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도화선 속으로 꽃을 몰아가는 힘이
딜런 말아이스 토머스
푸른 도화선 속으로 꽃을 몰아가는 힘이
푸른 내 나이 몰아간다. 나무의 뿌리를 시들게 하는 힘이
나의 파괴자다.
하여 나는 말문이 막혀 구부러진 장미에게 말할 수 없다.
내 청춘도 똑같은 겨울 열병으로 굽어졌음을
비위틈으로 물을 몰아가는 힘이
붉은 내 피를 몰아간다. 모여드는 갈물을 마르게 하는 힘이
내 피를 밀랍처럼 굳게 한다.
하여 나는 말문이 막혀 내 혈관에게 입을 뗄 수가없다.
어떻게 산속 옹달샘을 똑같은 입이 빠는지를
웅덩이의 물을 휘젓는 손이
모래 수렁을 움직인다. 부는 바람을 밧줄로 묶는 손이
내 수의(壽衣)의 돛폭을 잡아끈다.
하여 나ᅟᅳᆫ 말문이 막혀 목 매달린 자에게 말할 수 없다
어떻게 내 살(肉)이 목을 매다는 자의 석회가 되는지를
시간의 입술이 샘물머리에 붙어 거머리처럼 빨아 댄다.
사랑은 방울져 모인다. 그러나 떨어진 피가
그녀의 상처를 달래 주리.
하여 나는 말문이 막혀 기상(氣象)의 바람에게 말할 수 없다
어떻게 시간이 별들을 돌며 똑딱똑딱 천국을 세는지를
하여 나는 말문이 막혀 애인의 무덤에 말할 수 없다.
어떻게 내 시트에도 똑같이 구부러진 벌레가 기어가는지를
[작가소개]
딜런 토머스[Dylan Thomas]
출생 : 1914년 10월 27일, 영국 웨일스 스완지
사망 : 1953년 11월 9일 (향년 39세), 미국 뉴욕주 뉴욕시 그리니치 빌리지
직업 : 시인
부모 : 아버지 데이비드 존 토머스
어머니 플로렌스 해나
배우자 : 케이틀린 토머스 (1937년 결혼)
자녀 : 3명
1. 개요
영국 웨일스 출신의 시인이다.
2. 생애
1914년 10월 27일 웨일스 스완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선생이었고 어머니는 재봉사였다. 1933년에 낸 시 "And death shall have no dominion"으로 유명해졌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징병 3등급으로 징병되지 않았다. 1950년에 미국으로 갔고 1953년에 뉴욕에서 평소에 앓던 천식과 폐렴 악화로 사망했다.
3. 일화
웨일스 출신이었지만 지방색을 좋아하지 않아 웨일스인임을 드러내지 않았다.
밥 딜런이 그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란 얘기가 있는데 본인은 딜런이 마음에 드는 이름이라 고른 것뿐이라고 밝혔다.[2] 영미권에선 유명했지만 아무래도 시라는 문학적 특성상 한국에선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었는데 2014년에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그의 시가 3번이나 암송되면서 유명해졌다.
딜런 토머스는 생전에도 인기가 있었던지 BBC 라디오에서 자주 불러 시를 낭송시켰으므로, 꽤 많은 낭송이 남아 있다. 하지만 웨일즈 사투리가 매우 강해서, 여기에 익숙지 않으면 영어 좀 한다는 사람이라도 알아듣기기 쉽지 않다.
딸 에언위 토머스는 이탈리아 시 번역가로 활동했다.