악을 행했기 때문입니다.’
어떻습니까? 타연이여, 그 사람이 옥졸에게서 이 고통을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타연이 대답하였습니다.
“아닙니다.”
사리자가 또 물었습니다.
“타연이여, 그대 생각에는 어떻습니까? 만일 또 어떤 사람이 처자를 위하느라고 악을 행했다 합시다. 그는 악을 행하였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났습니다. 지옥에 나자, 옥졸이 그를 잡아 몹시 괴롭게 다스릴 때 그는 옥졸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옥졸이여, 알아야 합니다. 나를 괴롭게 다스리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나는 처자를 위하느라고 악을 행했기 때문입니다.’
어떻습니까? 타연이여, 그 사람이 옥졸에게서 이 고통을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타연이 대답하였습니다.
“아닙니다.”
“타연이여, 그대 생각에는 어떻습니까? 만일 또 어떤 사람이 종들을 위하느라고 악을 행했다 합시다. 악을 행하였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났습니다. 지옥에 나자, 옥졸이 그를 잡아 몹시 괴롭게 다스릴 때 그는 옥졸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옥졸이여, 알아야 합니다. 나를 괴롭게 다스리지 마십시오. 나는 종들을 위하느라고 악을 행했기 때문입니다.’
어떻습니까? 타연이여, 그 사람이 옥졸에게서 이 고통을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타연이 대답하였습니다.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